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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오직 499대 밖에 존재하지 않는 페라리의 최첨단 하이퍼 카가 처참한 몰골로 도로 위에 쓰러져있다.
중국에서 날아온 이 사진에서 ‘라페라리’는 평소와 같은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차체 앞부분이 거의 사라지고 뒷바퀴가 서스펜션과 함께 강한 충격에 꺾여 들어가, 힘없이 그 자리에 뻗어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얼추 상황을 추정해볼 수 있다. 우선 사고 현장은 고속도로가 확실해 보인다. 그 옆을 지나가는 차량들의 제동등과 길가의 가로등 불빛을 그대로 반사시키는 도로는 잔뜩 젖어있다. 이것을 가지고 퍼즐을 맞춰보면, ‘운전 미숙’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낙담한 듯한 자세로 문턱에 앉아있는 앳돼 보이는 남성의 형광색 신발이 유난히 사진에서 도드라져보인다. 분명 사고가 날 거란 걸 미리 알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강하게 반응하는 형광색 신발을 신은 건 아닐테지만, 그래도 그 신발을 선택한 게 아마 그가 사고 당일 가장 잘한 일 일 듯 싶다.
photo. Autoges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