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TORSPORT

[2014 F1] 10차전 독일 GP 결선 레이스 - 로스버그, 메르세데스와 홈 우승!





 2014 FIA 포뮬러 원 시즌 10차전 독일 GP에서 니코 로스버그가 우승했다. 그리고 2위에서 출발했던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20위로 출발해 격렬한 공세를 펼친 루이스 해밀턴을 3위 포디엄에 억제시키는데 성공하고 세 경기 연속 포디엄 피니쉬를 달성했다.


 일찍부터 비가 내릴 가능성이 언급되었던 독일 GP. 레이스 전에 강우 확률은 60%였다.


 이번 독일 GP에서 케이터햄 드라이버 마커스 에릭슨은 아예 예선에 출전하지 못했다. 머신 수리가 길어진 탓이었다. 그런데 예선 후 정해진 시간에 파르크 페르메에 들어가지 않아 10초 스톱 앤 고 패널티까지 받고 말았다.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뉴스를 가져온 드라이버는 한 명 더 있었다. 그것은 루이스 해밀턴으로, 예선 Q1에서 브레이크 결함으로 사고 당했던 챔피언쉽 2위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는 야간에 기어박스를 교체하고 5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았다. 해밀턴은 피트레인 스타트 가능성이 의심되었었지만 결국 20번째 스타팅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에릭슨은 피트레인에서 스타트했다.


 해밀턴이 사고로 놓친 자리를 윌리암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가 차지, 폴 시터 니코 로스버그와 스타팅 그리드 맨 앞에서 나란히 출발했다. 그리고 마사(윌리암스)와 마그누센(멕라렌), 리카르도(레드불)와 베텔(레드불)이 짝을 지어 출발했다.



 총 67바퀴를 달리는 레이스에서 윌리암스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는 영국 GP에 이어 또 다시 한 바퀴를 채 완주하지 못하고 절망적인 엔딩을 맞았다. 3위에서 출발했던 브라질인의 머신이 바깥쪽으로 빠졌다 턴1을 기점으로 급하게 방향을 트는 과정에 4위에서 출발해 에이펙스를 지나던 마그누센의 머신과 충돌했는데, 이 충돌로 머신이 완전히 전복돼버렸다. 이것으로 마사는 두 경기 연속 오프닝 랩 리타이어를 했다. 예선에서 선전했던 마그누센은 피트인했다 맨 뒤에서 레이스를 다시 시작했다.


 이 사고가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났다고 단정하기 힘들어보였는데, 실제로 FIA는 이 사고를 조사했으나 누구에게도 패널티를 내리지 않았다. 일반적인 ‘레이싱 사고’라고 결론지은 모양이었다.


 20위에서 출발했던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3바퀴께 17위로 올라섰다. 같은 시각, 해밀턴의 팀 동료 로스버그는 2위 보타스(윌리암스)에 2.5초 앞서 달리고 있었다. 그때 선두권은 로스버그, 보타스, 베텔, 알론소 순이었다.


 로스버그는 이 이후 점차 갭을 벌려나갔고, 레이스가 시작된 뒤부터 마지막까지 쭉 선두를 유지했다. 실제로 한 번도 선두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가 레이스의 대부분을 로스버그 뒤 2위에서 쫓았고, 그리드 뒤쪽에서 출발한 탓에 타이어 전략이 조금 달랐던 해밀턴이 간간히 2위에서 달렸다. 로스버그는 레이스 중반을 지나 42랩에 왼쪽 앞 타이어의 성능 저하를 호소하며 다소 불안함을 나타냈으나, 두 번째 마지막 피트스톱을 마치고나서 안정감을 되찾고 홈 레이스에서 우승했다.


 해밀턴은 라이코넨(페라리), 그로장(로터스)과 함께 소프트 타이어로 출발한 세 명의 드라이버 중 한 명이었다. 해밀턴은 그리고 로스버그보다 한 차례 많은 세 번의 피트스톱을 했다.


 11랩에 페레즈의 포스인디아 머신 뒤로 라이코넨(페라리), 리카르도(레드불), 해밀턴(메르세데스)이 꼬리를 물고 달리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리카르도(레드불)가 해밀턴의 공격을 뿌리치고 라이코넨을 먼저 추월하고 도망쳤다. 이렇게 되자 라이코넨이 해밀턴의 먹잇감이 되었다. 하지만 마사의 사고 후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풍긴 턴1에서 아찔한 사이드-바이-사이드가 되도록 라이코넨은 굴복하지 않았고, 그렇게 해밀턴은 추월에 실패하며 고행의 길을 시작했다.


 턴6 헤어핀에서 끝나는 두 번째 DRS 구간에서 리카르도를 추월하려 라인을 바꾸던 라이코넨 머신 안쪽으로 해밀턴이 비집고 들어갔다. 흰 스모크를 일으키며 공격적으로 다이빙한 해밀턴은 가벼운 접촉으로 머신에서 떨어져나온 파편을 공중에 날리며 극적으로 추월에 성공, 해밀턴은 같은 헤어핀에서 와이드하게 원을 그린 리카르도까지 한번에 추월했다.


 이후 4위 포지션을 두고 라이코넨(페라리),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가 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피트스톱을 마치고 곧바로 알론소 앞으로 나왔던 베텔이 턴6 헤어핀에서 라이코넨을 안쪽으로 추월, 알론소가 베텔과 동시에 같은 페라리 머신을 바깥으로 추월했다. 알론소와 베텔 머신 사이에 완전히 끼어 압박된 라이코넨은 뒤로 물러나며 여기서 프론트 윙에 데미지까지 입었다.


