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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5 F1] 9차전 영국 GP 레이스 – 해밀턴, 세 번째 모국 경기 우승





 시즌 9차전 경기로 열린 영국 GP에서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모국 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레이스 초반을 윌리암스가 꽤 강력하게 1-2로 리드했다. 그러나 비에 공격을 받은 레이스 후반에 그들은 마치 물에 젖은 종잇장처럼 힘을 잃고, 니코 로스버그와 페라리의 세바스찬 베텔에게 시상대를 비켜줬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틱한 전개로 인해 마지막 결과는 오히려 평소처럼 됐다.


 이번 레이스에 자우바의 펠리페 나스르는 참가하지 않았다. 기어박스와 관련해 기술적인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 그래서 실제로는 19대 머신이 레이스를 출발했다. 


 예선 결과에 따라 메르세데스에서 루이스 해밀턴과 니코 로스버그가 1위와 2위로, 윌리암스에서 펠리페 마사와 발테리 보타스가 3위와 4위로, 페라리에서 키미 라이코넨과 세바스찬 베텔이 5위와 6위로 출발했다.


 시즌 여섯 번째로 1위와 2위에서 레이스를 맞이한 메르세데스는 펠리페 마사의 전광석화 같은 스타트에 제대로 허점을 찔렸다. 3위에서 출발한 마사(윌리암스)가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단숨에 메르세데스 앞으로 박차고 뛰쳐나가 선두에 등극, 발테리 보타스도 마사를 따라 2위로 올라섰다가 해밀턴에게 다시 추월당해 3위로 내려갔다. 잠깐 사이, 마사 1위, 해밀턴 2위, 보타스 3위, 로스버그가 4위가 됐다.


 뒤쪽 상황도 복잡하게 됐다.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과 젠슨 버튼(멕라렌)이 아웃, 버튼의 머신을 가격해 엔진을 꺼트린 알론소(멕라렌)가 오프닝 랩 끝에 피트인해 노우즈를 교체 받고 레이스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또 한 명의 로터스 드라이버 패스터 말도나도도 리타이어했다.


 뒤쪽 대열에서 발생한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투입됐다 3랩에 철수했다. 그 순간을 노리고 있던 해밀턴이 선두 마사(윌리암스) 옆으로 다이빙해 들어갔으나, 큰 록-업 뒤에 트랙을 살짝 벗어나며 오히려 보타스에게 추월됐다. 그렇게 윌리암스는 1-2위가 됐다.





 정신없이 몰아친 초반 5랩을 마치고, 페라리에서 베텔이 8위, 라이코넨은 6위가 됐다. 이번 주 ‘B-스펙’ 카로 처음 경기를 치른 포스인디아의 니코 훌켄버그가 메르세데스 뒤 5위를 달렸다.


 이번 레이스 DRS 존은 턴5와 턴6 사이 웰링턴(Wellington) 스트레이트, 그리고 턴14와 턴15 사이 헹거(Hangar) 스트레이트 두 곳. 7랩에 DRS가 해제됐지만, 기본적으로 랩 타임에서 윌리암스 드라이버들이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보다 빨랐고, DRS를 이용해 보타스가 마사를 압박하는 모습을 한 발짝 뒤에서 메르세데스가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


 상위 4대 머신의 간격은 2.5초. 거기에 5위 훌켄버그는 8초 뒤를 달렸다.


 20랩에 2위에서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피트인했다. 보타스는 트랙에 남은 채, 마사(윌리암스), 그리고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21랩에 피트인했다. 둘은 곧 피트레인에서 사이드-바이-사이드를 이뤘다. 결국 마사가 앞을 선점했으나, 그가 피트에서 완전히 빠져나왔을 땐 이미 해밀턴이 옆을 지나친 뒤였다.


 다음엔 보타스가 피트인했다. 이번에도 해밀턴은 윌리암스 머신이 아직 피트를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았을 때 옆을 지나쳤다. 이로써 해밀턴이 확실하게 선두를 되찾았고, 보타스는 3위, 마사가 2위가 됐다. 선두를 되찾은 해밀턴은 곧바로 2초, 눈 깜짝할 사이 3.5초 이상 윌리암스를 떼어놓았다.


 예선에서 파워 부족을 호소했던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이번에도 엔진에서 이상이 발생했는지 23랩에 리타이어했다. 나중에 레드불은 전기계 이슈로 리타이어하게 됐다고 밝혔다. 





