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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1 F1] 12차전 벨기에 GP 1, 2차 프랙티스 - 웨트 스파, 슈마허 & 웨버 톱

사진:메르세데스GP/레드불

 “건조하고 축축하고 쨍쨍하고 흐리고 덮고 춥고 따뜻하고 우중충한 스파의 지금 날씨는 나쁘지 않네요!” 멕라렌의 이 한마디만큼 스파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잘 표현해낸 간결한 문장이 또 있을까?

 매해 캘린더에서 가장 도전적인 트랙 중 하나로 꼽히는 스파-프랑코챔프스 서킷에서 F1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미하엘 슈마허가 4주 간의 여름휴가를 마친 2011 F1 시즌 12차전 벨기에 GP의 금요일 1차 프랙티스를 선도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반갑지 않은 손님 장대비가 찾아든 벨기에 GP 1차 프랙티스는 한국시간으로 17시에 드라이 컨디션에서 개시되었다. 세계 최정상 모터스포츠에 데뷔한지 정확히 20년째가 되는 해를 기념해 새로운 금색 헬멧을 쓰고 트랙에 오른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지기 직전에 미디엄 타이어를 신고 오전 중 가장 빠른 1분 54초 355를 새겼다.

 스파의 하늘이 비를 쏟아지기 전에 드라이 런에 성공한 드라이버는 단 두 명 뿐이었다. 슈마허를 제외한 나머지 한 명은 바로 슈마허의 팀 메이트 니코 로스버그. 로스버그는 젠슨 버튼(멕라렌),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루이스 해밀턴(멕라렌)보다 빠른 2위 타임을 새겼다. 슈마허와는 0.474초차였다.

 대대분의 드라이버들이 1차 프랙티스가 시작된 지 10분이 지난 뒤부터 쏟아진 비를 피해 20분 가까이 차고 밖을 나서지 않았다. 그러던 중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에 이어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끼고 용감하게 트랙에 뛰어들었지만 블랑시몽(Blanchimont)에서 아찔하게 트위스트를 추며 정상적인 주행이 아직 불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보였다.

 이번 주말 르노에서는 작년 아부다비 GP를 끝으로 레이스에 출전하지 못했던 브루노 세나가 닉 하이드펠드를 대신해 머신에 올랐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레이스 주말에 별로 운이 따르지 않았던 브루노 세나는 세션 종료 30여분을 남겨두고 턴9에서 그만 미끄러져 배리어에 충돌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배리어의 야릇한 손짓에 세나만 유혹된 건 아니었다. 얼마 안가 포스인디아의 폴 디 레스타가 같은 구간에서 같은 이유로 붉은 기를 불러들였다.

 날씨가 차츰 개선되면서 일부 구간이 말라가자 상당수 드라이버들이 랩 타임을 단축시켜 나갔다. 하지만 세션 초반에 슈마허와 로스버그가 타임시트 맨 위에 걸어놓았던 랩 타임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다. 슈마허와 로스버그의 부동의 드라이 타임을 제외한 웨트 타임에서는 멕라렌이 젠슨 버튼이 2분 02초 740으로 가장 빨랐다.


1차 프랙티스 결과
1 미하엘 슈마허 메르세데스GP 1:54.355 13 야노 트룰리 팀 로터스 2:08.233
2 니코 로스버그 메르세데스GP 1:54.829 14 세바스찬 부에미 토로 로소 2:08.239
3 젠슨 버튼 멕라렌 2:02.740 15 패스터 말도나도 윌리암스 2:08.918
4 세바스찬 베텔 레드불 2:03.752 16 마크 웨버 레드불 2:09.792
5 루이스 해밀턴 멕라렌 2:04.301 17 티모 글록 버진 2:12.278
6 에이드리안 수틸 포스인디아 2:04.663 18 비탄토니오 리우치 HRT 2:12.389
7 펠리페 마사 페라리 2:04.728 19 제룸 담브로시오 버진 2:12.772
8 루벤스 바리첼로 윌리암스 2:05.391 20 폴 디 레스타 포스인디아 2:13.058
9 하이메 알구에수아리 토로 로소 2:06.583 21 카룬 찬독 팀 로터스 2:13.090
10 카무이 코바야시 자우바 2:06.886 22 비탈리 페트로프 르노 2:13.601
11 페르난도 알론소 페라리 2:07.055 23 브루노 세나 르노 2:14.340
12 세르지오 페레즈 자우바 2:07.481 24 다니엘 리카르도 HRT 2:14.93





