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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16차전 한국 GP 레이스 - 레드불 1-2, 베텔이 여유롭게 챔피언십 선두에

사진:Getty

 5.615km 길이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시즌 16차전 한국 GP에서 세바스찬 베텔이 3연승을 차지하고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에 등극했다. 마크 웨버가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3위 포지션에 단단히 묶는 뛰어난 페이스로 2위로 피니시해 레드불의 1-2를 달성했으나, 팀 메이트의 챔피언십 경쟁을 도우려 페이스를 조절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 같다.

 올해 한국 GP는 여러모로 화제 속에 시작되었다. 최근 두 경기에서 2연승을 하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4점 차까지 따라잡은 세바스찬 베텔에 의해 페르난도 알론소가 차지하고 있는 챔피언십 리드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과, 스타팅 그리드의 톱5가 드라이버 챔피언십 순위 5위권 드라이버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스타팅 그리드의 맨 선단은 레드불 듀오에 의해 점령되었다. 라이벌 해밀턴이 “가공할만한 페이스”라고 혀를 내두른 레드불 머신 중에서도 폴에 선 것은 마크 웨버의 ‘RB8’이었으며, 그리드 두 번째 열에 루이스 해밀턴(멕라렌)과 챔피언십 선두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나란히 했고 그 뒤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과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그리드를 채웠다. 젠슨 버튼(멕라렌)은 예선에서 11위를 했다. Q3에서 다니엘 리카르도의 토로 로소 머신이 기어박스 고장으로 트랙 외곽에 멈춰서 발령된 황색기에 풀 스로틀을 당길 수 없었기 때문.

 문제의 황색기를 불러들인 다니엘 리카르도는 예선에서 16위를 했다. 하지만 기어박스를 교체하면서 패널티를 받아 5그리드가 강등되었고, 21위를 한 마루시아의 샤를 픽은 엔진 교체로 10그리드가 강등되었다.

 피렐리가 한국 GP에 투입한 타이어는 모나코와 캐나다, 싱가포르 때와 같은 붉은 슈퍼소프트와 노란 소프트 컴파운드 조합. 피렐리의 전망에 따르면 두 타이어는 1랩에 0.5초 가량 기록 차가 난다.


 15시에 시작된 레이스에서 먼저 첫 번째 코너를 돌아나간 건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었다. 폴 주자였던 마크 웨버는 평소 약점이었던 스타트를 나름 순탄하게 끊었지만 그리드 위치가 코너 외측에 있었기 때문에 1위 포지션을 팀 메이트에게 양도할 수 밖에 없었다. 알론소(페라리)와 해밀턴(멕라렌)이 레드불 듀오 바로 뒤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백 스트레이트를 먼저 통과한 것은 알론소. 해밀턴(멕라렌)은 마사(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과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턴3를 돌아나갔다.

 1km가 넘는 롱 스트레이트가 끝나는 턴3 제동 구간에서 젠슨 버튼(멕라렌)이 카무이 코바야시의 자우바 머신과 충돌해 바퀴가 꺾이는 중상을 입고 리타이어했다. 명백한 불운의 연속이다. 프론트 윙과 타이어에 큰 데미지를 입은 코바야시는 피트스톱 후 레이스를 재개했으며, 지난 스즈카에서와 비슷한 광경으로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오프닝 랩을 마치지 못하고 백 스트레이트에서 머신에서 내렸다.

 베텔(레드불), 웨버(레드불), 알론소(페라리), 해밀턴(멕라렌), 마사(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그로장(로터스), 페레즈(자우바),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차례로 DRS를 사용할 수 있는 3랩에 진입했다. 그리드 패널티를 받아 21위로 출발한 리카르도가 오프닝 랩에서 15위로 점프했다.

 5랩에 베텔이 최속 랩 타임을 기록하며 1.3초로 리드를 벌려갔다. 로스버그의 머신을 처리하느라 한동안 금지되었던 DRS 사용이 9랩에 도달했을 때 풀렸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그로장(로터스), 페레즈(자우바)가 수 랩에 걸쳐 7위 다툼을 계속했다. 그로장과 페레즈 두 사람이 추월하기에 포스인디아 머신의 페이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뒤에서는 또 다른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폴 디 레스타가 베르뉴(토로 로소), 리카르도(토로 로소), 세나(윌리암스)를 11위권에 묶어두었다.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슈퍼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한 14랩에 훌켄버그(포스인디아)와 그로장(로터스)도 피트인 했다. 그로장은 여기서 추월을 꾀했지만 훌켄버그가 근소하게 먼저 피트레인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마크 웨버(레드불), 마사(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도 피트인해 모두 슈퍼소프트에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앞서 3.0초 만에 피트박스를 떠난 해밀턴이 선택한 타이어도 소프트였다. 이번 레이스에서도 라이벌들보다 첫 번째 스틴트를 늘린 베텔이 알론소와 같이 피트인해 각각 1위와 4위로 대열에 귀환했다. 알론소(페라리)는 페라리 엔진 커스토머 페레즈와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트랙에 뛰어들어 턴3에서 추월에 성공, 페레즈 뒤를 달리던 해밀턴(멕라렌)도 오래 걸리지 않아 추월에 성공하고 선두권을 향해 박차를 가했다.

