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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1 F1] 13차전 이탈리아 GP 결승 레이스 - 베텔, 몬자마저 제패

사진:레드불


 2011 F1 시즌 13차전 이탈리아 GP가 길이 5.793km ‘속도의 신전’ 몬자 서킷에서 펼쳐졌다. 

 총 53랩을 돌아야하는 306.720km 대장정에 앞서 포메이션 랩을 통해 타이어와 브레이크 예열을 마친 24대의 머신이 정렬한 스타팅 그리드에는 전날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획득한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어김없이 맨 앞에 섰다. 베텔의 시즌 10번째 폴 스타트를 0.5초차로 저지하는데 실패한 루이스 해밀턴과 그의 멕라렌 팀 메이트 젠슨 버튼이 베텔의 옆과 뒤 2, 3그리드에, 티포시(Tifosi)의 열띤 성원 속에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4그리드에 나란히 했다.

 트랙온도 41도, 기온 29도 아래 한국시간으로 11일 21시에 시작된 레이스는 초반,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해밀턴을 피해 피트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앞으로 치고나가면서 턴1을 앞에 두고 베텔, 해밀턴, 알론소 세 대의 머신이 사이드-바이-사이드를 형성했다. 놀랍게도 턴1에서의 승자는 내측 라인을 선점한 알론소(페라리)로, 알론소가 가장 먼저 턴3를 향해 달려갔다. 2위와 3위는 베텔(레드불), 해밀턴(멕라렌)이었지만 곧 8그리드에서 출발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가 해밀턴으로부터 3위 포지션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3그리드에서 출발했던 버튼(멕라렌)은 6위로 추락, 마사(페라리)는 5위로 한 계단 부상했다.



 그런데 서로 먼저 통과하려는 머신들로 정체가 빚어진 역동적으로 굽이진 턴1을 향해 갑자기 비탄토니오 리우치의 HRT 머신이 크게 스핀을 일으키며 돌진했다. 후미에서 추월을 시도하며 몸싸움을 벌이다 잔디를 밟고 미끄러진 리우치의 머신이 갑자기 날아들면서 비탈리 페트로프(르노), 슈마허의 메르세데스GP 팀 메이트 로스버그가 큰 타격을 입어 리타이어를 강요받았다. 리우치도 리타이어를 거부할 순 없었다.

 이 사고로 출동한 SLS AMG 세이프티 카가 4랩에 빠지면서 재개된 레이스는 여전히 알론소의 리드인 채였지만, 끊임없이 추월을 노리던 베텔이 5랩 턴3에서 열악한 공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잔디를 밟으며 위협적으로 공격한 끝에 두 번째 시케인에서 알론소를 추월하고 레이스 리드를 되찾았다. 그러는 사이, 턴1에서는 마사(페라리)의 뒷타이어에 충돌한 웨버(웨버)의 프론트 윙이 크게 깨졌고, 그 충격으로 마사가 스핀했다.





 다행히도 웨버는 레이스를 속행할 수 있었지만 얼마못가 파손된 프론트 윙이 머신 아래로 빨려들어가는 바람에 파라볼리카(Parabolica)에서 배리어에 충돌하는 참변을 피하지 못하고 조기에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스타트 직후 2위 포지션을 빼앗긴 해밀턴(멕라렌)은 3위 슈마허를 추월하기 위해 분주하게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그리드 최강의 직선 가속력을 자랑하는 ‘MGP-W02’를 모는 7회 월드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는 해밀턴의 바람을 쉽게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 스파에서처럼 DRS 사용 허가가 떨어진 뒤에도 해밀턴은 슈마허를 추월하지 못했다. 메르세데스GP 머신이 DRS가 소용 없을 정도로 빠른 것이다. 베텔(레드불)과 2위 알론소(페라리)의 갭이 7랩에 2.8초로 벌어졌다. 웨버와의 사고로 크게 포지션이 추락했던 마사는 10랩 턴1에서 윌리암스의 말도나도를 추월하고 6위로 포지션을 올렸다.

