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TORSPORT

[2014 F1] 11차전 헝가리 GP 예선 - 해밀턴 또 OUT! 로스버그 폴 획득





 2014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쉽 시즌 11차전 헝가리 GP 예선에서 니코 로스버그가 시즌 6번째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호켄하임에 이어 또 다시 머신 문제로 루이스 해밀턴이 Q1에서 철수하는 이변이 일어나, 가장 유력한 폴 획득 후보는 단연 챔피언쉽 선두 니코 로스버그로 지목되었다. 그리고 2위와 3위를 윌리암스와 레드불이 다툴 것으로 예상되었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헝가로링은 레드불이 좋아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메르세데스 엔진의 강점이자 르노 엔진의 약점인 최고속도를 낼 마땅한 직선주로가 없어 레드불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예선은 전혀 뜻밖의 상황에 직면했다. 해밀턴의 W05 머신에서 화재가 일어난 것이다. 예선 시작 2분 정도 밖에 안 되었을 때, 말도나도가 로터스 머신의 기술적 문제로 트랙 한켠에 정지했다. 이벤트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루이스 해밀턴의 메르세데스 머신에서 화염이 피어올랐다. 엔진쪽에서 발생한 커다란 화재는 엔진 커버를 집어삼킬 듯 커졌고, 시스템의 심각한 손상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앞선 세 차례의 프랙티스에서 모두 가장 빠른 페이스를 나타냈고, 챔피언쉽 경쟁에 있어 중요한 시기를 맞았던 해밀턴에게 낙담스런 상황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렇게 해밀턴은 “노타임”인 채로 예선이 한창인 트랙에서 발길을 돌렸다. 호켄하임에서 발생한 Q1 사고 이후 2008년 월드 챔피언에게 찾아든 두 번째 시련이다.

 해밀턴의 머신에 일어난 화재가 진압되던 시점, 해밀턴의 팀 동료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는 가장 빠른 랩 타임을 완성했고, 베텔(레드불)이 로스버그에 0.3초차 2위로 뛰어올랐다. 그 직후 리카르도(레드불)가 로스버그와 베텔 사이를 파고들었다.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4위를 쫓았다.

 Q1 마지막 순간, 후미 그룹의 드라이버들이 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로 어택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토로 로소 드라이버 장-에릭 베르뉴와 대닐 키바트가 나란히 1위와 3위로 뛰어올랐다.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가 Q2 진출을 노리며 소프트 타이어로 실시한 마지막 주회에서 12위로 뛰어올랐고 마루시아의 줄스 비앙키가 소프트 타이어로 실시한 주회에서 16위로 뛰어올라, 어이없게도 차고에서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이 Q1에서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밀턴과 말도나도가 주행불능 상태가 돼 백마커 팀 드라이버들의 Q2 진출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라이코넨이 탈락해버렸다. 더구나 소프트 타이어로의 주행은 시도해보지도 않았다.

 해밀턴(메르세데스)과 말도나도(로터스)가 머신 문제로 “노타임”으로 발길을 돌리며 파란만장한 전개가 된 헝가리 GP 첫 번째 예선 세션 Q1에서는 두 사람을 비롯해, 장차 페라리 기용 가망이 높은 줄스 비앙키에게 넉다운을 당한 키미 라이코넨(페라리), 그리고 카무이 코바야시(케이터햄), 맥스 칠튼(마루시아), 마커스 에릭슨(케이터햄)이 탈락했다.

 (Q1 종료 후 전해진 바에 따르면 해밀턴 머신에서 발생한 화재는 연료 누유가 원인이라고 한다.)

 Q2에서는 초반에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보타스(윌리암스), 알론소(페라리), 마사(윌리암스), 키바트(토로 로소) 순으로 타임시트가 정렬되었고, 이것을 향해 베텔(레드불)이 세션 첫 플라잉 랩에 돌입했다. 여기서 베텔은 로스버그에 0.3초차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리카르도가 베텔에 0.070초차 3위로 들어왔다.

