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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5 F1] 4차전 바레인 GP 결승 레이스 - 해밀턴 우승! 키미 2위, 니코가 3위





 2015 포뮬러 원 시즌 4차전 바레인 GP 결승 레이스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레이스의 주역은 따로 있었다. 그는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이다. 레이스 내내 그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메르세데스는 레이스 후반에 급기야 브레이크 이슈에 직면했고, 마지막에 로스버그와 났던 19초나 되는 갭을 빠르게 좁혀 극적으로 2위를 쟁탈했다.

 

 펠리페 마사가 포메이션 랩을 출발하지 못했다. 그는 다른 머신들이 모두 포메이션 랩을 출발했을 때 덩그러니 그리드에 남아있었고, 머신들이 모두 떠난 뒤 메카닉들에 의해 트랙 밖으로 견인돼 피트레인에서 레이스 스타트를 맞이했다. 젠슨 버튼은 아예 그리드를 비웠다. 프랙티스에 이어 예선에서도, 멕라렌이 주장하길 “사소한 문제”로 충분히 달리지 못했던 버튼은 레이스에는 문제없이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밤사이 에너지 저장 장치와 전기계를 변경한 팀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레이스에 빠졌다.


 이번 시즌 네 번째 결승 레이스는 현지시간으로 18시, 우리시간으론 00시에 시작됐다. 스타트에서 시선이 몰린 톱4(해밀턴, 베텔, 로스버그, 라이코넨)에 당장의 순위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코너가 급한 턴1 앞에서 폴 스타터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크게 속도를 떨어뜨리자 뒤쪽으로 일순간 발생했던 정체가 턴2에 이르러서 풀리자, 로스버그의 포지션이 라이코넨(페라리)에게 넘어가있었다.





 하지만 로스버그는 4랩에 턴1에서 가벼운 록-업을 동반한 공격적인 다이빙으로 라이코넨을 추월하고 다시 시상대 순위로 복귀했다. 3랩에 DRS 제한이 풀렸지만, 선두 해밀턴은 2위 베텔의 붉은 머신을 이미 1초 이상 떼어놓은 상태여서, 턴10과 턴11 사이 백 스트레이트와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페라리 드라이버가 DRS의 도움을 받을 순 없었다.


 9랩에는 로스버그가, 이번에도 DRS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한 턴1에서 베텔(페라리)을 추월했다. 이제 2위가 된 로스버그에게서 5초 앞에 선두 해밀턴이 있었다. 


 첫 피트스톱 타이밍은 14랩에 찾아왔다. 팀 동료 라이코넨에게 압박을 받던 베텔(페라리)이 톱4에서 가장 먼저 피트인, 거기에 대응하듯 다음 랩에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피트인했지만, 피트박스를 떠나는데 3초가 넘게 걸린 그는 2.4초 밖에 걸리지 않은 베텔보다 늦게 트랙에 나오고 말았다. 그렇게 바뀐 2위 포지션의 주인은, 16랩에 실시한 피트스톱을 마치고 트랙으로 막 돌아오고 있던 해밀턴 뒤에서 벌어진 두 독일인의 사이드-바이-사이드 액션 뒤에 다시 로스버그의 차지가 됐다.


 이번에도 한 템포 늦게 18랩에 피트인한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은 베텔과 달리 미디엄 컴파운드 타이어로 새 스틴트를 시작했는데, 인상 깊게도 그는 미디엄 타이어에서 팀 동료 베텔은 물론이고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보다 빠른 페이스를 나타내, 디펜딩 챔피언 팀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라이코넨이 당장 피트스톱을 마치고 나왔을 때 베텔에게 10초가 뒤져, 이 전략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생겼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총 57랩을 도는 레이스가 25랩이 됐을 때, 상위 10위는 해밀턴(메르세데스),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베텔(페라리), 라이코넨(페라리), 보타스(윌리암스), 리카르도(레드불), 그로장(로터스), 에릭슨(자우바), 훌켄버그(포스인디아), 페레즈(포스인디아) 순이었다. 그 무렵 해밀턴은 로스버그를 1.6초 선도했다. 


