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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9차전 영국 GP 예선 - 변덕스런 날씨 속에 알론소 시즌 첫 폴!

사진:로이터/Getty

 폭우로 인해 1시간 30분 동안 중단되었던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9차전 영국 GP 예선에서 챔피언십 리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영국 GP의 무대가 된 곳은 고속 성향을 띄는 5.891km 길이의 실버스톤 서킷. 금요일 프랙티스 때보다 건조했던 토요일 오전 최종 프랙티스에서는 발렌시아에서 우승한 페라리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가 1분 32초 167을 새겨 가장 빠른 타임을 마크, 멕라렌의 젠슨 버튼과 로터스의 로만 그로장이 각각 2위와 3위 타임을 내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금요일과 비교해 많이 안정을 찾았던 하늘은 예선을 앞두고 다시 심술궂게 빗방울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예선의 시작을 알리는 초록불이 켜지기도 전부터 피트레인 출구 앞에 줄 지어선 머신들은 하나같이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제 막 예선이 개시되었지만, 로터스에서는 벌써부터 라이코넨의 KERS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로 시름했다. DRS는 어느 드라이버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유는 혹독한 날씨 때문으로, 레이스 컨트롤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예선 세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공교롭게도 빗발의 세기도 본격적으로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자우바의 카무이 코바야시가 Q1 초반 페이스세터를 고집했다. 머지않아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코바야시의 앞에 섰고, 로스버그가 메르세데스의 1-2를 만들었다. 10위권 밖에서 고전하던 젠슨 버튼(멕라렌)이 새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페이스-업을 꾀했다. Q1 종료 3분 전에 마지막 플라잉 랩에 들어간 버튼은 매 섹터마다 기존 기록을 크게 단축시켜나갔으나 티모 글록의 마루시아 머신이 스타트/피니시 라인 직전에 스핀한 탓에 발령된 황색기에 마지막 플라잉 랩을 저지 당해 Q2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이 리드를 점한 Q1에서는 젠슨 버튼과 함께 비탈리 페트로프(케이터햄), 헤이키 코바라이넨(케이터햄), 티모 글록(마루시아), 페드로 데 라 로사(HRT), 나레인 카티케얀(HRT), 샤를 픽(마루시아)이 탈락했다. 기어박스 교체로 5그리드 격하 패널티가 예정되어 있는 샤를 픽은 그러나 107% 룰을 통과하지 못해 결승 레이스 출전가능 여부 자체가 스튜어드의 판단에 달려있다.


 Q2에서는 대부분이 웨트 타이어를 착용했지만 페라리의 경우 두 머신 모두 인터미디에이트를 신었다. 그러나 세션 시작 2분 만에 알론소와 마사 모두 피트로 돌아가 웨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그러는 사이 트랙에서는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턴13 입구에서 스핀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슈마허는 이후 3분 사이에 두 차례나 더 스핀했고, 같은 시각에 알론소(페라리)도 코스오프했으나 충돌은 면했다.

 더 이상 정상적인 진행이 힘들다고 판단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자 결국 Q2 종료까지 6분 19초가 남은 상황에서 적기가 발령되었다. 작년 캐나다 GP를 떠올리게 하는 거센 빗줄기가 일말의 자비 없이 트랙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예선이 다시 재개된 것은 1시간 30분 뒤. 여기서는 그로장(로터스)이 첫 번째 섹터에서 최속을 마크하는 등 세력을 나타내며 세션 최속에 해당하는 1분 57초 634를 타임시트에 올렸다.

 Q2 종료에 가까워졌을 때 해밀턴(멕라렌), 알론소(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이 일순간 탈락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해밀턴이 톱으로 점프, 알론소와 라이코넨이 각각 9위와 6위로 점프해 Q3에 무사 진출했다. 하지만 로스버그(메르세데스)의 영국 GP 예선은 Q2가 마지막이었다.

 해밀턴이 끝까지 세션 톱을 지킨 Q2에서는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니코 로스버그를 포함해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 브루노 세나(윌리암스),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 그리고 세르지오 페레즈(자우바)가 탈락했다. 이미 Q3 진출권을 획득한 그로장(로터스)이 턴15와 턴16 사이 ‘Vale’ 구간에서 스핀해 그라벨에 박혀버려 공교롭게도 Q3를 달릴 수 없게되었다.


