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TORSPORT

[2012 F1] 5차전 스페인 GP 결승 레이스 - 말도나도 우승! 능숙하게 알론소 저지하고

사진:
GEPA/로이터

 2012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 시즌 5차전 스페인 GP에서 윌리암스 드라이버 패스터 말도나도가 우승했다. 또 다른 새로운 인물 말도나도가 우승한 것으로, 다섯 차례의 레이스에서 서로 다른 다섯 명의 드라이버가 우승하는 진귀한 기록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가상 시나리오가 결국 현실이 되었다.

 파란만장했던 토요일 예선에서는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이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그러나 연료 샘플 확보를 위해 Q3를 마친 직후 피트에 자력으로 돌아오지 않고 트랙에 머신을 정차시켰던 해밀턴의 예선 결과는 안타깝게도 스튜어드의 심의를 거쳐 박탈되었고, 이날 레이스에서 해밀턴은 맨 앞이 아니라 맨 뒤에서 출발해야했다.

 그 바람에 예선 2위 패스터 말도나도가 F1 커리어 최초로 폴 시터로써 레이스를 맞이했다. 말도나도의 푸른 머신 옆으로 오랜만에 붉은 페라리가 페르난도 알론소에 의해 그리드 선단에 나란히 했으며 바로 뒤에서 로만 그로장과 키미 라이코넨 로터스 듀오가 대열을 이어갔다. 예선에서 107% 룰을 통과하지 못했던 HRT의 나레인 카티케얀은 프랙티스에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스튜어드로부터 레이스 출전권을 지급 받았다.


 4.655km 길이의 카탈루냐 서킷을 총 66바퀴 주회하는 레이스가 한국시간으로 13일 21시에 막이 올랐다. 폴 시터였지만 턴1을 기준으로 봤을 땐 위치상 외측에 있었던 말도나도(윌리암스)가 알론소(페라리)를 트랙 안쪽으로 바짝 몰아붙이며 턴1을 향했다. 그러나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었던 알론소가 가장 먼저 턴1을 접수하고 턴2와 턴3를 가장 빠르게 질주, 약간의 갭을 두고 말도나도가 2위, 라이코넨이 3위를 이었다. 이번에도 뛰어난 스타트를 보인 메르세데스에서는 7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니코 로스버그가 4위를 접수했고, 24번째로 출발한 해밀턴(멕라렌)은 19위로 포지션을 올렸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키미 라이코넨(로터스),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로만 그로장(로터스),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젠슨 버튼(멕라렌),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가 톱10으로 오프닝 랩을 완료했고, 타이어 펑크로 유일하게 피트로 들어갔던 자우바의 세르지오 페레즈가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트랙에 복귀했다.

 알론소(페라리)와 말도나도(윌리암스)가 비등한 페이스로 질주한다면, 라이코넨(로터스)은 둘보다 0.4초가 느렸다. 4위 로스버그와 리더 알론소 사이에는 7초의 갭이 있었다. 레드불의 마크 웨버가 매우 이른 7랩에 새 하드 타이어로 교체했다. 8랩에는 베텔이 3.6초의 피트스톱에서 하드 타이어를 신고 복귀했다. 이어 10랩부터 피트스톱 행렬이 시작됐다. 이때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버그와 로터스의 로만 그로장 만큼은 하드 타이어가 아니라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11랩, 리더 페르난도 알론소에 이어 말도나도와 라이코넨도 피트인했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계속해서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는 13랩,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와 브루노 세나(윌리암스)의 충돌사고로 어수선해진다. 리플레이 화면에 잡힌 슈마허는 DRS 구간인 피트 스트레이트를 빠른 속도로 지나 맞닥뜨린 턴1 브레이킹 존에서 세나를 추월하려 방향전환을 시도하다 타이밍을 놓치고 세나의 ‘FW34’ 뒷면에 충돌해 그대로 그라벨에 빠졌다. 이 사고로 슈마허와 세나 모두 리타이어했다.

 2회 피트스톱 전략을 구사한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타이밍을 늦춰 15랩에 처음으로 피트인했다. 그런데 타이어 교체를 마치고 피트를 막 떠나려던 해밀턴의 머신이 난데없이 크게 들썩였고, 이 바람에 피트박스를 떠나는데 지연이 발생했다. 멕라렌에겐 아직 피트스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게 확실해보인다.

 12랩 턴1에서 브루노 세나 안쪽에 머리를 넣었다 프론트 윙이 깨졌던 로만 그로장(로터스)이 팀 메이트 라이코넨에 12초차 4위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뭔가 문제가 있는지 속속 추월을 허용하던 마크 웨버(레드불)가 피트인해 새 노우즈로 교체 받은 뒤 19랩 섹터2에서 최속을 기록했다.

 20랩, 말도나도가 리더 알론소와의 갭을 야금야금 1.7초까지 좁혔다. 25랩에 또 다른 하드 타이어로 교체한 말도나도(윌리암스)가 트래픽이 전혀 없는 트랙에서 페이스를 바짝 올려 섹터2 최속을 기록,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피트인한 알론소가 제한속도를 지키며 피트레인을 빠져나오는 동안 피트 스트레이트를 전속력으로 통과해 턴1을 선두를 탈환해 돌아나갔다. 이제 레이스는 말도나도의 리드 속에 알론소가 2위가 되었다. 