 35랩, 조금씩 어둑해지던 실버스톤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얼핏 보기엔 별로 오지 않는 듯 보였지만, 특정 구간에서는 슬릭 타이어로 달리는 게 버거울 정도로 많이 쏟아졌다. 이에 매너의 스티븐스와 메르히, 멕라렌의 알론소, 자우바에서 에릭슨이 피트인해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하지만 상위 드라이버들은 피트 방문을 계속해서 미뤘고, 이런 상황에서 정상 스피드를 내는데 고전하던 보타스의 윌리암스 머신을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레이스 초반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추월했다.


 페라리가 베텔을 제외하고 라이코넨만 피트로 불러들여 인터미디에이트로 타이어를 교체시켰다. 그러나 곧 비는 잠잠해졌고, 해밀턴에 비해 5초나 페이스가 느려진 라이코넨은 훌켄버그(포스인디아)에게 추월당해 9위가 됐다.


 41/52랩, 로스버그가 보타스에 이어 이번엔 마사(윌리암스)를 추월했다. 이로써 메르세데스가 1-2위를 되찾았다. 그 무렵 비가 사그라졌지만, 곧 다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


 부쩍 페이스가 오른 로스버그가 해밀턴 바로 뒤 1.4초 차까지 따라붙었다. 해밀턴은 그때 접지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었고, 급기야는 43랩에 예정에 없던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같은 시기에 피트인한 베텔(페라리)과 해밀턴은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신고 트랙으로 돌아왔다.


 레이스 종료 8랩을 남겨두고 실버스톤의 날씨가 다시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향해 기울었다. 결국 로스버그도 45랩에 피트인했고, 급박해진 윌리암스는 마사와 보타스를 잇따라 피트스톱 시킨 뒤 트랙에서 돌려보냈다. 그러나 트랙에서는 이미 베텔(페라리)이 윌리암스의 포지션을 가로 챈 뒤였다. 레이스 선두는 해밀턴(메르세데스)이 되찾았다.


 레이스 46/52랩, 해밀턴은 로스버그를 상대로 9.1초 차이를 벌렸다. 라이코넨의 피트스톱이 너무 빨랐다면, 해밀턴의 피트스톱은 그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완벽했다. 곧 해밀턴의 리드는 10초가 됐고, 로스버그에 16초 뒤에 베텔(페라리), 거기에 5초 뒤에 마사(윌리암스), 또 거기에 20초 뒤를 보타스(윌리암스)가 달렸다. 


 총 52랩을 달린 레이스는 결국 해밀턴의 우승으로 막이 내렸다. 앞선 오스트리아 GP에서 우승했던 니코 로스버그가 이번엔 2위를 했고, 3위를 한 세바스찬 베텔(페라리)이 모나코 GP 이후 두 경기 동안 놓쳤던 시상대로 돌아왔다.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content/fom-website/en/championship/results/2015-race-results/2015-great-britain-results/race.html 


 이번에 해밀턴은 18경기에서 연속해서 레이스를 선도해, 재키 스튜어드가 45년 간 보유하고 있었던 레코드를 깼다. 그리고 시즌 다섯 번째 우승으로 니코 로스버그와의 챔피언쉽 포인트 차이를 기존 10점에서 17점으로 넓혔다. 또, 발테리 보타스가 키미 라이코넨을 내리고 챔피언쉽 4위가 됐다. 그러나 매뉴팩처러 챔피언쉽에서는 2위 페라리가 3위 윌리암스에 60점 앞서있다.


 드라마 같은 전개에 안타깝게도 제물이 된 마사와 보타스는 각각 레이스 4위와 5위를 했다. 그리고 키바트(레드불)가 6위, 훌켄버그(포스인디아) 7위, 라이코넨(페라리) 8위, 페레즈(포스인디아) 9위, 알론소(멕라렌)가 10위를 했다. 멕라렌은 이번에 모나코 GP 이후 두 번째로 포인트 획득을 달성했다.


 사인즈(토로 로소), 리카르도(레드불), 페르스타펜(토로 로소), 그로장(로터스), 말도나도(로터스), 버튼(멕라렌)이 리타이어했고, 총 13대 만이 끝까지 완주했다. 11위를 한 에릭슨(자우바) 뒤 12위와 13위로 두 대의 매너 머신이 마지막 피니쉬 라인을 밟았다.


 시즌 10차전 그랑프리는 헝가리에서 열린다. 결승 레이스는 3주 뒤 26일에 막이 오른다.


photo. dp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