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헝가리 GP 예선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에게서 드라마틱하게 폴을 쟁취했다.
한국시간으로 27일 21시에 실시된 예선에 돌입하기 전, 부다페스트의 기온 33도와 트랙 온도 48도는 메르세데스의 기호가 아니었다. 오히려 레드불과 레드불에게 유리한 컨디션이었다. 실제로 금요일 두 차례의 프랙티스를 레드불이 모두 지배했고, 유일하게 예선과 같은 날 실시된 3차 프랙티스에서는 지난 독일 GP에서 팀 동료 키미 라이코넨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던 그로장이 가장 빠른 랩을 새겼다. 금요일에도 일관되게 상위 페이스를 나타냈던 그로장은 예선마저 기대케했다.
2012년 구조에 2013년 화합물이 씌워진 새 피렐리 타이어가 최초로 투입된 올해 헝가로링에는 메인 스트레이트와 턴1~ 턴2 사이 두 곳에 DRS 존이 설치되었다. 하지만 갭 측정 지점은 마지막 코너 턴14 진입 전 한 곳에만 마련되었다.
예선 첫 세션 Q1에서부터 상위 팀 드라이버들은 소프트 타이어로 주회했다. 그로장(로터스), 알론소(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 마사(페라리)로 순위가 이어진 Q1 종반 무렵, 그제서야 첫 플라잉 랩을 시도한 베텔(레드불)이 그로장에 0.199초 느린 2위에 이름을 넣었다.
부다페스트의 높은 기온은 과도한 타이어 마모 문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메르세데스에게 고역이었다. 그러나 타이어를 최상의 상태로 레이스에 가져가려 세션이 거의 끝날 무렵 트랙에 모습을 비춘 메르세데스가 로스버그와 해밀턴의 활약으로 그로장을 맨 위에서 내리고 보란 듯이 1-2에 서서 Q1을 마쳤다.
에스테반 구티에레즈(자우바),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샤를 픽(마루시아), 귀도 반 데르 가르데(케이터햄), 줄스 비앙키(마루시아), 맥스 칠튼(마루시아)이 Q1에서 탈락했다. Q1에서 흥미로웠던 건, 동일한 머신을 몰면서도 최근 들어 페이스 차가 갈리고 있는 포스인디아에서 이번에도 디 레스타가 팀 동료 수틸에 0.5초나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번에 디 레스타는 급기야 Q1에서 탈락했다. 또 로터스에선 2007년 월드 챔피언 라이코넨이 팀 동료 그로장과 상반되게 프랙티스에 이어 예선에서도 언더스티어에 고전했다.
레드불의 마크 웨버는 13위로 다소 빠듯하게 Q1을 마쳤는데, 사실 전기계통에 문제를 겪었던 그는 비록 Q2에 출전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안타깝게도 KERS를 사용할 수 없게 돼, Q2에 들어와 10위 언저리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Q2에 들어와 트랙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드라이버들의 랩 타임도 서서히 단축돼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1분 20초 대를 돌파, 1분 19초 992를 작성했다. 하지만 Q2가 막을 내리기까지 1분 정도 남았을까,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1분 19초 778로 베텔을 앞질렀다. 잠시 후, 해밀턴까지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Q1에 이어 또 다시 메르세데스가 1-2를 형성했다. 같은 시각, KERS를 사용하지 못한 웨버는 16명의 드라이버 중 16위까지 떨어졌다.
남은 시간을 알리는 타임보드가 0분 00초를 가리켰을 때, 피니쉬 라인을 향해 힘차게 달려온 마크 웨버(레드불)가 7위로 피니쉬했다. 다음으로 마사(페라리)가 7위로 들어와 웨버가 한 계단 순위를 떨어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에 간신히 10위로 들어온 세르지오 페레즈(멕라렌) 뒤로 에이드리안 수틸(포스인디아), 니코 훌켄버그(자우바), 젠슨 버튼(멕라렌),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의 Q2 탈락이 정해졌다. 2009년 월드 챔피언 버튼은 자신이 Q2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언더스티어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니코 로스버그는 이번 주 금요일, 헝가리의 높은 기온을 이유로 들어 로터스와 레드불의 우세를 예상, 자신의 팀 메르세데스는 레이스 우승은 물론 예선에서 폴을 기대하기도 힘들거라 말했었다. 그러나 Q3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폴 후보로 부상한 건 메르세데스였다.
