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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12차전 벨기에 GP 결승 레이스 - 버튼, 여유있게 폴-투-윈!

(최종수정 2012년 9월 3일 02시 28분)

사진:GEPA

 7.004km 길이의 스파-프랑코샹 서킷을 44바퀴 질주하는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12차전 벨기에 GP 결승 레이스가 9월 2일 개막했다.

 전날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잡은 드라이버는 멕라렌의 젠슨 버튼. 2009년 모나코 GP 이래 처음으로 획득한 이 폴 포지션은 한편으로 멕라렌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획득한 것이기도 했다. 스타팅 그리드에서 버튼의 옆자리는 일본인 드라이버 사상 두 번째로 2위 그리드를 획득한 자우바의 카무이 코바야시가 차지해 프론트-로우를 채웠다.

 예선에서 3위를 한 것은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였지만, 진로 방해로 패널티를 받는 바람에 3계단 물러나면서 이른 바 ‘스파 마스터’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3번째 그리드를 손에 넣었고, 자우바의 세르지오 페레즈가 1열 앞으로 전진한 4그리드에서 스타트했다. 레드불의 마크 웨버는 예선 7위를 했으나 기어박스 교체로 5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아 12번째로 출발했다.

 피렐리가 이번에 준비한 타이어 컴파운드는 미디엄과 하드. 레이스 당일 톱10이 착용한 타이어는 모두 미디엄이었다.


 포메이션 랩을 마치고 스타팅 그리드에 재집합한 대열 맨 앞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주범은 카무이 코바야시. 자우바 머신의 뜨겁게 달아오른 브레이크에서 피어난 연기였다. 마지막 24번째 머신까지 제 그리드에 정렬하자 신호가 바뀌었다. 신호가 바뀜과 동시에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가 점프 스타트(부정 출발)를 해 6번째 그리드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2위로 튀어나갔다.

 말도나도를 지켜볼 틈도 없이, 스로틀 완화를 피하기 위해 공간을 찾아 트랙 반대편으로 라인을 옮긴 로맹 그로장의 로터스 머신 뒷바퀴가 트랙 외곽 잔디를 향해 압박 당한 루이스 해밀턴의 멕라렌 머신 앞바퀴와 충돌하며 해밀턴과 그로장이 턴1을 채 통과하지도 못하고 머신을 대파시키며 리타이어, 페레즈(자우바)를 밟고 날아오른 그로장의 머신을 피하지 못한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도 머신을 크게 파손시켜 레이스를 속행할 수 없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인상적인 페이스를 과시했던 페레즈가 리타이어한 가운데 그의 자우바 팀 메이트 카무이 코바야시마저 사고에 연루되었다. 비록 코바야시는 리타이어에 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머신이 데미지를 입어 새로운 윙으로 교체 받았다. 

 노면 위에 각종 머신들에서 떨어져나온 파편들이 넓게 흩어져있어 세이프티 카가 출동한 와중에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펑크가 났는지 피트스톱을 했다. 4랩이 되어 레이스가 재개되었다. 다시금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레이스에서는 버튼(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슈마허(메르세데스)가 차례로 턴1을 돌아나갔다.

 점프 스타트에 대한 심의를 받고 있던 윌리암스의 패스터 말도나도가 크게 파손된 프론트 윙을 간신히 매단 채 트랙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분명한 것은 레이스를 계속하기 힘들어 보였다. 같은 시각, 오프닝 랩 턴1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고에 대한 심의가 레이스 후에 이루어진다는 통보가 나왔다.

 7랩, 선두 젠슨 버튼(멕라렌)을 쫓아 3.6초 뒤에서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2위를 달렸다. 베텔(레드불)이 최종 시케인에서 마사(페라리)를 추월하고 10위로 부상, 9위 웨버(레드불)가 세나의 포지션을 공격하지만 윌리암스의 직선 스피드가 더 뛰어나 추월에 성공하지 못했다. 베텔이 팀 메이트 웨버를 추월하고 윌리암스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직선구간에서 슬립스트림을 타며 세나 머신의 뒤꽁무니에 바짝 달라붙었지만, 추월을 위해 라인을 바꾸자마자 다시 간격이 벌어져 실패하고 만다.

 반면 오프닝 랩에서 발생한 사고로 좋은 기회를 잡은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는 보란 듯이 위협적인 직선 스피드로 턴5 바깥으로 라이코넨을 추월했다. 12랩에 라이코넨(로터스), 웨버(레드불)가 타이어를 교체하고 각각 10위와 13위로 귀환했다. 두 사람은 하드 타이어로 교체했다.

