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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1 F1] 11차전 헝가리 GP 결승 레이스 - 버튼, 통산 200번째 GP서 우승!

사진:멕라렌


 2011 F1 시즌 11차전 헝가리 GP 결승 레이스가 한국시간으로 31일 21시부터 펼쳐졌다.
 
 이번 주말 내내 우중충했던 하늘이 결국 길이 4.381km 헝가로링의 노면을 적셔 24명의 드라이버들은 당초 피렐리가 투입했던 슬릭 타이어(소프트와 슈퍼소프트)가 아니라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끼고 포메이션 랩에 들어갔다.

 이슬비가 내리는 스타팅 그리드에는 철야작업의 노고를 보상 받은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전날 획득한 시즌 8번째 폴 포지션으로 맨 앞에서 신호를 받았고,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과 젠슨 버튼이 두 번째와 세 번째,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와 페르난도 알론소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그리드에 나란히 했다.

 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물보라가 시야를 가린 스타트에서 베텔이 무사히 지켜낸 선두로 턴1을 통과, 멕라렌의 해밀턴과 버튼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 섹터2(턴4~ 턴11)를 향해 다툼을 이어갔다.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지만 턴1 이후 메르세데스GP 드라이버들에게 기세를 빼앗긴 페라리 듀오 알론소와 마사는 6위와 7위로 처졌고, 로스버그와 슈마허는 4위와 5위로 뛰어올랐다.






 겉보기보다 물기를 많이 머금어 미끄러운 노면에 베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머신들이 코너출구에서 스핀을 일으키며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비록 리드는 유지했지만 그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공격적으로 뛰쳐나갈 수 없었던 베텔은 2랩이 지날 무렵 2위 해밀턴에게 불과 0.4초 근소한 갭을 허용했다. 2위 해밀턴과 3위 버튼 사이에는 1.4초 정도 갭이 있었다.

 끈질기게 계속되던 베텔(레드불)과 해밀턴(멕라렌)의 각축전은 5랩, 베텔이 턴2를 와이드하게 도는 실수를 저질러 해밀턴의 승리로 돌아갔고, 바로 뒤따라오던 또 다른 멕라렌 드라이버 젠슨 버튼이 베텔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노면이 젖어있어 머신의 불안정한 미끄러짐이 계속되었지만 FIA는 여느 때와 같이 2랩이 지나자 DRS 사용을 허가했다. 이번 레이스에서 DRS를 사용할 수 있는 구간은 홈 스트레이트.

 베텔(레드불)과의 차이를 2.5초 이상 벌려 세워 DRS 공격에 자유로울 수 있었던 해밀턴은 6랩에 1분 43초 734 최속 타임을 기록했다. 8랩, 리플레이 화면을 보는 듯 앞서 팀 메이트 알론소가 코스오프를 범했던 턴2에서 마사(페라리)가 스핀해 배리어에 충돌했다. 충격이 심하지 않아 리어 윙이 파손입긴 했어도 레이스를 재개하는 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순위는 9위로 크게 추락했다.

 자비로운 하늘은 더 이상 이슬비를 뿌리지 않았다. 더욱이 노면이 점차 말라가면서 페라리 피트크루들은 마사에게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끼울 수 있었고, 같은 랩에 피트인한 레드불의 웨버도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신었다. 멕라렌 진영에서도 3위를 달리던 버튼을 피트로 불러들여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신겨 전선으로 돌려보냈다. 해밀턴은 13랩에 베텔과 함께 슈퍼소프트로 갈아 신었다.

 첫 번째 피트스톱이 어느 정도 끝날 무렵 톱10은 슈마허(메르세데스GP), 해밀턴(멕라렌), 베텔(레드불), 버튼(멕라렌), 알론소(페라리), 웨버(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 알구에수아리(토로 로소),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마사(페라리) 순으로 정돈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단 한 차례도 피트스톱을 하지 않아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신고 있었던 슈마허의 간만의 리드는 13랩 턴13에서 슬릭 타이어를 신은 해밀턴(멕라렌)에게 되돌아갔다.
 