 두 번째 피트스톱도 베텔(페라리)이 먼저 시작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로스버그가 피트를 완전히 빠져나오기 전에 옆을 지나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로스버그의 압박을 받으며 들어선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다 그만 네 바퀴 모두 트랙 밖으로 벗어나는 실수를 범해, 스스로 포지션을 되돌려주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 이벤트 뒤에 페라리 드라이버는 언더스티어를 호소하기 시작, 결국 예정에 없던 피트인을 해 노즈 전체를 교체 받고 보타스(윌리암스) 뒤 5위가 됐다. 베텔의 레이스는 거기서 멈췄다. 노즈를 교체 받았던 때가 39랩쯤. 그 이후로 여러 차례 보타스를 추월하려했지만, 토요일 예선에서 워크스 팀 메르세데스와 상위권을 다툰 것으로 나타난 윌리암스의 최고속도를 페라리는 DRS를 이용해서도 넘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뒤쪽에서 마사가 접지력과 싸운 반면, 같은 팀의 젊은 핀란드인 보타스는 드라이빙이 무척 안정돼보였고, 빈번하게 록-업을 일으켰던 베텔의 드라이빙은 라이코넨보다 불안정했으며 타이어에도 많은 데미지를 입었다.


 이번에도 라이벌들보다 늦은 41랩에 두 번째 피트스톱을 한 라이코넨은 이번엔 라이벌들과 상반된 소프트 타이어에서 42랩에 16.2초였던 2위 로스버그(메르세데스)와의 거리를 49랩에 5.8초로 성큼 좁혔다. 그리고 54랩에 1초까지 사이가 좁아진 둘 앞에 매너, 레드불(키바트), 윌리암스(마사)로 구성된 트래픽이 등장, 이 트래픽을 통과하며 잠시 라이코넨의 추격이 주춤했지만 56랩 턴1에서 결정적으로 로스버그가 ‘오버 슈팅’을 해버려, 메르세데스와 페라리의 순위가 교체됐다. 로스버그는 금방 다시 레이싱 라인으로 돌아왔지만, 이후로 라이코넨은 그를 서서히 떼어놓았다.


 레이스 마지막 랩이 시작될 무렵, 선두를 달리고 있던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의 머신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브레이크-바이-와이어(brake-by-wire) 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 이것이 해밀턴의 우승을 빼앗진 않았다. 하지만 불과 한 바퀴 사이에 절반을 추격 당해 겨우 3초 먼저 피니쉬했다. 자칫 한 바퀴만 더 길었어도 페라리가 우승할 뻔한 극적인 엔딩으로 레이스가 종료됐다.


 로스버그의 추월도 같은 브레이크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content/fom-website/en/championship/results/2015-race-results/2015-bahrain-results/race.html


 한편 마지막에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가 머신 뒤로 짙은 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는 또 하나의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연기의 발원지는 엔진이었지만, 다행히 6위로 완주해냈다. 하지만 그것은 르노에겐 낙담스런 장면이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토로 로소의 두 드라이버가 모두 리타이어했다. 사인즈의 경우 피트스톱에서 바퀴가 제대로 잠기지 않았던 게 리타이어의 원인으로 보인다.


 43랩에 7위에서 피트인했던 패스터 말도나도(로터스)는 당시 리타이어할 듯 보였지만, 이후에도 레이스를 계속해 15위로 완주했다.


 루이스 해밀턴의 우승, 그리고 라이코넨과 로스버그의 2위와 3위 뒤로 윌리암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4위를 했고, 세바스찬 베텔(페라리)이 5위,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 7위,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 8위, 다닐 키바트(레드불) 9위, 펠리페 마사(윌리암스)가 10위를 했다. 페르난도 알론소(멕라렌)가 11위를 해, 간발의 차로 포인트 획득을 놓쳤다.


 시즌 네 번째 경기에서 세 번째로 우승한 루이스 해밀턴은 베텔과의 챔피언쉽 포인트 차이를 28점으로 넓혔다. 지난주 중국 GP가 종료되었을 때 13점차 챔피언쉽 2위였던 베텔은 이번에 로스버그에게 밀려 3위가 됐다. 베텔과 4위 라이코넨의 포인트 차이는 23점이다.


 다음 시즌 5차전 그랑프리는 3주 뒤 스페인에서 펼쳐진다.



photo. Formula1,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