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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10차전 헝가리 GP 레이스 - 해밀턴 시즌 첫 우승

사진:Mercedes

 루이스 해밀턴이 메르세데스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0차전 헝가리 GP에서는 루이스 해밀턴폴-투-윈을 차지했다.

 고-다운포스 셋업이 요구되는 헝가로링은 4.381km의 코스를 한 바퀴 도는 동안 풀 가속이 10초 밖에 이루어지지 않는 커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킷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특성은 시가지 서킷 닮았다. 실제로 헝가로링은 모나코에 이어 캘린더에서 두 번째로 느린 서킷으로 총 14개 코너 가운데 10개 코너가 시속 155km를 넘지 않는다.

 헝가리 GP가 지난해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두 번째 DRS 구간이 턴1과 턴2 사이에 생겼다는 점이다. 마지막 코너 턴14에서 선행 머신과의 갭을 1초 안에 넣은 머신은 첫 번째 DRS 구간홈 스트레이트에 곧바로 이어지는 턴1과 턴2 사이의 매우 짧은 스트레이트에서 다시 한 번 DRS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올해 헝가리 GP에서는 안전상의 문제로 대폭 개량된 새 타이어가 최초로 실전 투입된 것 외에도 피트레인 제한 속도가 100km/h에서 80km/h로 낮아져 피트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것이 경기 결과에 미칠 영향은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 만큼은 해밀턴(메르세데스)이 스타트에서 베텔을 앞섰다. 바깥쪽 맨 앞 그리드에서 출발한 해밀턴보다 상대적으로 노면이 더러운 안쪽 그리드에서 출발 신호를 받은 베텔(레드불)은 그로장(로터스), 로스버그(메르세데스), 알론소(페라리)를 달고 턴2로 향했다.
 
 DRS 잠금이 풀린 레이스 초반, 2위 베텔(레드불)은 선두 해밀턴(메르세데스)에게 DRS를 사용할 수 있는 거리까지 근접했지만 메르세데스 엔진이 직선구간에서 너무 빨라 추월 도움 받지 못했다. 그러나 베텔이 해밀턴의 우승을 저지하지 못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젠슨 버튼이었다.

 12/70랩에 첫 피트스톱을 마친 베텔 젠슨 버튼(멕라렌) 뒤 7위로 트랙에 돌아왔다. 이것은 선두 해밀턴의 페이스를 견제해야했던 베텔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물론 레드불과 멕라렌 의 페이스 차이가 게 사실이지만, 헝가로링의 좁고 굽이진 트랙 추월을 힘들게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베텔은 공격을 쉬지 않았지만, 그의 집념은 프론트 윙에 손상을 입고 피트월에서 과열 주의를 통보 받은 후 사그라들었다.

 

레이스를 선도하던 웨버(레드불)가 첫 피트스톱에 들어가면서 해밀턴이 다시 선두에 올라선 24랩/70랩, 베텔이 턴4 내측으로 멕라렌 드라이버를 추월했다. 베텔을 맹렬히 쫓던 그로장(로터스)도 이 여세를 몰아 곧바로 버튼을 추월하려했지만 턴6, 턴7 시케인 앞에서 그로장과 버튼이 충돌했다. 순간의 혼란을 틈타 알론소(페라리)가 두 드라이버를 빼고 3위로 진격했다.

 버튼과의 사고 이후 선두권에서 멀어진 그로장(로터스)에게 37랩에 드라이브-스루 패널티가 떨어졌다. 하지만 이 패널티는 시케인에서 발생한 버튼과의 충돌 때문이 아니라 29랩 턴4에서 마사(페라리)를 추월하며 트랙을 벗어났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내려진 처벌이었다. 현재 F1 규정에서는 트랙 가장자리에 칠해진 흰 선을 네 바퀴가 모두 침범할 경우 트랙을 벗어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그로장이 마사를 추월한 것이 정당하지 못한 이익이라고 판단된 것이었다.

