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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4 F1] 사고 조사위 “비앙키가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줄스 비앙키가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이것은 2개월째 혼수상태에 놓여있는 25세 프랑스인 드라이버 줄스 비앙키가 지난 10월 일본 GP에서 당한 사고를 조사한 뒤 내려진 결론이다.


 당시, 서서히 어둠이 내리던 레이스에서 비앙키는 폭우로 인해 흠뻑 젖은 트랙에서 미끄러져, 이미 사고가 발생해 충돌해있던 사고 복구 차량에 추돌해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조사위가 꾸려졌고, 2회 챔피언 에머슨 피티팔디, 전 메르세데스 팀 감독 로스 브라운, 전 페라리 감독 스테파노 도메니칼리가 포함된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위는 이번 주 수요일 카타르 도하에서 소집된 WMSC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에 396페이지 분량 보고서의 요약문을 제출했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만약 드라이버들이 이중 황색기의 지시 사항을 준수했더라면 컴페티터나 오피셜 아무도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비앙키는 크레인에 충돌하기 직전 시속 126km로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F1 머신에는 기본적으로 ‘fail-safe’ 시스템이 달려있다. 드라이버가 제동 페달과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엔진이 꺼지는 안전장치다. 비앙키는 충돌 직전 이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마루시아가 자체 설계한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은 ‘fail-safe’ 시스템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고, 이로 인해 크레인에 충돌할 때의 속도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이런 문장이 덧붙여졌다. “자신에게 일어난 갑작스런 상황과 앞바퀴가 잠긴 사실에 당황해, 크레인을 피하는 것과 같은 조향을 할 수 없었을 수 있다.”


 비앙키가 충돌한 크레인은 자우바 드라이버 에이드리안 수틸의 사고를 수습하러 들어온 것이었다. 만약 수틸의 사고 후 곧바로 세이프티 카가 출동했더라면 비앙키의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관해서는 수틸의 사고 이후 이루어진 조치는 규정과 지난 8년 간 발생한 384건의 사고와 일치하는 것이었으며, “수틸의 사고 전후에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어야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조사위는 또, 비앙키에게 발생한 것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해야한다고 주장된 ‘밀폐형 콕핏’의 실효성을 조사, 비앙키의 사고에서 밀폐형 콕핏은 부상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 밖에도,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GP 레이스가 악천후로 인해 시작이 지연되는 바람에 마지막에 짙은 어둠이 깔려 사물을 분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점을 지적해 사고조사위는 일몰 시각 4시간 전에 레이스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새로운 ‘4시간 룰’을 제안했다. 물론 야간 레이스는 여기서 제외된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비앙키에게 잘못을 돌린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비앙키와 같은 프랑스 출신이며 전 페라리 드라이버인 패트릭 탐베이가 바로 그 중 한 명으로, 그는 FIA를 향해 “(책임을 피하기 위해)손을 씻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드라이버를 비난하다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거기엔 분명 보험이나 그런 종류의 이해 관계가 깔려있을 겁니다.” 탐베이는 『RMC 스포츠(RMC Sport)』에 말했다.


 “이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판결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드라이버를 비난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photo. daily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