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TORSPORT

[2014 F1] 6차전 모나코 GP 결선 레이스 - 로스버그 2년 연속 우승!





 2014 F1 6차전 모나코 GP 결선 레이스에서 니코 로스버그가 2년 연속 폴-투-윈을 차지했다. 레이싱 커리어 동안 한 차례만 우승해도 큰 자랑거리가 되는 모나코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로스버그는 이것으로 2위를 한 해밀턴에게서 챔피언쉽 선두를 탈환했다.


 피렐리의 2014년 슈퍼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의 데뷔 무대이기도 한 모나코는 1년 중 평균 속도가 가장 느린 트랙이며 가장 저속인 코너도 있어, 머신은 공력에 의한 그립보다 기계적 그립에 크게 의존하며 특히 올해의 경우 터보 엔진 도입의 영향으로 토크가 상승해 지속적으로 코너 출구에서 휠스핀이 일어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트랙의 특성상 출발 순서가 경기 결과에 무척 중요한 상황에서 예선에서 다소 미심쩍게 폴 포지션을 차지한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그리고 영국인 팀 동료 루이스 해밀턴이 맨 첫 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바로 뒷줄 두 번째 열에서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와 세바스찬 베텔이, 세 번째 열에서는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와 키미 라이코넨이 팀끼리 짝을 지어 출발했다.


 뒤쪽에서는 마루시아의 줄스 비앙키가 기어박스 교체 후 5그리드 강등된 21번째로 출발, 케이터햄의 마커스 에릭슨이 예선에서 윌리암스의 펠리페 마사와 충돌한 사고로 패널티를 받고 피트레인에서 출발하면서 비앙키는 그리드에서 짝 없이 출발했다. 반면에 에릭슨은 시동이 꺼졌는지 포메이션 랩을 출발하는데 실패한 로터스의 패스터 말도나도와 피트레인에서 함께 출발했다.


 스타트 무렵 날씨는 조금 흐렸다. 강우 확률은 20% 정도로, 결과적으로 레이스 도중에 비는 내리지 않았다.


 우승 경쟁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고 전망되었던 턴1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절망적인 스타트를 했던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호쾌하게 차고나가 의외로 큰 차이를 낸 것이다. 해밀턴은 추월을 노리긴 커녕 머신 한 대가 더 들어갈 수 있을만큼 거리가 벌어져 2위에 머물렀고, 다니엘 리카르도가 무거운 걸음으로 턴1로 향하던 순간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이 바깥으로 뛰어들어 7위던 순위를 단숨에 4위까지 올렸다.


 알론소보다 좋은 순위에서 잘 달리던 라이코넨은 에이드리안 수틸의 자우바 머신이 예선에서 토로 로소 머신이 사고났던 것과 비슷한 형태로 터널을 빠져나오다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충돌해 이번 경기 두 번째 세이프티 카를 불러낸 시기에 두 차례나 연속해서 피트스톱을 하면서 한순간에 14위로 추락했다. 그렇게 페라리의 시즌 두 번째 시상대 입상의 꿈은 4위 알론소에게 넘어갔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백마커와 접촉한 것이 예정에 없던 피트스톱의 이유였다.


 첫 번째 세이프티 카는 오프닝 랩이 끝나기도 전에 나왔다. 이번 주 빈번히 사고가 난 미라보(Mirabeau) 코너에서 세르지오 페레즈의 포스인디아 머신과 젠슨 버튼의 멕라렌 머신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페레즈는 머신을 크게 파손입고 리타이어했고, 버튼은 레이스를 계속 이어갔다.


 그로부터 몇 분 지나지 않아 3위를 달리던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머신에 문제가 있는 듯 페이스를 떨어뜨리다 5랩에 피트인했다. 어제 발생한 ERS 문제가 재발한 듯 보였다. 피트박스에 한참을 서 있던 베텔은 타이어를 소프트 컴파운드로 교체한 뒤 꼴찌로 트랙에 복귀했지만, 곧 터널 출구 부근에서 리타이어하란 무전을 듣고 경기를 포기했다. 유럽 라운드부터 반격을 노렸던 레드불에겐 치명적 수난이다.


 같은 르노 엔진을 사용하는 토로 로소의 다니엘 키바트도 엔진과 관련해 문제가 생겨 레이스 도중 리타이어했다. 이쯤 되자 리카르도의 머신에 대해서도 우려가 생겼지만 다행히 그런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GP에서 3위를 했던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또 한 번 3위를 하고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초반 스타트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라이코넨이 뒤로 물러나며 건네 받은 3위 포지션을 리카르도는 아직 레드불에 페이스 차이가 있는 페라리를 상대로 여유 있게 지켜냈고, 비록 최종적으로 2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레이스 말미에 고전한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을 크게 흔들어 놓기도 했다.