 한편, 베텔(레드불)이 멕라렌 머신 뒤에 묶여있는 동안 선두 해밀턴(메르세데스)과의 격차가 13.3초까지 커졌고, 그만큼 베텔의 우승 가능성도 희미해졌다.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친 뒤에 베텔 또 다시 버튼의 뒤꽁무니를 쫓게 되었지만 금방 타이어를 갈아 신은 베텔은 헌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버튼을 추월하는데 이전처럼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경기는 해밀턴을 향해 기울어 있었고, 54/70랩에 선두는 베텔이었지만 베텔에게 필요한 세 번째 피트스톱을 해밀턴(메르세데스)은 이미 마친 상태에서 두 사람의 격차는 7.1초 뿐이었다. 56랩에 마지막 세 번째 피트인을 한 베텔이 3위 라이코넨(로터스) 뒤로 대열 돌아왔다. 라이코넨은 이때 두 차례 밖에 피트인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대로 체커기 향할 가능성이 높았다.

 선두 해밀턴(메르세데스)이 라이벌들에 10.8초 앞서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은 레이스 마지막 10랩, 라이코넨과 베텔이 전투를 백열했다. 상대적으로 낡은 소프트 타이어로 달리고 있었던 라이코넨(로터스)이 약간 고전하는 눈치였지만 그는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반복해서 테일-투-노즈를 그린 베텔 마지막 랩에 록-업을 연발하며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2007년 월드 챔피언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 다다라 비로소 체념한 베텔은 얌전하게 세 번째로 체커기를 받았다.

 헝가리 GP 우승 트로피는 루이스 해밀턴의 차지였다. 실버스톤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했던
메르세데스는 일찍이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었지만, 마지막에는 라이벌들에 10초 이상 크게 앞서서 여유있게 체커기를 받았다. 해밀턴의 이번 우승은 올해에 메르세데스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다른 한편으론 기반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메르세데스로 이적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이들에게 자신의 결정이 옳은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또 다시 2위를 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은 이번 시즌 절반에 가까운 4차례나 2위로 완주했다는 기록을 이어갔고, 베텔(레드불)이 3위를 해 70%라는 높은 시상대 입상 확률을 달성했다. 아직 한 가지 의문인 건, 마지막에 베텔이 라이코넨을 공격할 때 레드불의 피트월에서 외친 “fail 22, fail”라는 암호의 의미다.

 로스버그(메르세데스)는 이번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다. 
호쾌한 스타트를 보였던 로스버그는 몸싸움이 거칠었던 오프닝 랩에서 마사 페라리 머신과 접촉해 코스를 이탈했다. 비록 곧바로 레이싱 라인으로 되돌아오긴 했지만 4위였던 순위는 12위로 추락다. 리타이어한 건 66랩/70랩으로, 엔진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목 잡았다.

 레드불의
마크 웨버가 4위를 했다. 미디엄 타이어로 10그리드에서 출발위협적인 페이스를 발휘한 웨버는 막판 스퍼트를 통해 원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래도 실망스럽지 않은 결과를 냈다. 베텔과 타이틀을 다투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는 그로장(로터스), 버튼(멕라렌), 마사(페라리), 페레즈(멕라렌)를 제치고 5위를 했다. 오프닝 랩 턴2 앞에서 로스버그 외측에 생긴 빈공간으로 다이빙해 순위를 올렸던 알소는 팀 동료 마사와 마찬가지로 레드불과 로터스의 페이스에 대적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패스터 말도나도가 10위를 해 윌리암스에게 시즌 첫 포인트를 안겨줬다.

 베텔은 자신의 경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피언십 관점에서는 2위 라이벌과의 격차를 또 한 번 넓혔다. 이제 챔피언십 2위는 알론소가 아니라 라이코넨이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의 다음 무대는 벨기에다. 스파-프랑코샹을 무대로 하는 시즌 11차전 경기는 여름휴가를 지나고 8월 넷째 주에 찾아온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0차전 헝가리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172 1 레드불 277
2 ▲키미 라이코넨 134 2 메르세데스 208
3 ▼페르난도 알론소 133 3 페라리 194
4 루이스 해밀턴 124 4 로터스 183
5 마크 웨버 105 5 포스인디아 59
6 니코 로스버그 84 6 멕라렌 57
7 펠리페 마사 61 7 토로 로소 24
8 로맹 그로장 49 8 자우바 7
9 ▲젠슨 버튼 39 9 윌리암스 1
10 ▼폴 디 레스타 3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