 애를 태우던 해밀턴이 13랩 턴1에서 가까스로 슈마허를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해밀턴의 환희는 금세 탄식으로 바뀌었다. 해밀턴의 힘겨웠던 추월을 비웃듯 슈마허가 곧바로 슬립스트림을 이용해 손쉽게 해밀턴에게서 포지션을 되돌려받은 것이다. 그런데 슈마허를 추월하기만을 고대하며 해밀턴의 뒤를 바짝 쫓던 젠슨 버튼(멕라렌)이 잔디를 밟는 위험을 감수하다 페이스를 놓친 해밀턴을 뺀데 이어 슈마허마저 단 한번에 추월하고선 3위로 부상했다.





 한 차례의 피트스톱 바람이 지나간 뒤 톱10은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버튼(멕라렌), 슈마허(메르세데스GP), 해밀턴(멕라렌), 페레즈(자우바), 마사(페라리),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알구에수아리(토로 로소), 말도나도(윌리암스) 순이 되었다. 자우바의 페레즈는 1스톱 전략을 구사할 작정인지 피트스톱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잘 달리던 페레즈가 코바야시에 이어 레이스를 끝마치지 못하고 트랙 외곽에 머신을 정차시키면서 자우바의 몬자 레이스는 더블 리타이어로 막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옐로우 플래그가 펄럭인 35랩, 알론소(페라리)와 해밀턴(멕라렌)이 두 번째로 피트스톱을 실시해 모두 미디엄 타이어를 신고 코스복귀했다. 선두 베텔(레드불)도 피트인해 미디엄 타이어를 신었는데, 레이스 중반에 들어 알론소의 2위 포지션을 내내 넘보며 차분하게 일정 거리를 유지하던 버튼(멕라렌)이 이어진 36랩에서 알론소를 추월하고 3위가 되었다. 이때 2위는 아직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하지 않은 슈마허였고, 슈마허가 38랩에 미디엄으로 갈아 신고 해밀턴 뒤 6위로 복귀하면서 톱3는 베텔(레드불), 버튼(멕라렌), 알론소(페라리) 순이 되었다.

 후미에서는 16그리드에서 출발해 9위를 달리던 미디엄 타이어를 신은 부에미(토로 로소)의 뒤를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브루노 세나(르노)가 바짝 쫓았다. 아직 실력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은 세나는 48랩 턴1에서 부에미를 추월하는데 성공해 포인트 획득 안정권에 도달했다.

 44랩 무렵 4위를 달리던 해밀턴(멕라렌)이 최속 랩 타임을 새기며 페라리를 포디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서서히 알론소(페라리)에게 다가섰다. 46랩에 5.2초였던 둘의 갭은 최종 랩에 들어 1초 이하로 급격하게 좁아졌다. 그러나 1랩이 더 늘어나기를 간절히 염원한 해밀턴은 마지막 포디엄 단상을 향해 골인하는 알론소를 저지하지 못하고 4번째로 몬자 체커기를 받았다.

 이것으로 페르난도 알론소가 2010년에 폴-투-윈을 기록한 페라리의 홈 그라운드 이탈리아에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시즌 7번째 폴-투-윈을 달성, 젠슨 버튼(멕라렌)이 2010년에 이어 올해에도 2위,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3위를 차지했다. 예선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0.5초차로 포디엄에 오르지 못한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4위로 완주한데 이어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 5위, 펠리페 마사(페라리) 6위, 하이메 알구에수아리(토로 로소) 7위,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8위, 브루노 세나(르노) 9위, 끝으로 세바스찬 부에미(토로 로소)가 10위로 마지막 포인트를 가져갔다.

 이번 레이스 결과로 알론소가 드라이버 챔피언십 2위로 부상하는 성과를 얻었지만 베텔이 이미 112포인트나 앞서 있어 다음 차전 싱가포르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 타이틀이 확정될 수도 있다. 한국 GP는 물론이고 시즌 종료까지 아직 6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연 베텔의 2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이 확정될까? 2011 F1 시즌 14차전 싱가포르 GP 결승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25일 21시에 펼쳐진다.


2011 F1 13차전 이탈리아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284 1 레드불 451
2 ▲페르난도 알론소 172 2 멕라렌 325
3 ▲젠슨 버튼 167 3 페라리 254
4 ▼마크 웨버 167 4 메르세데스GP 108
5 루이스 해밀턴 158 5 르노 70
6 펠리페 마사 82 6 ▲포스인디아 36
7 니코 로스버그 56 7 ▼자우바 35
8 미하엘 슈마허 52 8 토로 로소 29
9 비탈리 페트로프 34 9 윌리암스 5
10 닉 하이드펠드 34 10 팀 로터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