 베텔(레드불)보다 1랩 빨리 타이어를 교체해 14랩에 최속 타임을 새긴 버튼(멕라렌)이 그립 부족으로 고전하던 베텔을 추월하고 2위로, 같은 시각 뒤에서는 웨버(레드불)가 턴1 직후 알론소(페라리)를 추월해 해밀턴(멕라렌),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에 이은 4위로 뛰어 올랐다.

 어느덧 머신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레코드 라인을 따라 노면이 회색빛으로 서서히 말라가는 것이 눈으로 쉽게 관찰되기 시작했다. 그 무렵 리더 해밀턴(멕라렌)과 2위 버튼(멕라렌)의 갭은 5.2초.

 26랩, 피트인했던 블랙 & 골드 ‘R31’이 옆구리에서 화염을 일으키더니 피트출구 외곽에 정차하고 말았다. 콕핏에 탑승하고 있던 하이드펠드는 무사히 머신에서 탈출했고, 마샬들의 신속한 대처로 사고는 그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하이드펠드의 사고로 옐로우 플래그가 펄럭이자 이것을 기회로 포착한 웨버(레드불), 알론소(페라리)를 포함한 많은 드라이버들이 타이어를 교체했다. 그런데 이 기회를 삼아 다소 이른 타이밍에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 신었던 슈마허(메르세데스GP)가 스핀 후 기어박스 트러블에 휩싸여 레이스를 재개하지 못하고 리타이어했다.






 옐로우 플래그가 걷히자 레이스 리드는 다시 해밀턴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톱10은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 웨버(레드불), 알론소(페라리), 코바야시(자우바), 마사(페라리),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바리첼로(윌리암스) 순. 이 가운데 코바야시만 유일하게 1피트스톱을 고집하고 있었고, 코바야시도 슈마허와 같은 소프트 타이어를 끼고 있었다.

 레이스 초반에 슈마허와 다툼을 벌이던 마사(페라리)가 30랩에 슈마허의 팀 메이트 로스버그를 추월하고 7위로 뛰어올라 코바야시에게 접근, 4랩 후 턴1에서 기어코 코바야시를 추월하고 6위로 올라섰다.
 
 37랩, 웨버와 4위 포지션 다툼을 벌이던 알론소(페라리)를 시작으로 세 번째 피트스톱이 시작되었다. 알론소는 다시 한 번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5위로 복귀했고, 웨버는 알론소와 달리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5위로, 레이스를 리드하던 해밀턴은 프론트 윙을 조정하고 슈퍼소프트를 장착한 뒤 3위로 복귀했다. 이어 조금씩 페이스를 잃던 베텔이 팀 메이트 웨버와 마찬가지로 소프트 타이어로 끼고 4위로 코스 복귀했다.

 멕라렌, 레드불, 페라리의 전략에 분명한 차이가 났다. 그런데 42랩에 피트인한 버튼이 소프트 타이어로 2위에 복귀하면서 멕라렌이 해밀턴과 버튼 두 드라이버에게 서로 다른 전략을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45랩, 소프트 베텔이 슈퍼소프트 알론소를 턴1에서 추월하고 3위로 점프하면서 톱5는 해밀턴(멕라렌), 버튼(멕라렌),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웨버(레드불) 순이 되었고, 44랩에 6.4초였던 갭을 47랩에 5.4초로 좁혀가던 소프트 버튼이 47랩에 스핀을 일으킨 해밀턴을 추월하면서 리더는 버튼이 되었다. 그런데 하늘에서 다시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슬릭 타이어를 끼고 있던 드라이버들 사이에 혼란이 발생했다.

