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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Car?

별로 다르지 않다고? 천만에 “벤치마크의 도약” - 2013 Volkswagen Golf

7세대 골프와 발터 드 실바(Walter de Silva), 초대 골프와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

사진:폭스바겐

 ‘비틀’을 대신할 히든카드로 폭스바겐이 1974년에 처음 빼어든 ‘골프’는 이후 38년 동안 2,9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자동차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골프’가 7세대로 진화했다.

 ‘골프’를 세대별로 가지런히 열거해놓으면 한 지붕 아래의 포르쉐 911처럼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않으며 점진적으로 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터 드 실바의 Mk7 7세대에서도 그러한 기본 이념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만 전장이 56mm, 전폭이 13mm 커졌고 전고는 28mm 낮아졌다. 윈드스크린의 경사를 낮추고 앞차축을 43mm 전방으로 밀어내 선대보다 운동성이 강조된 외관을 가졌다. 0.27로 개선된 공기저항계수는 덤이다.

 6세대 골프는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올-뉴” 모델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5세대를 대폭 개량한 모델이었다. 하지만 7세대는 초석부터 새롭게 엔지니어링돼 더 이상 ‘PQ35’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새 ‘MQB’ 플랫폼을 사용한다. 경량이면서 고강성인 ‘MQB’ 플랫폼과 더불어 최대 40kg 가벼운 엔진, 최대 26kg 가벼운 구동계를 포함한 다방면에서 이룬 경량화로, 차체 크기가 커졌음에도 총 중량에서 최대 100kg이 가벼워졌다.

 7세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서스펜션이다. 축거가 길어지고 경량화가 이루어져, 전반적인 승차감이 개선되었고 운동성 또한 향상되었지만, 신형 ‘골프’는 의외의 선택으로 후륜 서스펜션으로 멀티-링크 외에 토션 빔도 사용한다. 대부분의 모델에 멀티-링크가 사용되지만 120마력 이하 모델은 상대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지지만 가벼운 토션 빔을 사용한다. 그 이유를 추측한다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 탓에 원가 절감과 부가적인 경량 효과가 있어, 가격 경쟁력이 절실하고 출력이 낮은 모델에 괜찮은 제안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세대에서 어댑티브 댐퍼와 함께 스로틀, 조향, 기어박스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셀렉션 시스템을 최초로 채용했다. 어댑티브 댐퍼는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셋팅별 체감 차이는 크지 않다.

 이번에도 ‘골프’의 엔진 라인업은 방대하다.(앞으로 추가될 유닛까지 고려한다면) 기존 유닛과 새롭게 개발된 유닛이 골고루 섞였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아이들 스톱/스타트와 제동 에너지 회생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갖췄다. 엔트리 엔진인 1.2 TSI가 85ps(84hp)와 105ps(103hp) 두 가지 출력을 발휘한다. 그 위로 올라가면 1.4 TSI가 나오는데, ‘EA211’로 불리는 이 터보 가솔린 엔진은 폭스바겐 그룹이 MQB 플랫폼의 등장에 맞춰 새롭게 개발한 유닛 중 하나로 기존 ‘EA111’형을 대신하며 122ps(120hp)와 140ps(138hp) 두 가지 출력을 발휘한다. 이 가운데 140ps 엔진에는 특정 저속구간에서 두 개의 실린더 활동을 중지시키는 정교한 ACT 가변 실린더 시스템이 채용돼 인상적인 평균 약 20.8km/L 연비와 112g/km에 불과한 탄소배출을 기록한다.

 160마력의 1.4리터 트윈차저 엔진은 이번 세대에서 사라졌다. 그러한 결정적 이유는 복잡한 설계 구조와 고비용 탓이다.

 1.6 TDI와 2.0 TDI로 구성된 디젤 라인업은 새로운 ‘EA288’ 패밀리 유닛을 사용한다. 1.6 TDI의 엔진 출력이 이전과 동일한 105ps(103hp)여서 자칫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데, 실은 소폭 개량되었다. 2.0 TDI는 배기부가 개량되어 150ps(148hp)로 이전보다 10마력 늘어났다. 105ps 디젤 모델의 연비는 평균 약 26.3km/L. 비록 아직 출시되진 않았지만, 연료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화된 패키징을 갖추는 ‘블루모션’에서 1.6 TDI는 인상적인 평균 약 31.25km/L 연비를 기록한다. 하이브리드 대표 모델 ‘토요타 프리우스’보다 뛰어난 연비다.



 실내 공간이 한층 안락해졌다. 59mm 연장된 축거 2,637mm가 뒷좌석 다리공간을 15mm 키웠다. 또한 실내 폭이 넓어져 30mm 어깨공간이 넓어졌다. 트렁크 공간은 30리터 확대돼 이제 380리터에 이르고, 트렁크 룸 입구도 커져 접근이 수월해지다보니 실용적인 부분에서 개선된 면이 크게 부각된다.

 ‘골프’의 강점인 조립 품질은 이번에도 흠잡을 구석이 없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 상급 세단에서 가져온 듯한 세련된 대시보드가 운전자에게 더 편향적이 되었고 스타일도 세련되어져, 정직한 외관에서 받았던 “계산적이다”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이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잊혀진다. 하지만 아우디 A3와 비교하면 세련됨이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 대부분의 표면에 상대적으로 값비싼 소프트-터치 플라스틱을 덮었다. 버튼의 터치감과 적당히 무게가 느껴지는 조작감이 훌륭하다. 이러한 디테일은 따라올 자가 없다. 핸드 브레이크가 스위치 타입으로 바뀐 덕에 센터콘솔 주변이 훨씬 깔끔해졌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그래픽이 놀랍도록 분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메뉴를 다루기에도 쉬운 8인치 터치 스크린을 동반한다.(기본사양에는 5인치가 달리지만, 역시 터치스크린이다.) 센터페시아가 전체적으로 운전석을 향해 비틀려있어 더욱 다루기 쉽다. 폭넓게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드라이빙 포지션에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꺼운 C필러가 후진 주차에 방해가 될 것 같다고? 초대부터 ‘골프’의 상징으로 유지되어온 두꺼운 C필러는 어설픈 주차실력에 좋은 변명거리가 될 만큼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360도 모두 가시성이 좋다. 전고가 낮아져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흠. 장거리가 아니라면 뒷좌석 시트에 성인 3명이 앉기에도 무리가 없다.

 절연처리가 충분히 이루어져 있어 주행시 타이어와 서스펜션, 사이드 미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거의 캐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일체 들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라이벌을 웃도는 정숙함이 깊은 인상을 준다. 선대와 비교해 거동이 가볍고 민첩하며, 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서스펜션이 쾌적한 승차감과 뛰어난 차체 제어력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다. 스티어링이 살짝 가벼워진 느낌이지만 무게감이 적당하다. 주차를 할 때와 같은 저속에서도 기동성이 뛰어나다.

 도로 위에서 7세대 ‘골프’는 포드 포커스보다 스포티함이 덜하다. 포커스 역시 소프트-터치 플라스틱 대시보드와 광범위한 엔진 라인업, 세련된 파워트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의 쾌적함과 세련미, 조립 품질에 맞설 수 있는 상대가 되진 못한다. 

 ‘골프’는 가격면에서 포드 포커스와 아우디 A3 사이에 놓인다. 따라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일순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러한 부류의 사람이라면 이미 많은 사람이 홀린 ‘골프’의 매력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대와 같은 매력을 모두 갖고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새로워져 한 단계 더 진일보까지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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