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11차전 헝가리 GP가 한국시간으로 29일 21시에 시작되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4.381km 길이의 헝가로링 서킷에서 FIA가 추월보조장치 DRS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한 “DRS 존”은 이 서킷에서 가장 긴 직선구간인 홈 스트레이트. DRS 사용가능 여부가 판단되는 갭 측정 지점은 턴14 진입 5미터 전에 마련되었다. 작년과 동일하다.
독일 GP가 종료되고 바로 한 주 뒤에 개막되다보니 호켄하임 우승자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그 기세를 타고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기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토요일 예선 결과에 호켄하임의 흔적은 없었다.
모나코와 유사한 도전을 요구해, 강력한 다운포스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헝가로링에서 펼쳐진 시즌 11번째 예선에서는 이번 시즌 예선 최강자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멕라렌에게 통산 150번째가 되는 폴 포지션을 안겼고, 예선 2위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 3위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 4위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스타팅 그리드 1열과 2열을 채웠다.
한여름에 걸맞은 무더운 날씨는 기온을 30℃, 트랙 온도를 46℃로 덥혔다. 총 70랩을 돌게 되는 306.630km 길이의 레이스가 시작된 것은 현지시간으로 14시였다.
그런데 포메이션 랩을 한 바퀴 더 돌라는 돌발 지시가 떨어졌다. 미하엘 슈마허의 메르세데스 머신 시동이 꺼져버려 그리드 한 가운데 서버린 것. 프랙티스와 예선에서 모두 랩 타임이 안 좋게 나왔던 메르세데스에게 찾아든 또 하나의 참담한 스토리였다.
부득이하게 슈마허가 피트레인에서 스타트하게 된 레이스는 루이스 해밀턴이 선두를 지킨 채 턴1을 지났다. 베텔(레드불)이 저돌적으로 그로장(로터스)의 곁에 다가갔지만 위치를 잘못 잡아 오히려 버튼(멕라렌)에게 추월을 당했고, 웨버(레드불)가 좋은 스타트로 7위로 부상했다. 이렇게 해밀턴(멕라렌), 그로장(로터스),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 웨버(레드불), 세나(윌리암스), 마사(페라리),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톱10으로 오프닝 랩을 통과했다.
슈마허가 2랩에 또 다시 피트인해 타이어를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교체하고 전략 수정을 감행했다. 그런데 이제 막 피트레인을 빠져나간 슈마허에게 스튜어드가 피트레인 제한속도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내렸다.
3랩에 선두 해밀턴(멕라렌)은 리드를 2.1초로 넓혀갔지만 그로장이 곧 최속 랩 타임을 새기며 해밀턴의 페이스에 응수를 뒀다. 11랩에 해밀턴과 그로장의 갭은 2.5초가 되었다. 그로장은 3위 버튼에게 3.2초의 간격을 두고 있었고, 이것은 13랩에 5.3초로 벌어졌다.
4위 버튼(멕라렌)이 16랩에 피트인해 소프트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하고 10위로 복귀했다. 3위 베텔이 18랩에 피트인해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 신고 버튼 뒤로 붙었고, 함께 피트인했던 알론소(페라리)는 페레즈의 흰 자우바 머신 뒤로 복귀했다. 해밀턴이 이어서 19랩에 피트인해 4위로 트랙에 돌아오면서 그로장(로터스)이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하지만 그로장도 곧 피트인을 했고, 그는 해밀턴이 선택한 미디엄이 아닌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4위로 복귀했다. 그로장의 팀 메이트 키미 라이코넨 역시 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알론소 앞으로 트랙으로 나와 5위가 된 라이코넨은 스타트 때 추월 당한 앙갚음을 했다.
해밀턴과 다른 타이어 선택으로 소프트를 착용한 그로장(로터스)이 24랩에 1.3초로 갭을 좁혔다. 그로장과 마찬가지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던 베텔(레드불)은 버튼(멕라렌)을 향해 0.8초차까지 가까워갔다. 경험부족을 탓해야하는 것일까? 그로장의 섹터별 타임이 불안정하게 요동치며 해밀턴과의 갭이 벌어졌다 좁혀지기를 반복했다.
멕라렌의 피트월에서 드라이버들에게 “플랜 B로 전환한다.”는 무전을 전달하고 몇 분이 지난 35랩, 버튼이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해 미디엄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세나(윌리암스) 뒤 8위로 트랙에 복귀했다. 아직 레이스는 중반이었기 때문에 멕라렌이 말하는 “플랜 B”는 곧 3스톱 전략을 말하는 것이었다. 피렐리는 이번 레이스에서 2스톱이 지배적일 거라 예상했었다.
