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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포뮬러 원의 10대 스캔들

포뮬러원은 법정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꼼수는 프리미어 모터 레이싱 시리즈에 오래 전부터 만연했다.


 10위. 넓어지는 미쉐린 타이어

 단독 타이어 공급자 체재로 변경되기 전 포뮬러 원은 타이어 전쟁으로 악명이 높았다.

 포뮬러원에 복귀한지 3년째가 되던 해에 미쉐린이 타이어 폭을 제한한 규정을 지키지 않기로 결심했다. 주행 중 타이어가 넓어져 드라이버에게 더 많은 그립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브릿지스톤과 FIA의 눈을 끝까지 속이지 못했고 FIA는 그 해 이탈리아 GP 전까지 타이어를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남은 모든 경기에서 브릿지스톤 타이어를 사용한 페라리가 우승했다.

 9위. 무거운 티렐

 1984년에 티렐을 제외한 모든 포뮬러 원 팀이 터보 엔진을 탑재했으며 규약에 명시된 최저 중량을 따랐다. 당시 티렐은 레이스 중에 엔진의 열을 식히려 뿌려졌던 물을 다시 보충하는 작업을 피트스톱 때 요구하는 워터 인젝션 시스템(water injection system)을 밸러스트로 사용했다.

 그런데 티렐이 요구 중량을 맞추기 위해 물에 납 구슬을 첨가한 것이 나중에 드러났다. 디트로이트 GP에서 마틴 브런들의 차량에 대해 이루어진 검사에서 물이 그냥 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티렐은 그 밖의 여러 혐의로 챔피언쉽 결과를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8위. 베네통 불법 머신


 1994년 포뮬러 원에는 속임수가 난무했다. 하지만 누구도 베테통과 그 팀의 보스 프라비오 브리아토레를 능가하진 못했다.

 레이스에서 트랙션 컨트롤과 런치 컨트롤을 포함한 불법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의혹에 FIA는 베네통의 ‘B194’ 머신을 검사한 끝에 런치 컨트롤 소프트웨어를 발견했다. 하지만 해당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경기에서 쓰였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해 베네통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고, 트랙션 컨트롤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독일 GP에서 주유 도중 베네통 머신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나 실시된 조사에서 피트스톱에서 연료 필터가 제거된 주유 장치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그것은 급유 속도를 단축하려는 꼼수였다.

 7위. BAR의 연료 은폐

 같은 해 또 다른 팀 BAR 혼다가 또 다른 이유에서 징계를 받았다. 티렐 이후 처음으로 징계를 받은 팀 BAR 혼다는 연료 탱크를 숨겨 문제를 만들었다.

 그 들의 머신은 2005년 산마리노 GP가 끝나고 중량을 측정했을 때 최저중량 600kg에 5.4kg이 못 미쳤다. 이후 실시된 차량 검수에서 밸러스트에 숨겨진 연료 탱크가 발각되었고, 비록 팀은 즉각 자신들의 엔진은 별개의 작은 연료 저장소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으나 FIA를 설득시키는데 실패해 두 경기 출전 정지 처벌을 받았다.

 6위. 버니와 독일 은행가

 없으면 버니가 아니지만, 버니가 없으면 지금의 포뮬러 원도 없다. 그것을 알기에 우리는 그를 따라왔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더 갈까?

 나이는 별개로 하더라도, 버니는 F1이 CVC에 매각될 때 전 은행가 게르하르트 그리브코우스키에게 2,800만 파운드(약 486억원)의 뇌물을 지불했다는 혐의와 관련된 몇 가지 법적 문제로 위기에 직면해있다. 그리브코우스키는 현재 뇌물 수수와 기타 혐의로 수감 중에 있지만, 버니는 협박을 받았기 때문에 돈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5위. 슈마허와 충돌 사고

 포뮬러 원에서 미하엘 슈마허만큼 능숙하게 사고를 내는 드라이버는 없다. 그리고 필요한 결과를 얻기 위해 그러한 전술을 사용하려하는 드라이버도 찾아보기 힘들다.

 슈마허가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건 1994년으로 그는 챔피언쉽 라이벌 데이먼 힐을 타격했다. 이 사고로 둘 모두 리타이어했지만 마지막에 타이틀은 슈마허에게 돌아갔다.