 Q3가 진행될 때에도 트랙에서 간간히 물웅덩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Q3 초반에 타이어 선택이 풀 웨트와 인터미디에이트로 갈린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여전히 DRS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상당수 드라이버들이 인터미디에이트로 트랙에 출격했으나 라이코넨(로터스)은 풀 웨트를 선택했다. 슈마허가 신은 타이어도 풀 웨트. 첫 번째 섹터에서 라이코넨이 새긴 풀 웨트 타임은 말도나도(윌리암스)의 인터미디에이트 타임보다 0.7초 빨랐으나, 그 시각 세션 톱에 선 것은 인터미디에이트를 착용한 알론소(페라리)였다.

 짙은 구름이 껴 어둑해진 실버스톤 서킷에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고, 풀 웨트보다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에 유리한 전개가 점차 선명해지자 슈마허(메르세데스)와 라이코넨(로터스)이 결국 피트로 들어가 타이어를 교체했다. 그 사이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매우 불안정하게 휘청거리는 머신을 컨트롤하며 피니시 라인을 1분 54초 후반대로 통과해 4위에 그쳤다.

 그렇지만 알론소는 계속해서 자신의 베스트 타임을 갱신해가며 타임시트 맨 위를 지켰고, 마사도 팀 메이트 알론소를 쫓아 2위로 점프했다. Q3 종료를 30여초 남겨두고 잠잠하던 마크 웨버(레드불)가 1분 51초 793을 기록해 잠정 폴에 뛰어올랐다. 세션이 이미 종료된 상황에서 마지막 어택의 기회를 안고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최종 코너에 진입했으나 코너를 탈출하다 크게 휘청거리며 클린 랩에 실패했고, 이어서 최종 코너를 탈출한 알론소(페라리)가 웨버의 기록을 0.047초 단축하는데 성공하고 시즌 첫 폴을 쟁탈했다.

 올해에 레이스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둔 알론소가 정작 폴 포지션을 획득한 것은 올해들어 이번이 처음. 이렇게 시즌 9차전 영국 GP 예선의 폴 포지션은 드라이버 챔피언십 리더 알론소에게 돌아갔으며, 마크 웨버(레드불)와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각각 2위와 3위를 했다. 4위를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펠리페 마사(페라리) 5위, 키미 라이코넨(로터스) 6위,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7위, 루이스 해밀턴(멕라렌) 8위,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 9위, 로만 그로장(로터스)이 10위를 했다.

 유럽 GP에서 받은 패널티로 일요일 레이스에서 자우바의 카무이 코바야시는 5그리드 강등돼 팀 메이트 페레즈 뒤 17위에서 출발하게 되며, 토로 로소의 장-에릭 베르뉴는 10그리드 격하되지만 샤를 픽의 출전 여부에 따라 23위에서 출발한다.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는 기어박스 교체에 따른 5그리드 격하 패널티가 예정되어있다. 훌켄버그의 예선 성적은 9위였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 시즌 9차전 영국 GP 결승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8일 21시부터 시작된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9차전 영국 GP 예선 결과(Q1~ Q3 통합)

1페르난도 알론소 패라리 1:51.746 13 니코 로스버그 메르세데스 1:57.108
2마크 웨버 레드불 1:51.793 14 다니엘 리카르도 토로 로소 1:57.132
3미하엘 슈마허 메르세데스 1:52.020 15 브루노 세나 윌리암스 1:57.426
4세바스찬 베텔 레드불 1:52.199 16 장-에릭 베르뉴 토로 로소 1:57.719
5펠리페 마사 페라리 1:53.065 17 세르지오 페레즈 자우바 1:57.895
6키미 라이코넨 로터스 1:53.290 18 젠슨 버튼 멕라렌 1:48.044
7패스터 말도나도 윌리암스 1:53.539 19 비탈리 페트로프 케이터햄 1:49.027
8루이스 해밀턴 멕라렌 1:53.543 20 헤이키 코바라이넨 케이터햄 1:49.477
9니코 훌켄버그 포스인디아 1:54.382 21 티모 글록 마루시아 1:51.618
10 로만 그로장 로터스 - 22 페드로 데 라 로사 HRT 1:52.742
11 폴 디 레스타 포스인디아 1:57.009 23 나레인 카티케얀 HRT 1:53.040
12 카무이 코바야시 자우바 1:57.071 24 샤를 픽 마루시아 1:54.143
107%: 1:53.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