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AP
이탈리아 GP 주말이 드디어 예선에 이르렀다. 본격적인 예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패독에선 이미 과연 세바스찬 베텔이 이번 주말에 나타낸 페이스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드라이버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렸다.
금요일 첫 프랙티스에서는 최고속도가 우세한 메르세데스 머신을 모는 루이스 해밀턴이 가장 빠른 타임을 냈지만 이후 진행된 두 차례의 프랙티스에서는 모두 디펜딩 챔피언 베텔이 승기를 나타냈다. 3차 프랙티스에서 베텔의 기록에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0.283초 비교적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예선만 되면 고질적으로 느린 페라리에게 폴 다툼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프랙티스 결과만 보면 전혀 특출날 게 없는 메르세데스가 이번에도 베텔과 나란히 유력한 폴 후보로 주목 받았다.
이번 주말 몬자의 날씨는 내내 쾌청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실제로 금요일도 그랬고 예선이 실시된 토요일도 몬자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예선 시작 무렵 기온은 30도, 트랙 온도는 42도였다.
한국시간으로 7일 토요일 21시가 되자 피트레인에 초록불이 점등되었다. Q1 초반은 알론소(페라리)의 리드로 진행되다, 발군의 페이스를 뽐낸 토로 로소 드라이버 가운데 2014년 레드불 승격이 결정된 다니엘 리카르도가 4위, 그의 팀 동료 장-에릭 베르뉴가 선두를 점했다.
세션 시작 10분 무렵 트랙을 나와 첫 플라잉 랩을 마친 베텔(레드불)이 베르뉴, 알론소 뒤 3위에 이름을 놓았고 두 번째 시도에서 선두를 탈환했다. 이에 질세라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도 2위로 부상했다.
세션 종반이 되자 탈락 위기의 후미 그룹에서 흰 띠를 두른 미디엄 타이어가 등장했다. 남은 시간 30초.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14위, 윌리암스의 패스터 말도나도가 12위로 기록을 개선시켜 녹아웃 존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는 실패했다. 보타스는 두 번의 어택 기회를 얻었음에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첫 번째 예선 세션에서 FW35의 시동을 꺼트렸다. Q1의 정상은 베텔이 손에 넣었지만 2위와 3위를 모두 메르세데스가 가져가 접전이 예고되었다.
Q2,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이 피트 스트레이트 끝에서 제동 시점을 찾지 못해 시케인 컷을 범하는 장면이 또 다시 카메라에 잡혔다. 알론소(페라리)가 1분 24초 227로 리더보드를 선도하던 시각,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파라볼리카 고속 커브 끝 지점에서 코스오프해 큰 모래 먼지를 일으켰다. 자칫 스핀해 머신에 큰 데미지를 입힐 수도 있는 아찔한 사고에서 해밀턴은 간신히 머신을 컨트롤해냈고 예정보다 일찍 피트로 돌아가 재정비를 받았다. 이것이 남은 예선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했다.
마크 웨버와 세바스찬 베텔 레드불 듀오가 Q2 종료를 4분여 남겨두고 트랙에 나왔다. 그 뒤, 베텔이 알론소의 기록을 0.25초 단축하고 선두에 섰고 웨버가 3위로 따라 붙었다. 피트 스트레이트 입구에서 머리를 내민 루이스 해밀턴이 빠른 속도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지만 10위에 그쳤다.
그리고 곧 체커기가 떨어졌다. 라이코넨과 해밀턴이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해 Q2 탈락이 정해졌다. 리플레이 영상을 통해 루이스 해밀턴이 포스인디아 머신 뒤에서 급하게 속도를 감속하는 장면이 확인되었고, 곧 스튜어드가 해당 상황을 조사한다는 자막이 떴다. 라이코넨의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0위 세르지오 페레즈(멕라렌)에 0.02초가 모자라 상위 10위권 다툼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Q2에서 탈락한 드라이버는 라이코넨(로터스)과 해밀턴(메르세데스)을 포함해 그로장(로터스), 수틸(포스인디아), 말도나도(윌리암스), 그리고 디 레스타(포스인디아)로, 디 레스타는 FP3 파라볼리카에서 코스아웃해 파손된 머신을 예선 전 점심시간에 최선을 다해 수리해준 메카닉들의 노고에 좋은 기록으로 보답하려 했지만, 우선적으로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기어비가 짧아 속도를 최대한으로 낼 수 없었다.