 조금 더 시계를 감으면 자크 빌르너브와 경쟁한 1997년으로 넘어간다. 이때도 슈마허는 자신의 라이벌에게 추돌했지만 이때는 실격 처리돼 빌르너브가 왕좌에 올랐다.


 4위. 맥스 모슬리와 은밀한 여인들

 전 FIA 회장 맥스 모슬리는 뉴스 오브 더 월드(News of the World)의 함정 취재에 낚여 나치 유니폼을 입은 5명의 매춘부와 섹슈얼한 재미를 나누는 모습이 세간에 알려져 한 순간에 실각했다.

 모슬리는 곧 제소해 법적으로 대항했지만 그의 평판은 회복되지 않았다. 그때 이미 F1 팀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모슬리는 F1의 미래를 수호하고 FOTA의 와해를 막기 위해 FIA 회장 재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2009년에 선언했다.


 3위. 메르세데스와 피렐리, 그리고 테스트게이트

 이 스캔들은 가장 최근의 것으로, 실제로는 아직 현재진행 중인 사건이다. 메르세데스가 시즌 중에 피렐리와 타이어를 테스트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사실 테스트를 한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테스트에 2013년 최신형 머신을 사용한 것이 문제였다.

 이것은 굉장히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메르세데스와 피렐리는 FIA의 국제 재판소에 출석해야했다. 메르세데스의 라이벌들은 그들이 테스트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며 강하게 몰아 붙였지만, 메르세데스는 FIA의 찰리 화이팅에게 허락을 받아 “선의”의 취지에서 임한 것이었다고 반론했다.

 결과적으로 메르세데스와 피렐리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간주돼 견책 처벌을 받은데 그쳤으며, 평등권 유지 차원에서 메르세데스는 추가로 아부다비 영 드라이버 테스트 참가를 금지 당했다.


 2위. 복사, 그리고 스파이게이트

 멕라렌은 포뮬러 원 역사에 가장 거액의 벌금을 문 팀으로 기록되어 있다. 페라리의 기밀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멕라렌이 받은 처벌 중 하나는 1억 달러의 벌금이었다. 현재의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로 1,000억 원이 넘는다.

 2007년에 전 페라리 치프 메카닉 나이젤 스테프니는 팀의 정보를 당시 멕라렌 디자이너 마이크 코글란에게 건넸다. 그리고 코글란은 780쪽 분량의 해당 문서를 자신의 아내에게 복사하도록 시켰다. 이것이 결정적 실수였다. 복사가게 직원이 이것을 신고해 스파이게이트가 터진 것이다.

 이 문제는 FIA의 세계 모터스포츠 평의회에 소환되어 멕라렌이 페라리의 기밀 정보를 소지한 혐의가 인정되었다. 이에 멕라렌은 2007년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쉽 결과 박탈과 함께 기록적인 벌금까지 물었다.

 1위. 크래쉬게이트

 아마 이보다 더한 건 없을 것이다. 철저한 사기극일 뿐만 아니라 어떤 충돌 사고든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이 드라이버에게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2008년 르노는 F1과 스포츠의 윤리적 문제를 기꺼이 손상시켰다.

 싱가포르 GP에서 넬슨 피켓 주니어는 팀의 지시에 따라 레이스 14바퀴째 턴17에서 의도적으로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그것은 당시 팀 동료 페르난도 알론소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알론소는 레이스에서 우승했고 사람들은 이를 두고 “와우! 정말 운이 좋았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뒤,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해 해고 통보를 받은 넬슨 피켓 주니어가 인내심을 폭발시켰다.

 그의 폭로를 받아 조사에 착수한 FIA는 저자세보이며 혐의를 부인하지 않은 르노에게 집행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심문이 실시되기 전 이미 팀을 떠났던 팀 보스 프라비오 브리아토레와 엔지니어링 디렉터 팻 시몬스에게는 그와는 별개로 각각 F1에서의 영구 추방과 5년 추방 처벌을 내렸다.

 이후 이 처벌은 번복돼 팻 시몬스는 패독에 복귀할 수 있었지만, 브리아토레는 관전자로만 남고 있다.

photo. sutton, second-a-lap.blogspot, continental-circus
by. Planet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