 베텔(레드불)의 리드가 4.1초로 벌어진 17랩, 2위는 웨버(레드불)였고 3위는 베텔로부터 7.9초 벌어진 알론소(페라리)였다. 코바야시(자우바)가 끝내 18랩에 리타이어했다. 같은 시각 HRT의 페드로 데 라 로사도 리타이어했다.

 알론소에 1초, 베텔에게 1.3초 랩 타임이 느린 해밀턴(멕라렌)이 DRS 구간이기도 한 백 스트레이트에서 마사(페라리)에게 4위 포지션을 내줬다. 해밀턴의 퍼포먼스는 분명 이상이 있는 것이었는데, 프론트 윙에 손상이 있어 다운포스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의심되었다. 마사에게 추월을 당한 후, 이번에는 라이코넨(로터스)에게 압박을 받던 해밀턴이 23랩 턴3에서 방어에 성공했다. 24랩 턴3에서 끝내 추월 당했으나 곧바로 KERS로 반격해 턴4 내측으로 침투, 포지션을 빼앗긴지 몇 초 뒤 탈환해냈다.

 그러나 해밀턴은 27랩에 예상치 못한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이번 주말에 예상된 2스톱 전략에서 벗어난 3스톱 전략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행보로, 멕라렌의 피트크루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버벅대며 피트에서의 시간을 연장시켰다.

 21랩에 2위 웨버(레드불)로부터 3초 뒤에 있던 알론소(페라리)가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며 2초대로 갭을 좁혔다. 그러나 알론소가 페이스를 올리자 웨버도 페이스를 올리더니 최속 랩 타임을 갈아치우며 간격을 유지했다.

 총 55랩의 레이스가 중반을 지났을 때에도 훌켄버그(포스인디아)와 그로장(로터스)의 순위 다툼은 계속되었다. 7위 그로장은 결국 먼저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해 다시 한 번 소프트에서 소프트로 타이어를 교체했다. 곧이어 훌켄버그가 타이어를 교체하자 뒤따라 붙은 그로장이 그의 타이어에 열이 오르기 전에 먼저 안쪽 라인을 잡고 턴3를 탈출, 고대하던 추월에 성공했다.

 40랩, 그로장의 공격을 턴3에서 성공적으로 방어한 해밀턴(멕라렌)이 뒤에서 기회를 엿보다 과감하게 턴4 외측을 공략한 훌켄버그(포스인디아)에게 6위 포지션을 내주었다. 48랩에 베텔의 리드는 여전히 10초대. 그러나 타이어 마모 상태를 우려해 레이스 종료를 7랩 가량 남겨두고 페이스 조절에 들어갔다. 동시에 알론소도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마치 스카프를 흩날리듯 인공잔디를 머신에 매달고 서서히 석양이 드리우는 트랙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타이어 조각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받은 F1 머신의 특성상 스피드가 크게 감소한 해밀턴은 11위 페레즈(자우바)에 고작 0.3초 먼저 체커기를 받아 10위 포지션을 간신히 지켜내고 챔피언십 포인트 1점을 사수했다.

 레드불의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이 결국 3경기 연속 우승을 달성하고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를 알론소의 손에서 빼앗는데 성공했다. 마크 웨버가 2위로 피니시해 레드불이 또 한 번 1-2 피니시를 달성,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3위로 시상대에 함께 했으나 이제 그는 더 이상 챔피언십 리더가 아니다. 한국에서 새롭게 쓰여진 드라이버 챔피언십 순위는 베텔이 215점으로 1위, 알론소가 209점으로 2위, 키미 라이코넨이 167점으로 3위다.

 비록 시상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키미 라이코넨(로터스)과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를 따돌리고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4위를 해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로맹 그로장(로터스)이 아무런 트러블도 일으키지 않고 7위, 토로 로소의 장-에릭 베르뉴가 8위, 21위에서 출발한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가 루이스 해밀턴을 저지하고 9위를 했다.

 시즌 17차전 그랑프리는 2주 뒤 인도에서 열린다. 경기 일정은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6차전 한국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세바스찬 베텔 215 1 레드불 367
2▼페르난도 알론소 209 2 페라리 290
3키미 라이코넨 167 3 멕라렌 284
4루이스 해밀턴 153 4 로터스 255
5마크 웨버 152 5 메르세데스 136
6젠슨 버튼 131 6 자우바 116
7니코 로스버그 93 7 포스인디아 89
8로맹 그로장 88 8 윌리암스 58
9펠리페 마사 81 9 토로 로소 21
10세르지오 페레즈 6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