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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쉽 시즌 5차전 경기 스페인 GP에서 니코 로스버그가 감격의 ‘폴-투-윈’을 거뒀다. 올해 첫 폴 포지션에서 출발했던 로스버그는 지난해 뜨겁게 타이틀을 경쟁했던 메르세데스 팀 동료 해밀턴을 올해 처음으로 상회한 결과를 우승으로써 달성했다.
이번 시즌 5차전 경기는 4.655km 길이의 트랙을 66바퀴 달리는 경기였다. (DRS 존은 최종 턴과 턴1 사이 메인 스트레이트, 그리고 턴9과 턴10 사이 백스트레이트 두 곳이었다.) 경기 전 트랙 온도는 44도로 전날보다 1도 낮았다.
총 20대의 머신 가운데 그로장과 말도나도 두 로터스 드라이버와 훌켄버그와 페레즈 두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그리고 스티븐스와 메르히 두 매너 드라이버가 새 미디엄 타이어로 한국시간으로 21시 시작된 레이스를 출발, 나머지 드라이버들은 헌 미디엄 타이어로 출발했다. 하드 타이어로 스타팅 그리드에 오른 드라이버는 없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최근 13경기 가운데 11경기에서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드라이버가 우승한터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폴 포지션에서 레이스를 출발하게 된 니코 로스버그가 과연 스타트에서 선두를 지킬지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그런데 루이스 해밀턴이 스타트에서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뒤로 크게 쳐지며 페라리, 윌리암스 머신과 자리다툼을 벌였다. 그러는 동안 로스버그는 앞으로 성큼 진격해나갔고, 곧 로스버그, 베텔, 해밀턴 순으로 순위가 안정됐다. 그리고 오프닝 랩 끝에 4위 보타스(윌리암스) 뒤로, 두 대의 토로 로소 머신을 추월한 라이코넨(페라리)이 5위가 됐다. 3랩에 DRS가 풀렸을 때, 선두 로스버그(메르세데스)는 2위 베텔(페라리)에 2.2초 앞서 있어 사정권에 들지 않았다. 이때 베텔과 해밀턴의 거리는 1.1초 정도로, 여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0랩, 베텔과 해밀턴보다 빠른 페이스로 로스버그가 거의 7초 앞서서 선두를 달렸다. 그 무렵 베텔과 해밀턴의 거리가 꽤 가까워져 있었으나, 결정적으로 추월에는 고전했다. 결국 메르세데스 드라이버가 먼저 13랩에 피트인했는데, 타이어 교체에 5.3초나 걸린데다 피트를 나와서는 로터스 머신을 추월하느라 지연이 발생해 큰 타격을 입었다. 다음 랩에 피트인한 베텔은 2.3초 만에 피트워크를 완료해, 페라리는 더 멀리 달아났다.
15랩에 이루어진 선두 로스버그의 피트인 뒤 새롭게 선두가 된 라이코넨(페라리)이 17랩 끝에 피트인해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보타스와 마사 두 윌리암스 머신 사이로 나왔다. 로스버그, 베텔, 해밀턴이 모두 미디엄 컴파운드를 선택한 상황에서 이번에도 라이코넨의 전략만 달랐다. (예선에서 워머가 타 타이어 세트 하나를 잃었던 라이코넨은 피렐리로부터 새로운 세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일 예선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Q2 진출에 성공했던 멕라렌에서 28랩에, 머신에 이상을 호소한 버튼과 달리 주회지연 없이 14위를 달리고 있었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피트인했다. 그런데 피트박스에 정확하게 멈추지 못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자칫 부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프론트 잭을 강하게 충돌했던 알론소의 머신은 그대로 차고로 들어갔고, 2006년과 2013년에 이곳 모국 스페인에서 우승했던 알론소도 돌발적으로 리타이어했다.
레이스가 절반에 다다른 32랩에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피트인해 이번엔 하드 타이어로 새 스틴트를 시작하더니 라이코넨을 손쉽게 요리하고, 또 다른 페라리 드라이버 베텔보다 2초 이상 빠른 페이스로 서킷을 휘저으며 잠시 뒤 새로운 최속 랩 타임도 새겼다.
이 무렵 상위 10위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베텔(페라리), 보타스(윌리암스), 해밀턴(메르세데스), 라이코넨(페라리), 마사(윌리암스), 리카르도(레드불), 그로장(로터스), 키바트(레드불), 페르스타펜(토로 로소) 순.