 세나(윌리암스)를 추월하기위해 안간힘을 쓰던 베텔이 16랩 최종 시케인에서 현란하게 라인을 그리며 간신히 추월에 성공했다. 15랩에 라이코넨에게 6위 포지션을 압박 받던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DRS를 이용한 공격에 결국 추월을 허용하고 만다. 같은 15랩에 베텔은 이번 벨기에 GP DRS 구간이기도 한 케멜(Kemmel) 스트레이트에서 베르뉴(토로 로소)를 추월하고 톱3에 진입했다. 톱3 버튼(멕라렌), 슈마허(메르세데스), 베텔(레드불)은 이때까지 피트스톱을 실시하지 않았다.

 트랙 못지않게 긴박감이 넘치는 피트에서 막 피트박스를 떠난 케이터햄의 헤이키 코바라이넨이 피트박스로 들어오던 HRT의 나레인 카티케얀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크루들은 사고에 휘말리지 않아 큰 사고로 확대되지 않았다. 20랩 최종 시케인을 향해 크게 록-업을 일으키며 베텔(레드불)과 사이드-바이-사이드로 진입해 과감하면서도 노련하게 레드불 머신을 압박한 슈마허가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 홈 스트레이트가 아니라 피트레인으로 빨려 들어갔다.

 21랩, 레이스 선두 젠슨 버튼(멕라렌)이 처음으로 피트인해 하드 타이어로 교체했다. 고작 2.6초만에 피트스톱을 마친 버튼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레이스를 리드했다. 22랩에는 원-스톱을 계획한 베텔이 피트인해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6위로 복귀했다. 

 25랩에 최속 타임을 기록한 베텔이 마사(페라리)를 추월하고 5위로 부상했다.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는 25랩에 3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오프닝 랩에서 발생한 사고에 큰 데미지를 입었던 코바야시의 머신에는 아직 사고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28랩에는 훌켄버그와 웨버가 피트인, 29랩에 라이코넨이 3.2초의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치고 하드에서 또 다른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트랙에 복귀했다.

 피트스톱 바람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레이스에서 야금야금 전진하던 베텔(레드불)이 어느덧 2위가 되었고, 32랩에 오루즈에서 대담하게 슈마허를 추월한 라이코넨(로터스)이 3위를 달렸다. 이때 당시 라이코넨과 2위 베텔 사이에는 15.2초라는 큰 갭이 있었다. 평소답지 않게 라이코넨과 마주했을 때 오루즈에서 스로틀을 완화시켰던 슈마허가 곧 36랩에 피트스톱해 미디엄 타이어를 착용했다. 같은 시각 케멜 스트레이트가 종료되는 턴5에서는 마사(페라리)가 웨버를 추월하고 5위로 부상했다.

 레이스 종료까지 7랩을 남겨두고 선두 버튼(멕라렌)과 2위 베텔(레드불) 사이에 14초라는 갭이 존재했다. 그로부터 13.8초 뒤에는 라이코넨(로터스)이 따라왔다. 레이스 종료 4랩 전, 버튼의 리드는 13.1초로 밖에 줄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12차전 벨기에 GP 결승 레이스는 젠슨 버튼의 여유있는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10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버튼과 마찬가지로 1스톱 전략을 구사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기대이상(?)의 레이스로 2위로 체커기를 받아 환하게 미소지었고,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3위로 피니시해 올 시즌 6번째 포디엄 입상을 달성했다. 젠슨 버튼이 우승한 것은 올해 개막전 호주 GP 이후 꽤 오랜만의 영광이며, 폴-투-윈은 2009년 모나코 GP 이래 처음이다.

 라이코넨 뒤로는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 펠리페 마사(페라리), 마크 웨버(레드불)가 4위부터 6위를,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기념비적인 300번째 그랑프리를 7위로 마쳤으며, 장-에릭 베르뉴와 다니엘 리카르도가 토로 로소의 더블 포인트를 달성, 폴 디 레스타가 마지막 10위로 들어와 포스인디아에게 더블 포인트를 안겼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이번 레이스에서 리타이어했지만 챔피언십 리더는 여전히 알론소다. 다만 챔피언십 2위는 마크 웨버를 끌어내린 세바스찬 베텔이 입수했다. 만약 다음 레이스에서 마저 알론소가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베텔이 우승하게 된다면 그때는 챔피언십 리더가 바뀐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3차전 경기는 바로 다음 주 이탈리아 몬자에서 계속된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

1

2차전 벨기에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 페르난도 알론소 164 1 레드불 272
2▲세바스찬 베텔 140 2 멕라렌 218
3▼마크 웨버 132 3 로터스 207
4▲키미 라이코넨 131 4 페라리 199
5 ▼루이스 해밀턴 117 5 메르세데스 112
6 ▲젠슨 버튼 101 6 자우바 80
7 ▼니코 로스버그 77 7 ▲포스인디아 59
8 로맹 그로장 76 8 ▼윌리암스 53
9 세르지오 페레즈 47 9 토로 로소 12
10 ▲미하엘 슈마허 35 10 케이터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