 다시 내리기 시작한 이슬비에 노면이 젖어들자 턴13에서 베텔이 코스아웃. 여기에 가장 먼저 반응한 레드불이 결국 웨버를 피트로 불러들여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신겼다. 해밀턴(멕라렌)도 인터미디에이트로 교체하고 소프트 알론소(페라리) 앞 3위로 복귀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또 발생했다. 레드불이 비가 더 올 것이라는 예상을 해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신겼던 웨버에게 곧바로 다시 소프트 타이어를 신긴 것, 그리고 47랩에 스핀했던 해밀턴이 디 레스타의 포스인디아 머신이 달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하게 휠스핀으로 머신을 180도 되돌린데 스튜어트가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내린 것이다.






 드라이브 스루 패널티를 받아 포디엄 등극 가능성이 희박해진 해밀턴은 피트로 향했지만 먼저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다음 번 피트인에 패널티를 이행한 해밀턴은 4위 포지션을 다투던 마사(페라리)와 웨버(레드불) 뒤 6위로 복귀해 이 대결에 합류했다. 곧 홈 스트레이트에서 웨버가 마사를 추월하자 뒤이어 해밀턴이 턴6에서 마사를 추월, 마사는 6위로 추락했다.

 레이스 종료 10랩을 남겨둔 상황에서 리더는 버튼(멕라렌)이었다. 버튼은 2위 베텔(레드불)을 6.4초차로 따돌리고 있었고, 3위 알론소(페라리)에 베텔은 10초 이상 여유가 있었다. 톱3가 신은 타이어는 모두 소프트.
 중위권에서는 코바야시(자우바) 뒤로 부에미(토로 로소), 알구에수아리(토로 로소), 로스버그(메르세데스GP)가 모두 불과 0.몇초 갭을 두고 7위 다툼을 벌였다. 62랩, 홈스트레이트로 들어선 4대의 머신이 일제히 리어 윙을 오픈하면서 일촉즉발이 상황이 되고, 맨 앞에 선 코바야시의 안쪽으로 자세를 잡은 부에미가 턴1에서 코바야시를 추월하고 7위를 잡았다. 곳이어 알구에수아리도 코바야시의 안쪽으로 추월을 시도했지만 충돌로 연결되어 스핀에 휘말렸다.

 
61랩에 7.4초였던 2위 베텔과의 갭을 65랩에 9.7초로 벌린 버튼이 여유롭게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면서 70랩, 총 레이스 길이 306.630km 펼쳐진 헝가리 GP 우승 트로피는 2전 연속 멕라렌에게, 대신 이번에는 젠슨 버튼에게 돌아갔다. 자신의 F1 통산 20번째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버튼은 2006년에 처음으로 우승했던 헝가리의 축배를 달콤하게 들이켰다.

 2위는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 3위는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로, 64랩에 트래픽 카에 가로 막혀 주춤거린 마크 웨버(레드불)를 추월하는데 성공한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4위, 웨버가 5위를 차지했다. 또 6위는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계속되었고, 이어 포스인디아의 폴 디 레스타가 7위, 토로 로소의 세바스찬 부에미 8위, 메르세데스GP의 니코 로스버그 9위, 그리고 토로 로소의 하이메 알구에수아리가 상위 10명의 드라이버에게 주어지는 포인트의 마지막을 가져갔다.

 앞으로 한 달간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F1 서커스는 12차전 그랑프리의 무대로 스파-프랑코챔프스 서킷에서 개최되는 벨기에로 향한다. 결승 레이스 개최일은 8월 28일 한국시간으로 21시. 금요일 프랙티스는 26일 17시에 실시된다.


 
2011 F1 11차전 헝가리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234 1 레드불 383
2 마크 웨버 149 2 멕라렌 280
3 루이스 해밀턴 146 3 페라리 215
4 페르난도 알론소 145 4 메르세데스GP 80
5 젠슨 버튼 134 5 르노 66
6 펠리페 마사 70 6 자우바 35
7 니코 로스버그 48 7 포스인디아 26
8 닉 하이드펠드 34 8 토로 로소 22
9 비탈리 페트로프 32 9 윌리암스 4
10 미하엘 슈마허 32 10 팀 로터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