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단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바로 ‘BMW M5’다. 1984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데뷔한 최초의 ‘M5’는 최대한도로 비틀어진 535i 섀시에 슈퍼카 M1의 개량형 엔진을 탑재해 곧장 가장 빠른 양산형 세단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M5의 전신인 ‘M535i’가 있다.
초대 5시리즈(E12) 세단 기반의 ‘M535i’는 635CSi에 사용되던 직렬 6기통 3453cc 엔진을 이식 받아 218마력을 발휘, 최대시속 130마일(약 210km)에 0-97km/h 가속력으로 7.3초를 기록했다. 당시 중형 세단계에서 이만큼 강한 심장과 허벅지를 지닌 능력자는 없었다.
5세대 ‘M5’에 사용된 부품의 80%는 완전히 새것이며 나머지 부분은 전면적인 개량을 받았다. 슈퍼 SUV X5 M에 사용되고 있는 배기량 4.4L 트윈터보 V8 엔진을 품어 5.0 V10 때보다 600cc 배기량이 줄었지만 결과적으로 53ps 강력해진 560ps 출력과 16.3kg-m 강력해진 토크를 발휘한다.
양 V-뱅크 사이로 빠져나온 크로스-뱅크 배기 매니폴드가 터보차저 두 기를 떠받드는 유니크한 구조 덕분에 더욱 안정된 유속, 제거된 배압, 그리고 발군의 반응 속도가 실현되어 고작 1,500rpm에서 폭발적인 69.3kg-m(680Nm) 피크토크를 쏟아낸다. 이로써 5세대 ‘M5’는 선대보다 90kg 무거워졌음에도 0.3초 더 빠른 4.4초에 0-100km/h 제로백을 돌파, M 드라이버 패키지에서 최대시속으로 305km/h를 달성한다.
본네트 아래에 빼곡하게 들어찬 엔진과 이전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아진 더욱 커진 브레이크가 과로로 쓰러지지 않도록 차체에서 흡기구가 차지하는 면적이 훨씬 넓어졌다. 프론트 휀더 뒤에 자리 잡은 에어 벤트는 크롬을 둘렀으며 트렁크 리드에는 스포일러가 수줍게 솟아있다. 인테리어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기존 5시리즈와 유사하다. 성인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실내 공간과 520리터 트렁크 룸 부피 역시 그대로.
이전 같았으면 iDrive를 거쳐야했을 기능들이 버튼으로 변태되어 운전석 주변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지만 적당하게 사이즈가 커 다루기 어렵지 않다. 변속레버 주변에는 세부화된 구동 및 섀시 세팅을 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설정된 세부적인 세팅은 스티어링 휠에 새롭게 추가된 ‘M’ 버튼을 눌러 저장하고 불러낼 수 있다.
스로틀을 꾹 찌르면 탑승자는 가죽 시트 깊숙이 구겨 들어가고, 엔진의 고성이 커지면서 터보차저의 휘파람 소리가 화음을 넣는다. 레이싱 카처럼 빠른 기어박스에 어떤 단수를 넣어도 매섭게 뛰쳐나가고, 차체 움직임도 뛰어나다. 트랙션 컨트롤과 DSC를 꺼뜨리면 짙은 타이어 스모크를 뿜어내며 원초적인 의미에서의 운전하는 재미 또한 잘 알려준다.
페라리처럼 빠르게 질주하다가도 저속에서는 부드럽고 정숙하게 돌변하는 5세대 ‘M5’는 폭발적인 토크만큼이나 상당한 10만 2,700유로(약 1억 6천 300만원) 몸값을 요구하지만, 이것이 진정 합당하냐 묻는다면 525마력 E 63 AMG - 10만 5,791유로(약 1억 6천 800만원) - 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지 모른다.
장x폭x고: 4910x1891x1456mm
휠베이스: 2964mm
엔진: 4395cc V8 90˚ 직분 트윈터보, (B)88.3x(S)89.0mm
트랜스미션: 7단 M 듀얼클러치
출력: 560ps(552hp)/6,000~ 7,000rpm
토크: 69.3kg-m(680Nm)/1,500rpm~ 5,750rpm
최고속도: 250km/h(M 드라이버 패키지: 305km/h)
0-100km/h: 4.4초
0-200km/h: 13.0초
연료탱크용량: 80리터
서스펜션: (F)더블 위시본, (R)멀티링크
공차중량: 1870kg(DIN)/1945kg(EU)
평균연비: 약 10.1km/L, 232g/km
가격: 10만 2,700유로(약 1억 6천 300만원)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