두 번째 피트스톱 타이밍을 늦추며 3위를 달려가던 알론소(페라리)가 44랩에 피트인했고, 불과 몇 초 뒤 마사도 피트인해 페라리가 트러블 없는 깔끔한 피트스톱을 과시했다. 두 페라리 드라이버는 모두 미디엄 타이어를 착용하고 각각 7위와 9위로 돌아갔다. 한편 레드불에서 베텔은 소프트에서 미디엄, 웨버는 미디엄에서 소프트로 교체하며 다른 노선을 걸었다.
45랩에 선두를 달린 건 두 번째 피트스톱을 늦추며 낡은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있었던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었다. 라이코넨은 46랩에 피트인해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다. 그리고 피트레인을 빠져나와 팀 메이트 그로장의 블랙 & 골드 로터스 머신과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턴1에 뛰어들었다. 유리한 안쪽 라인을 잡은 쪽은 라이코넨. 그는 그로장의 머신을 바깥으로 압박하며 2위를 쟁취했고, 그로장이 3위를 순응했다.
48랩에 선두 해밀턴과 라이코넨의 갭은 3.5초. 포메이션 랩을 두 바퀴 돌면서 70랩이 아니라 69랩이 된 레이스가 51랩에 이르렀을 때 소프트-미디엄-미디엄, 소프트-소프트-미디엄으로 타이어 전략이 달랐던 두 사람의 갭은 1.3초로 줄어들었다.
이 무렵 톱10은 해밀턴(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그로장(로터스), 베텔(레드불), 웨버(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버튼(멕라렌), 세나(윌리암스), 마사(페라리), 로스버그(메르세데스) 순이었고, 이 중 유일하게 웨버 혼자만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있었다. 56랩에 웨버가 마지막 피트스톱을 실시해 또 다시 소프트로 교체하고 세나 뒤 마사 앞 8위로 귀환했다.
레이스 종료 10랩을 남겨두고 톱4 가운데 가장 낡은 타이어를 신고 있었던 베텔이 피트인해 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 신고 알론소 바로 앞 4위로 뛰어들었다. 알론소는 곧장 턴2에서 베텔 바깥쪽으로 추월하려했지만 베텔은 쉽게 포지션을 내주지 않았다. 1바퀴가 지연돼 달리던 슈마허가 결국 60랩에 리타이어를 결정하고 차고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리타이어를 하면 패널티 없이 기어박스를 교체할 수 있다는 규정을 노린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에만 벌써 6번째 리타이어다.
데뷔 후 첫 그랑프리 우승을 꿈꾸는 라이코넨은 해밀턴을 향해, 4위 베텔은 포디엄 피니시를 위해 그로장을 향해 페이스를 맹렬하게 높였다. 신선한 타이어를 무기로 베텔이 최속 타임을 경신했다. 베텔의 팀 메이트 웨버는 F1 데뷔 후 처음으로 예선 Q3에 진출하며 강함을 보였던 세나를 쫓고 있었다.
레이스 종료 2랩을 남겨두고 선두는 여전히 해밀턴. 해밀턴은 라이코넨에게 DRS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밀턴은 마지막까지 허점을 노출하지 않으며 노련하게 헝가리 GP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라이코넨에게 1.0초가 앞섰다. 그로장이 끝까지 베텔에게 포지션을 빼앗기지 않고 3위로 체커기를 받아 로터스가 더블 포디엄의 감격을 품에 안았다.
웨버가 끝까지 세나를 추월하지 못하고 0.5초차로 8위, 마사와 로스버그가 각각 9위와 10위로 완주해 포인트를 쥐었다. 이번 레이스 결과로 페라리가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에서 4위로 추락하고 멕라렌이 2위, 로터스가 3위로 상승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계속해서 알론소가 리드한다. 알론소는 이제 챔피언십 2위 마크 웨버를 상대로 40점을 앞선다.
F1 서커스는 이제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2차전 그랑프리는 캘린더를 대표하는 명물 서킷 중 하나인 스파-프랑코샹에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벨기에 GP를 치른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1차전 헝가리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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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페르난도 알론소 | 164 | 1 | 레드불 | 246 |
| 2 | 마크 웨버 | 124 | 2 | ▲멕라렌 | 193 |
|---|---|---|---|---|---|
| 3 | 세바스찬 베텔 | 122 | 3 | ▲로터스 | 192 |
| 4 | ▲루이스 해밀턴 | 117 | 4 | ▼페라리 | 189 |
| 5 | ▼키미 라이코넨 | 116 | 5 | 메르세데스 | 106 |
| 6 | 니코 로스버그 | 77 | 6 | 자우바 | 80 |
| 7 | 젠슨 버튼 | 76 | 7 | 윌리암스 | 53 |
| 8 | 로맹 그로장 | 76 | 8 | 포스인디아 | 46 |
| 9 | 세르지오 페레즈 | 47 | 9 | 토로 로소 | 6 |
| 10 | 카무이 코바야시 | 33 | 10 | 케이터햄 |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