  이후에도 공격적으로 드라이빙한 해밀턴이 16/67랩에 로스버그 뒤 2위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소프트 타이어로 출발했던 해밀턴은 20랩에 피트인한 라이코넨보다 길게 첫 스틴트를 끌고 갔고, 23랩이 될 때까지 해밀턴, 그리고 그로장(로터스)만이 피트스톱하지 않은 드라이버로 남았다.


 27랩에 해밀턴이 첫 피트스톱을 마쳤다. 이때 그의 순위는 9위. 다시 진격을 시작해 30랩에 턴6 헤어핀에서 젠슨 버튼의 멕라렌 머신과 발생한 접촉으로 프론트 윙 끝부분을 파손 당했다. 하지만 피트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식지 않은 페이스로 버튼, 훌켄버그를 차례로 추월했고, 드디어 5위에 도달했다.


 한편, 알론소에 이어 35랩에 베텔(레드불)이 피트인했다 알론소의 붉은 머신 바로 앞으로 트랙에 나왔다. 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아니나다를까, 그로부터 얼마 뒤 알론소가 파라볼리카 DRS 구간에서 베텔을 추월했다. 예선 후 멕라렌과 레드불과의 경쟁을 자신했던 알론소의 포부가 괜한 소린 아니었다.


 레이스가 60랩/67랩에 이르렀을 때, 베텔과 리카르도 두 레드불 드라이버가 4위와 5위에서 달리고 있었다. 알론소(페라리)가 그 뒤에서 날을 바짝 세우고 있었다. 두 번째 DRS 구간 파라볼리카 스트레이트에서 알론소가 리카르도를 추월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제동 구간에서 리카르도가 다시 포지션을 탈환했다. 코너를 탈출하며 알론소가 다시 리카르도를 추월했다. 이런 식으로 엎치락뒤치락 하길 재차 반복했다. 결국 1차 대결에서 리카르도가 2회 챔피언을 굴복시켰지만 최종적으로 이 대결에서는 알론소가 승리했다. 63랩에 리카르도와 알론소가 다시 맞붙었는데, 여기서는 리카르도가 이전과 같은 반격을 하지 못했고, 67랩/67랩에 리카르도의 최후의 일격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레이스 중반을 지나며 루이스 해밀턴이 소프트 타이어를 슈퍼소프트로 교체했다. 레이스가 아직 20바퀴 정도 남아있었지만, 해밀턴은 거침없이 최속 랩 타임을 연발하며 순위를 올려갔고 47랩에 알론소 뒤 4위로 올라섰다. 이때 로스버그와 보타스는 15초, 보타스와 알론소 사이에는 2초 정도 갭이 있어, 보타스까지 추월해볼만했다.


 이를 위해 해밀턴은 우선 DRS 구간이 끝나는 헤어핀에서 알론소를 비교적 손쉽게 추월했다. 그때, 피트스트레이트에서 에이드리안 수틸의 자우바 머신이 미끄러져 정지했고, 더블 웨이브 황색기가 등장했다. 이것을 기회 삼아 해밀턴이 또 다시 슈퍼소프트를 위한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그리고 알론소 뒤로 나왔다. 황색기가 걷힌 56랩에 다시 한 번 알론소를 추월해냈다.


 그리고 65/67랩, 해밀턴이 본격적으로 보타스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속도라면 해밀턴이 보타스를 추월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보타스 앞에 대거 백마커들이 등장해 해밀턴에게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페이스가 조금 부족했다. 특히 스트레이트에서 메르세데스 엔진 고객 팀 윌리암스가 무척 빨랐다.


2014 F1 10차전 독일 GP 챔피언쉽 포인트
1 니코 로스버그1901메르세데스366
2 루이스 해밀턴1762레드불188
3 다니엘 리카르도1063▲윌리암스121
4 페르난도 알론소974▼페라리116
5 발테리 보타스915포스인디아98
6 세바스찬 베텔826멕라렌96
7 니코 훌켄버그697토로 로소15
8 젠슨 버튼598로터스8
9 케빈 마그누센379마루시아2
10 펠리페 마사3010자우바0

 팽팽한 긴장감은 마지막 67랩까지 이어졌다. 피트스트레이트를 지나, 이번 경기에서 가장 빈번하게 추월이 목격된 두 번째 DRS 구간에 도달했지만 두 드라이버의 간격은 터무니없이 컸다. 결국 루이스 해밀턴은 발테리 보타스에게서 2위 포지션을 빼앗지 못했다. 독일 GP 우승은 스타트에서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니코 로스버그가 차지했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4위 베텔(레드불)과 6위 리카르도(레드불) 사이를 가르며 5위로 완주했다. 그리고 7위는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가 차지, 8위는 젠슨 버튼(멕라렌), 9위는 케빈 마그누센(멕라렌), 10위는 세르지오 페레즈(포스인디아)가 차지했다.


 니코 로스버그는 독일의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는 헬멧을 쓰고 모국 독일에서 우승했다. 소속 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국이기도 하다. 번 시즌에 거둔 네 번째 우승을 통해 로스버그는 드라이버 챔피언쉽에서 4점 밖에 안 되던 해밀턴과의 간격을 14점으로 벌렸다.


 이번 레이스에서 수틸과 마사 외에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과 토로 로소의 대닐 키바트도 리타이어했다. 그로장은 레이스 도중 엔진에 문제가 생겨 턴2에 멈춰서버렸다. 대닐 키바트는 레이스 47랩에 토로 로소 머신에서 화재가 발생해 더 이상 레이스를 이어갈 수 없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르노 엔진 고객 팀이란 공통점이 있다. 금요일 프랙티스에서는 또 다른 르노 엔진 고객 팀 케이터햄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었다.


 틀림없이 르노에게 매우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다. 왜냐면 다음 레이스가 바로 1주일 뒤 25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다음 11차전 경기는 헝가리 GP다.


photo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