 불운의 연속 해밀턴(멕라렌)이 마사(페라리)를 추월하려하지만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베텔(레드불)은 어렵지 않게 버튼(멕라렌)을 추월하고 로스버그(메르세데스)를 향한 추격에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황색기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마사와 베텔에게 드라이브-스루 패널티가 떨어져 해밀턴이 처음으로 행운을 경험했다.

 베텔이 31랩에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마치고 훌켄버그(포스인디아)와 웨버(레드불) 앞 9위로 트랙에 귀환했다. 턴5에서 코바야시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공격적인 어택으로 버튼(멕라렌)을 추월하고 6위로 포지션을 올려 로스버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38랩에 베텔이 고전하는 버튼의 턴1 외측으로 스무스하게 추월에 성공하고 7위로 포지션을 올렸다. 한편, 선두 말도나도(윌리암스)가 타이어 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알론소(페라리)가 38랩에 5.6초, 39랩에 5.2초로 서서히 갭을 좁혀갔다. 

 40랩, 피트스톱을 마친 페레즈(자우바)가 갑자기 턴12에 머신을 정차시키더니 콕핏에서 내려 리타이어했다.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방금 전 피트스톱에서 있었던 타이어 교체 트러블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42랩에 레이스 선두 말도나도가 마지막 세 번째 피트스톱에 들어갔다. 그런데 타이어 교체에 그만 지연이 발생해 6초가 걸리고 말았다. 말도나도의 피트인으로 레이스는 다시 알론소가 리드하게 되었지만 44랩에는 알론소가 피트인하면서 아직 한 차례의 피트스톱을 남겨두고 있던 라이코넨이 리드를 넘겨받았고, 말도나도가 2위가 되었다.

 차례로 라이코넨을 추월한 말도나도와 알론소가 다시 1, 2위가 된 후, 둘의 갭이 현격하게 좁혀졌다. 레이스 종료를 17랩 남겨두고 둘의 갭은 고작 1.4초. 그 사이 49랩에 피트스톱을 마친 라이코넨이 3위로 코스복귀했다. 말도나도와 3위 라이코넨의 갭은 20초 즈음되었지만, 페이스는 나쁘지 않아 포디엄 피니시가 기대됐다. 


 타이어의 급격한 마모를 우려한 말도나도(윌리암스)는 계속해서 레이스를 선도하면서도 적절히 페이스를 조절해나갔다. 그 시각 뒤에서는 7위 루이스 해밀턴이 멕라렌 팀 메이트 젠슨 버튼으로부터 1초차 추월 압박을 받는다. 해밀턴의 앞 6위에는 코바야시(자우바)가 있었지만 추월을 노리기엔 너무 멀었다.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를 끈질기게 압박하던 코바야시(자우바)가 결국 61랩 턴10에서 로스버그의 5위 포지션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뒤에서는 베텔(레드불)이 버튼(멕라렌)을 추월하고 8위로 올라섰다.

 레이스 종료에 다다를수록 알론소가 점점 뒤로 쳐졌다. 61랩에 말도나도를 1.7초차로 쫓던 알론소는 63랩에 2.3초차로 쳐졌다. 알론소가 접지력을 찾는 동안 3위 라이코넨이 두 자릿수 갭을 레이스 종료 3랩을 남겨두고 7.8초로 좁혔다. 같은 시각,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은 DRS의 도움을 받아 해밀턴을 공략, 추월에 성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타이어와 씨름하던 로스버그(메르세데스)를 65랩 턴8에서 추월하고 6위에 올랐다. 

 예측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시즌 5차전 스페인 GP 우승의 주인공은 결국 패스터 말도나도가 되었다. 프랭크 윌리암스에게 이보다 좋은 70번째 생일 선물이 있을까? F1에서 최초로 우승한 베네수엘라인 패스터 말도나도의 활약으로 윌리암스는 2004년 브라질 GP 이래 첫 레이스 우승의 감격에 벅차올랐다. 우승을 거의 손에 넣었던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는 끝까지 추격을 늦추지 않았던 라이코넨을 피니시 라인에서 간발의 0.6초차로 저지하고 2위로 피니시, 3위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은 복귀 첫 해 다섯 경기만에 두 번째 포디엄 입상에 성공했다. 말도나도와 3.8초차로.

 로만 그로장은 비록 포디엄 피니시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포디엄 입상자들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갭 14.7초차로 4위를 했다. 이후부터는 1분 이상의 갭으로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가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을 억제하고 5위, 최종 랩 최종 코너까지 해밀턴과 치열하게 다툰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7위,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8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팀 메이트에 이어 젠슨 버튼(멕라렌)이 9위,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가 마지막 포인트를 접수했다. 

 이번 레이스 결과로 베텔과 알론소가 61점 동점으로 드라이버 챔피언십 공동 1위, 루이스 해밀턴이 8점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시즌 6차전 그랑프리는 모나코로 향한다. 한국시간으로 5월 24일 17시에 1차 프랙티스부터 시작되는 일정은 27일에 막을 내린다.

2012 F1 5차전 스페인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위 세바스찬 베텔 61 1위 레드불 109

▲페르난도 알론소 61 2위 멕라렌 98
3위 ▲루이스 해밀턴 53 3위 로터스 84
4위 ▲키미 라이코넨 49 4위 페라리 63
5위 ▼마크 웨버 48 5위 메르세데스 43
6위 ▼젠슨 버튼 45 6위 ▲윌리암스 43
7위 ▼니코 로스버그 41 7위 ▼자우바 41
8위 로만 그로장 35 8위 포스인디아 18
9위 ▲패스터 말도나도 29 9위 토로 로소 6
10위 ▼세르지오 페레즈 22 10위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