 한국시간으로 21시부터 시작된 2차 프랙티스에서는 오전에 16위로 부진했던 레드불의 마크 웨버가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 멕라렌의 젠슨 버튼을 리드하며 슈마허가 앉았던 톱 자리를 꿰찼다. 오전에 쏟아졌던 비가 잦아들어 트랙 일부가 마른 노면을 드러내자 슈마허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11위 제자리(?)를 찾아갔다.

 날씨가 잠잠해지고,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처음으로 노란선이 그어진 소프트 타이어로 2분 대를 깨는 페이스를 잡으면서 속속 슬릭 타이어를 신은 머신들이 트랙에 출동했다. 그러나 그친 듯 싶었던 비는 2차 프랙티스 종료 30분가량을 남겨 놓고 다시 건제함을 드러냈다. 금요일 일정이 점차 끝을 향해 다가서면서 드라이 런의 기회가 부족했던 팀들은 대신 인터미디에이트와 웨트, 슬릭 타이어에 두루 적합한 머신 셋업과 밸런스를 찾기 위한 테스트에서 결실을 찾았다.

 한편, 톱 팀들의 경쟁은 1차 프랙티스에서보다 치열했다. 물론 프랙티스에서는 예선이나 결승 레이스만큼 순위 경쟁이 중요하진 않지만, 9랩 밖에 돌지 못한 해밀턴은 22랩을 달린 마크 웨버에 대해 0.5초 부족한 4위로 펠리페 마사, 니코 로스버그, 미하엘 슈마허를 앞섰다. 오전에 당한 사고에서 회복한 디 레스타(포스인디아)도 비록 9랩 밖에 돌지 못했지만 9위에 이름을 올렸고, 브루노 세나는 마크 웨버에 3.5초 느린 17위를 기록했는데, 르노 팀 메이트 비탈리 페트로프의 기록과 세나의 기록을 비교해볼 참이었으나 아쉽게도 파워 스티어링 이상으로 차고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페트로프가 드라이 타임을 새기지 못해 비교가 불가능했다.

 변덕 심한 스파의 전형적인 날씨를 볼 수 있었던 벨기에 GP 금요일 일정은 토요일 3차 프랙티스와 예선에게 바통을 넘긴다. 3차 프랙티스는 한국시간으로 27일 18시부터 실시되며 예선은 21시부터 실시된다.


2차 프랙티스 결과
1 마크 웨버 레드불 1:50.321 13 카무이 코바야시 자우바 1:52.780
2 페르난도 알론소 페라리 1:50.461 14 하이메 알구에수아리 토로 로소 1:52.911
3 젠슨 버튼 멕라렌 1:50.770 15 세바스찬 부에미 토로 로소 1:53.009
4 루이스 해밀턴 멕라렌 1:50.838 16 루벤스 바리첼로 윌리암스 1:53.156
5 펠리페 마사 페라리 1:51.218 17 브루노 세나 르노 1:53.835
6 니코 로스버그 메르세데스GP 1:51.242 18 야노 트룰리

팀 로터스

1:55.051
7 세르지오 페레즈 자우바 1:51.655 19 티모 글록 버진 1:55.494
8 니코 훌켄버그 포스인디아 1:51.725 20 헤이키 코바라이넨 팀 로터스 1:56.202
9 폴 디 레스타 포스인디아 1:51.751 21 제롬 담브로시오 버진 1:56.816
10 세바스찬 베텔 레드불 1:51.790 22 비탄토니오 리우치 HRT 1:57.450
11 미하엘 슈마허 메르세데스GP 1:51.922 23 다니엘 리카르도 HRT 1:57.612
12 패스터 말도나도 윌리암스 1:52.750 24 비탈리 페트로프 르노

2:0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