 우승 경쟁은 진작부터 메르세데스 간의 대결로 굳혀졌다. 로스버그와 해밀턴은 라이벌들을 크게 떼어넣고 1초 이내의 박빙을 벌였다. 수틸의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자 대부분의 머신이 피트로 들어간 시기, 예상을 깨고 로스버그와 해밀턴이 같은 랩에 연달아 피트인했다. 해밀턴이 피트박스를 빠져나오다 잠깐 움찔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실수 같은 건 없어보였다. 그러나 같은 랩에 피트스톱 한 것을 두고 해밀턴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동안 피트월과 티격태격 댔다.


 올해 모나코 GP DRS 존은 피트 스트레이트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폭이 좁고 올곧지 않은데다 평탄하지도 않은 DRS 존은 소용이 없었다. 


 레이스가 후반를 향해 들어서자 해밀턴이 5초대로 쳐졌다. 그 무렵 리카르도(레드불)와 알론소(페라리)의 거리는 15초 이상으로, 페라리의 시상대 입상 목표는 실현되기 힘들어보였다. 로스버그와 해밀턴의 거리가 멀어지며 해밀턴과 리카르도의 거리는 점차 좁아졌고 급기야 3초 중반에 이르렀다.


 리카르도(레드불)는 71/78랩 무렵 페이스를 높여 고전하던 해밀턴 추격에 불을 지폈다. 73랩에 격차가 1초대로 떨어졌다. 압박을 당하기 시작한 해밀턴은 록-업을 반복해 일으켰고 그럴수록 리카르도와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모나코 특유의 좁은 트랙에서 마땅한 추월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았고, 계속해서 테일-투-노즈 상황만 이어졌다.


 그 사이 로스버그가 10초 가까이 멀찍이 앞서서 마지막 코너를 돌아, 1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리카르도는 결국 추월에 성공하지 못하고 3위로 피니쉬, 루이스 해밀턴이 2위로 골인했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4위,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끝까지 젠슨 버튼(멕라렌)을 막아내고 5위를 지켰다. 7위는 펠리페 마사(윌리암스), 줄스 비앙키가 8위를 해 2010년에 F1에 첫 참전한 마루시아에게 첫 챔피언쉽 포인트를 선사했는데, 5초 스톱 앤 고 패널티를 전략적으로 수행하지 않아 실제 레이스 결과는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 뒤 9위가 된다. 챔피언쉽 포인트가 수여되는 마지막 순위 10위는 멕라렌의 케빈 마그누센이 차지했다.


레이스 결과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은 75/78랩에 마그누센을 헤어핀에서 추월하려다 머신에 데미지를 입고 또 한 차례 피트인해 12위 노포인트 피니쉬했다.


2014 F1 6차전 모나코 GP 챔피언쉽 포인트
1 ▲1 니코 로스버그1221메르세데스240
2 ▼1 루이스 해밀턴1182레드불99
3 페르난도 알론소613페라리78
4 ▲1 다니엘 리카르도544포스인디아67
5 ▲1 니코 훌켄버그475▲1 멕라렌52
6 ▼2 세바스찬 베텔456▼1 윌리암스52
7 발테리 보타스347▲1 로터스8
8 젠슨 버튼318▼1 토로 로소8
9 케빈 마그누센219▲1 마루시아2
10 세르지오 페레즈2010▼1 자우바0

 올해 모나코 GP에서는 이론상 1스톱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세이프티 카가 두 차례 투입되어도 피트인하지 않았던 펠리페 마사(윌리암스)가 그것을 실행해 7위를 했다. 베텔과 키바트 외에도 베르뉴도 토로 로소 머신에서 엔진 트러블이 발생해 리타이어했고,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엔진쪽에서 백연을 일으키며 리타이어에 내몰렸다.


 비앙키가 마루시아에 첫 챔피언쉽 포인트를 안겨준 이번 경기에서 총 8명의 드라이버가 리타이어했다.


 작년에도 폴-투-윈을 했던 니코 로스버그는 2년 연속 폴-투-윈을 달성했다. 과거 F1의 전설적인 라이벌 세나와 프로스트를 연상시키는 일촉즉발의 대결을 해밀턴과 이어가고 있는 로스버그는 최근까지 4연승을 한 해밀턴에게 향했던 승기를 이번에 끊었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빼앗겼던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를 이번에 되찾았다.


 F1은 이제 캐나다로 향한다. 시즌 7차전 캐나다 GP 결선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9일 월요일 새벽 3시에 실시된다.


photo.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