초반 해밀턴과 경쟁하던 베텔은 그를 따라가지 않고 41랩에 피트인해 로스버그, 해밀턴, 보타스 뒤 4위가 됐다. 베텔은 여기서 하드 타이어로 교체했다. (반면에 43랩에 라이코넨은 하드에서 미디엄으로 교체했다.) 46랩에 자신의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한 로스버그가 하드 타이어를 신고 피트출구를 막 빠져나올 때 해밀턴은 턴1 입구에 이미 들어선 상황이었고, 그렇게 이번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해밀턴이 선두가 되었다. 그러나 로스버그와 전략이 다른 해밀턴에겐 한 차례 피트스톱이 더 필요했다.
48랩에 8위 로맹 그로장(로터스)까지 주회지연이 발생했다. 이때 선두 드라이버와 같은 바퀴를 달린 드라이버는 로스버그(+3초), 베텔(약 +22초), 보타스(+34초), 라이코넨(+40초), 마사(+66초), 리카르도(+88초) 뿐. 상위 다섯 명의 드라이버 중 라이코넨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드 타이어로 달리고 있었다.
해밀턴의 짧았던 선두 레이스는 51랩/66랩 끝에 피트인과 함께 막이 내렸다. 새 미디엄 타이어 세트를 신은 그는 피트를 나왔을 때 선두 로스버그와 20초 차이가 벌어져있었다.
두 번째 피트스톱 뒤 턴1 앞에서 마사를 추월한 라이코넨(페라리)이 이번엔 빠르게 보타스에게 다가갔다. 상위권에서 형성된 새로운 배틀 구도였다. 52랩에 둘은 5초의 거리를 두고 달렸다. 그 무렵 해밀턴과 베텔의 차이는 10초 정도로, 점점 더 간격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총 66랩을 달리는 레이스가 10랩 남았을 때 리카르도까지 주회지연에 들어갔고,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는 트래픽에 베텔은 급기야 무전에 대고 큰 소리로 불평했지만, 갈수록 넓어지는 해밀턴과의 격차 원인은 트래픽만이 아니었다.
59랩에 두 신구 핀란드인(보타스와 라이코넨)의 차이는 1초 남짓. 결국 라이코넨이 DRS 어드밴티지를 취했으나, 코너 출구에서 쏜살같이 달아나는 윌리암스를 쫓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그렇게 몇 차례 계속된 밀고당기기는 레이스 마지막까지 전개, 결국 둘 사이에 순위 교체는 일어나지 않았다.
니코 로스버그가 오랜 만에 여유를 느끼며, 2위를 한 해밀턴보다 한 차례 적은 피트스톱 횟수 속에 거의 18초 앞서서 그랑프리 우승자로써 체커기를 받았다. 베텔(페라리)이 3위를 해 또 한 번 시상대에 입상했는데, 로스버그에게는 무려 45초, 해밀턴에게는 거의 28초 늦게 들어왔다.
그리고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가 2007년에 챔피언을 지낸 페라리 워크스 팀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을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4위를 했으며, 펠리페 마사가 라이코넨 뒤 6위를 했다. 그 뒤로는 모두 한 바퀴 주회지연되었다. 7위를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8위를 로맹 그로장(로터스)이, 9위를 카를로스 사인즈(토로 로소)가, 10위를 다닐 키바트(레드불)가 했다.
리타이어한 드라이버는 말도나도와 알론소. 로터스 드라이버 패스터 말도나도는 리어 윙에 원래 두 개가 달려있던 지주 중 하나가 파손된 상태에서 분투했었지만, 처음 세 경기에서 잇따라 리타이어했던 그는 이번에도 완주에 실패, 시즌 첫 포인트 획득 경기를 다음으로 미뤘다. 멕라렌-혼다는 알론소가 리타이어하고 젠슨 버튼은 매너 앞 16위를 하는데 그쳐, 이제 모나코에서 첫 포인트 획득을 노린다. 자우바, 포스인디아도 더블 노-포인트로 경기를 마쳤다.
레이스 마지막에 사인즈(토로 로소)와 키바트(레드불) 사이에 몸싸움격의 접촉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현재 스튜어드의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는 여전히 해밀턴이다. 111점인 그 뒤로 91점의 니코 로스버그가 2위, 80점의 세바스찬 베텔이 3위다. 한편 4위 키미 라이코넨은 52점, 발테리 보타스는 5위에서 42점이다.
다음 경기는 모나코다. 일정은 2주 뒤 시작되는데, 다른 그랑프리들과 달리 목요일에 프랙티스 일정이 시작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경기 시간은 스페인 GP와 동일. 예선은 한국시간으로 23일 토요일 21시, 레이스는 24일 21시에 예정돼있다.
레이스 결과
photo. Formula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