Q3에서로스버그가 선발 주자로 트랙에 출격했다. 페라리 진영에서는 지난해에 시도했던 슬립스트림을 이용한 기록 단축을 이번에도 시도하려는 듯 알론소가 마사 바로 뒤를 쫓아 피트레인을 떠났다.
세션 중반에 베텔(레드불)이 1분 23초 859로 선두에 섰다. 그 뒤로 웨버, 알론소, 마사, 로스버그가 순위를 이어갔고, 로스버그를 제외한 상위 4명의 드라이버가 피트로 들어간 사이 뒷바퀴를 살짝 연석 바깥에 빠트리며 모래 먼지를 일으킨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가)가 피니쉬 라인에 다이빙해 알론소와 마사 사이 4위에 이름을 넣었다.
세션 종료 1분 50초 전, 차고로 들어갔던 상위 드라이버들이 다시 어택을 시작했다. 페라리는 다시 슬립스트림을 시도하려했지만 마사가 너무 빨라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마사가 더 좋은 기록 4위로 Q3를 마쳤고 알론소가 5위를 했다. 섹터 타임을 갈아치우던 마크 웨버는 마지막 피니시 라인에선 베텔이 보유하고 있던 1위 기록을 뛰어넘지 못했다. 베텔은 라이벌들의 레이더에서 벗어난 자신의 폴 타임을 다시 한 번 단축하며 폴 획득에 쐐기를 박았다. 해밀턴의 Q2 탈락으로 폴 다툼은 예상보다 심심했지만, 마지막에 자우바의 니코 훌켄버그가 엔진 서플라이어 페라리를 억제하고 3위를 손에 넣어 모두를 놀래켰다.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은 그렇게 캐나다 GP 이후 해밀턴에게 줄곧 저지 당했던 폴 획득을 오랜만에 이뤄냈다. 베텔이 올해에 획득한 폴은 이번으로 4번째다. 내일 한국시간으로 21시가 되면 베텔과 웨버가 만들어낸 레드불의 1-2로 레이스가 시작된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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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세바스찬 베텔 |
레드불 |
1:23.755 | 13 | 로맹 그로장 |
로터스 |
1:24.848 |
---|---|---|---|---|---|---|---|
2 | 마크 웨버 |
레드불 |
1:23.968 | 14 | 에이드리안 수틸 |
포스인디아 |
1:24.932 |
3 | 니코 훌켄버그 |
자우바 |
1:24.065 | 15 | 패스터 말도나도 |
윌리암스 |
1:25.011 |
4 | 펠리페 마사 |
페라리 |
1:24.132 | 16 | 폴 디 레스타 |
포스인디아 |
1:25.077 |
5 | 페르난도 알론소 |
페라리 |
1:24.142 | 17 | 에스테반 구티에레즈 |
자우바 |
1:25.226 |
6 | 니코 로스버그 |
메르세데스 |
1:24.192 | 18 | 발테리 보타스 |
윌리암스 | 25.291 |
7 | 다니엘 리카르도 |
토로 로소 |
1:24.209 | 19 | 귀도 반 데르 가르데 |
케이터햄 | 1:26.406 |
8 | 세르지오 페레즈 |
멕라렌 |
1:24.502 | 20 | 샤를 픽 |
케이터햄 | 1:26.563 |
9 | 젠슨 버튼 |
멕라렌 |
1:24.515 | 21 | 줄스 비앙키 |
마루시아 | 1:27.085 |
10 | 장-에릭 베르뉴 |
토로 로소 |
1:28.050 | 22 | 맥스 칠튼 |
마루시아 | 1:27.480 |
11 | 키미 라이코넨 |
로터스 |
1:24.610 | 23 | |||
12 | 루이스 해밀턴 |
메르세데스 | 1:24.803 | 24 | |||
107%: 1:3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