 세션 종료 3분여가 남았을 때 거의 모든 머신이 차고로 돌아가, 4.381km 길이의 트랙에 정적이 흘렀다. 펠리페 마사(윌리암스)가 이 정적을 뚫고 사운드를 높이더니, 섹터1과 섹터2, 섹터3에서 연달아 개인 베스트를 기록하며 피니쉬 라인에 도착했다. 하지만 랩 타임은 보타스 뒤 5위에 그쳤다.

 체커기가 떨어진 시점, Q3 진출을 노리며 맹렬히 질주하던 토로 로소 드라이버 대닐 키바트가 코너 진입을 시도하다 크게 미끄러졌다. 촉망 받는 러시아인 드라이버의 머신은 손쓸 틈도 없이 미끄러져 트랙 밖 포장된 안전지대에서 시동이 꺼진 채 멈춰버렸다. Q2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키바트는 Q3 진출에 실패했고, 이번 예선에서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베텔(레드불), 리카르도(레드불), 보타스(윌리암스), 마사(윌리암스), 알론소(페라리), 버튼(멕라렌), 마그누센(멕라렌), 베르뉴(토로 로소),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예선 마지막 세션 Q3에서 스타팅 그리드를 두고 다퉜다.

 로스버그가 가장 먼저 Q3 피트레인을 떠났다. 1랩을 완성하기도 전에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한바탕 소란스런 러쉬를 예고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었다. 로스버그가 DRS를 켜고 피트스트레이트를 전속력으로 질주, 턴1 앞에서 제동하다 빗물에 미끄러져 그만 코스아웃했다. 다행히 방벽과의 충돌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지만 케빈 마그누센은 그렇지 못했다. 로스버그 바로 뒤에서 피트스트레이트를 전력 질주하고 있었던 21세 덴마크인 멕라렌 드라이버는 잔디를 밟아버려 방벽과의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트랙에 붉은 깃발이 등장했다. 예선 종료까지 9분 59초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트랙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드라이”한 상태였고, 턴1만 조심하면 될 듯 보였다.

 50분에 중지되었던 예선이 57분에 재개되었다. 이번에도 로스버그가 가장 먼저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출격했다. 리카르도가 그 뒤를 따라갔다. 로스버그는 적기 후 첫 주회에서 3위에 그쳤다. 1위는 보타스(윌리암스), 2위는 리카르도(레드불)가 차지했다. 마사(윌리암스)가 3위로 들어오며 로스버그의 기록은 4위로 내려앉았다. 베텔(레드불)은 랩 타임은 로스버그 뒤에 새겨졌고, 예상을 깨고 알론소(페라리)가 보타스 아래 2위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멕라렌의 젠슨 버튼은 3위로 들어왔다.

 또 한 번의 주회에서 베텔은 보타스가 차지하고 있던 톱 타임을 0.8초 이상 단축하고 톱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곧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탈환했는데, 둘의 기록 차이는 0.179초 밖에 나지 않아 예선 결과가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Q3 종료 40여초가 남은 시점, 보타스(윌리암스)가 베텔보다 빠른 2위 기록을 냈다. 마사(윌리암스)는 베텔 뒤 4위, 알론소(페라리)에 의해 마사는 5위로 또 한 계단 내려갔다.

 이제 주목은 로스버그(메르세데스)와 베텔(레드불)에게 쏠렸다. 먼저 들어온 건 베텔이었다. 디펜딩 4연속 챔피언은 기록 단축에 성공하고 1위 기록 1분 23초 201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것을 로스버그가 0.486초 더 단축하고 폴을 가져갔다. 영국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폴이며, 시즌 6번째 폴이었다.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2위,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가 3위,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4위,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5위, 펠리페 마사(윌리암스)가 6위, 젠슨 버튼(멕라렌)이 7위,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 8위,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 9위, 그리고 케빈 마그누센(멕라렌)이 “노타임” 10위로 예선을 마쳤다.


예선 결과


 니코 로스버그는 이번 주말 유일한 1분 22초대 랩으로 폴을 획득했다. 한편 루이스 해밀턴은 이대로 라면 내일 21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다. 헝가리 GP 결승 레이스는 예선과 같은 21시(한국시간)에 시작된다.


photo. AP/Get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