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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19차전 최종전 브라질 GP 레이스 - 베텔, 9연승 달성!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9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2013년 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브라질 GP에서 4회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은 또 한 번 여유있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시상대에는 마크 웨버(레드불)와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함께 올랐다.

 올해 브라질 GP는 한 시즌을 마감하는 그랑프리일 뿐 아니라 레드불의 호주인 드라이버 마크 웨버의 F1 커리어 마지막 그랑프리이면서, 동시에 V8 엔진과 엔진 공급자 코스워스에게도 마지막 그랑프리였다.

 22대의 머신이 포메이션 랩을 끝마치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 프랙티스와 예선을 적셨던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습도가 80%에 이르러 언제라도 비가 내릴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레이스가 중반을 지날 때 실제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서킷 위를 묵직하게 드리운 짙은 안개는 끝까지 웨트 타이어를 불러 정도노면을 적시진 않았다.

 레이스는 전날 예선 성적에 따라 베텔(레드불)과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가장 앞장서 시작되었다. (스타트 때 젠슨 버튼(멕라렌)과 에스테반 구티에레즈(자우바)를 제외하고 전원이 미디엄 컴파운드 타이어를 신고 있었다.) 스타트에서는 폴 스타터 베텔보다 좋은 스타트를 끊은데다 왼쪽으로 꺾이는 턴1을 향해 유리한 안쪽에서 출발한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바로 뒤에서는 3위에서 출발해 빠르게 턴1로 향한 알론소의 붉은 페라리 머신이 베텔과 로스버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했지만 여의치 않자 후퇴하며 해밀턴(메르세데스) 뒤 4위로 떨어졌다.

 오프닝 랩이 종료피트 스트레이트에서 베텔(레드불)은 비교적 손쉽게 선두 포지션을 탈환했다. 뒤편에서는 알론소(페라리)가 해밀턴을 추월하고 3위로 부상한데 이어 마크 웨버까지 해밀턴(메르세데스)을 추월해, 선두권 서열이 베텔(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 알론소(페라리), 웨버(레드불), 해밀턴(메르세데스) 순으로 정리되었다.

 곧바로 베텔은 선두에서 여유를 찾았다. 하지만 뒤쪽 상황은 전혀 달랐다. 이곳저곳에서 벌어진 배틀로 한창 열기가 오르던 찰나, 최종 코너를 지나던 로맹 그로장의 로터스 머신 뒤편에서 흰 연기가 솟아나왔다. 엔진 트러블이었다. 그로 인해 힘없이 트랙 한켠에 멈춰선 그로장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4랩 무렵에는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리어 타이어로 인해 고전, 알론소(페라리)에게 2위 포지션을 내준데 이어 7랩에는 올해 브라질 GP DRS 구간 중 하나인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마크 웨버(래드불)에게 추월당했다. 웨버는 이후 빠른 속도로 스페인인이 모는 페라리 머신에게 다가서 13랩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DRS와 KERS를 동원해 추월에 성공하고 레드불의 1-2위를 만들었다.

 웨버(레드불)는 24랩 피트스톱에서 이어 교체에 지연이 발생알론소가 지나간 뒤 트랙에 합류하고 말았만, 별다른 시간허비 없이 초반에 그랬던 것처럼 또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알론소를 추월했다.

 베텔은 24랩에 피트인해 지연 없이 말끔하게 클리어, 이때에도 선두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웨버와 알론소 뒤에서는 마사(페라리)와 해밀턴(메르세데스)이 4위 포지션을 다퉜다. 해밀턴의 머신 상태는 비록 독일인 팀 동료의 것보다 괜찮아 보였지만 마사를 추월하는데 오랜 시간 애를 먹었다. 그런데 뜻밖의 기회가 생겼다. 최종 코너에서 사(페라리)가 피트 출구를 향해 표시된 흰 선 위를 지나면서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받은 것이다. 해밀턴의 레이스 엔지니어는 이 소식을 전하며 2008년 챔피언에게 공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잔뜩 화가 난 채 피트레인에 들어선 마사는 분을 참지 못하고 머신을 좌우로 크게 흔들며 패널티 결정에 항의하는 제스쳐를 나타냈다. 마사는 이후 페레즈(멕라렌) 뒤 8위에서 레이스를 계속했다.

 짓궂게도 해밀턴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때는 47랩. 발테리 보타스의 윌리암스 머신이 거칠게 미끄러지며 코스아웃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 직후 카메라에 타이어 데미지를 입은 해밀턴의 은색 머신이 잡혔다. 실버스톤의 악몽이 엄습한 것도 잠시, 알고보니 해밀턴과 보타스 사이에 발생한 접촉이 타이어 데미지의 원인이었다.

 보타스와 해밀턴 간에 발생한 사고로 보타스는 리타이어했고 해밀턴은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받았다. 해밀턴의 레이스는 패널티 이행 후 12위에서 계속되었다.

 그들의 사고가 다른 머신들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었을까? 아니면 세이프티 카 투입을 염두한 결정이었을까? 선두 베텔(레드불)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피트인했다. 그런데 피트크루가 준비를 갖춰놓지 않은 탓에 베텔의 피트스톱이 꽤 지체고 이 바람에  마크 웨버가 바로 뒤에서 피트박스가 비워지기를 기다리는 정체가 빚어졌다.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에 촉촉이 노면이 젖어가던 레이스 마지막 10랩, 선두 베텔(레드불)이 웨트 타이어로 전환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감안한 채 11위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까지 1바퀴 차이를 냈다.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고, 대로 그렇게 세바스찬 베텔이 브라질 GP에서 여유 있게 우승, 1953년 알베르토 아스카리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9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마크 웨버가 2위로 피니쉬해 레드불이 1-2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3위를 해 싱가포르 GP 이후 6경기 만에 시상대에 올랐다.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4위,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버그가 5위를 했으며 세르지오 페레즈가 멕라렌에서의 마지막 레이스를 6위로 완주, 내년이면 오랜 입었던 페라리 유니폼을 벗고 윌리암스 유니폼을 입는 펠리페 마사가 홈 라운드에서 7위를 했다. 그리고 자우바의 니코 훌켄버그가 8위,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9위, 내년이면 마크 웨버의 뒤를 이어 레드불 머신을 모는 토로 로소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10위를 했다.

 드라이버와 컨스트럭터 타이틀의 행방이 일찍이 결정난 뒤 귀추가 주목되었던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쉽 2위 경쟁에서는 메르세데스가 페라리의 역습을 6포인트 차로 막아냈다. 또, 줄스 비앙키가 귀도 반 데르 가르데를 억제하고 17위로 완주한 것으로 마루시아가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쉽 10위를 입수했다.

 이것으로 2013년 시즌은 막을 내렸다. V8 엔진과도 이제는 안녕. 기술 규정이 대폭적으로 변경되는 내년에는 V6 터보 엔진 시대가 열린다.

photo. Red bu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