Q3 세션 중반을 통과한 시점, 디펜딩 챔피언 베텔(레드불)이 해밀턴의 기록을 무려 0.8초 이상 앞지르는 1분 19초 506을 새겼다. 굉장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라이코넨과 해밀턴이 헌 소프트 타이어로 각자의 베스트를 새긴 것과 달리 베텔은 새 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한 것이어서 아직 게임이 끝났다고 단념하기엔 너무 일렀다.
멕라렌은 이번에도 미디엄 타이어로 일요일 레이스를 스타트하는 전략을 구상한 듯, 미디엄 타이어로 주회를 계속했고 폴 다툼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세션 마지막에 베텔의 기록에 0.345초 느린 2위에 이름을 넣었다. 뒤이어 도착한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라이코넨을 내렸지만 베텔에는 닿지 못했다. 이번에는 그로장(로터스)이 베텔에 0.089초 간발의 차로 로스버그를 내리고 2위에 이름을 올려, 베텔의 폴 획득이 확정되는 분위기로 흘렀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든 것도 잠시,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1분 19초 388을 새겨 폴을 손에 쥐었다. 베텔의 기록에 겨우 0.038초 차이로.
무전으로 자신이 폴을 획득했단 사실을 전해 듣고 스스로도 놀란 해밀턴은 영국과 독일에 이어 세 경기에서 연속해서 폴을 손에 넣었다.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은 비록 폴은 놓쳤지만 프론트-로우 스타트를 정했고, 로맹 그로장(로터스)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3위를 해 두 월드 챔피언과 나란히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했다.
베텔과의 타이틀 다툼에 초조함을 느끼기 시작한 페르난도 알론소는 비록 예선 5위를 해 톱3에도 들지 못했지만, 영국 예선 8위, 독일 예선 10위에 비해 좋은 결과에 나름 만족을 나타냈다.
내일 레이스 날이 되면 해밀턴(메르세데스)과 베텔(레드불)이 프론트-로우에서 출발하고, 그로장(로터스)과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2열, 알론소(페라리)와 라이코넨(로터스)이 3열에서 출발한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쉽 10차전 헝가리 GP 레이스는 28일 21시부터 시작된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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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루이스 해밀턴 |
메르세데스 | 1:19.388 | 13 | 젠슨 버튼 | 멕라렌 |
1:20.7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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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세바스찬 베텔 | 레드불 | 1:19.426 | 14 | 장-에릭 베르뉴 |
토로 로소 | 1.029 |
3 | 로맹 그로장 | 로터스 |
1:19.595 | 15 | 패스터 말도나도 |
윌리암스 |
1:21.133 |
4 | 니코 로스버그 |
메르세데스 |
1:19.720 | 16 | 발테리 보타스 | 윌리암스 |
1:21.219 |
5 | 페르난도 알론소 | 페라리 |
1:19.791 | 17 | 에스테반 구티에레즈 |
자우바 |
1:21.724 |
6 | 키미 라이코넨 |
로터스 |
1:19.851 | 18 | 폴 디 레스타 |
포스인디아 | 1:22.043 |
7 | 펠리페 마사 |
페라리 | 1:19.929 | 19 | 샤를 픽 |
케이터햄 |
1:23.007 |
8 | 다니엘 리카르도 | 토로 로소 |
1:20.641 | 20 | 귀도 반 데르 가르데 |
케이터햄 |
1:23.333 |
9 | 세르지오 페레즈 |
멕라렌 |
1:22.398 | 21 |
줄스 비앙키 |
마루시아 |
1:23.787 |
10 | 마크 웨버 | 레드불 |
- |
22 |
맥스 칠튼 |
마루시아 |
1:23.997 |
11 | 에이드리안 수틸 |
포스인디아 |
1:20.569 | - |
- | - | - |
12 | 니코 훌켄버그 |
자우바 |
1:20.580 |
- |
- | - | - |
107%: 1:25.9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