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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 2017 시즌 17차전 경기 US GP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폴-투-윈을 거뒀다. 그리고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2위, 키미 라이코넨이 3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피니시 라인을 세 번째로 들어온 건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랩에 트랙을 완전히 벗어나서 키미를 추월한 것이 문제가 돼, 5초 기록 가산 페널티를 받고 4위로 순위가 강등됐다.
이번 US GP는 레이스 결과에 따라서 챔피언십 타이틀의 주인이 결정될 수도 있는 올해 첫 경기였다. 이번 주 챔피언십 리더 루이스 해밀턴이 세바스찬 베텔보다 16점 더 많은 포인트를 거둬들이면 곧바로 4회 챔피언에 등극하는 상황이었고, 그것은 해밀턴이 우승하고 베텔이 6위를 할 경우에 해당됐다.
하지만 베텔은 초반 강하게 나왔다. 트랙의 안쪽에 위치한 2위 그리드에서 폴 스타터 해밀턴보다 좋은 출발을 했고, 30.9미터 높이의 언덕에 위치한 턴1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그 직후 베텔은 1초 이상 해밀턴과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DRS 사용이 가능해진 3랩에 이르자 다시 1초 안으로 둘의 간격은 좁혀졌고, 메인 스트레이트와 함께 올해 US GP의 또 하나의 DRS 구간인 턴11과 턴12 사이 긴 직선주로에서 6랩에 다시 선두는 해밀턴이 됐다.
이번 주 르노의 새 엔진을 자신의 차에 탑재하고 대신 15그리드 강등 페널티를 받아 16위에서 레이스를 출발했던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은 첫 출발에서 14위로 두 계단을 만회했다. 그리고 3랩에 11위가 됐다. 7랩에는 페르난도 알론소(멕라렌)를 추월하고 7위가 됐고, 10랩에 오콘이 모는 핑크색 포스인디아 머신을 추월하고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 뒤 6위가 됐다.
그때 라이코넨은 맥스의 레드불 팀 동료 리카르도를 압박하고 있었다. 12랩 라이코넨의 추월 시도를 힘겹게 막아내던 리카르도를 레드불의 피트월은 먼저 피트스톱 시켰다. 당초 1스톱 전략을 선택했던 페라리는 거기에 반응하지 않았고 따라서 키미는 트랙에 계속 남아 3위 보타스를 추격했다.
16랩 섹터3에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다. 놀랍게도 다니엘 리카르도가 옐로우 플래그를 불러낸 주인공이었다. 갑자기 엔진 이슈가 발생한 차를 잔디 밭 위에 세워놓고 그는 허망하게 트랙을 떠났다.
이번 주 오스틴에서 르노의 새 엔진을 받은 드라이버들 중 한 명이었던 르노의 니코 훌켄버그가 리카르도보다 앞서 유압 이유로 리타이어했던 터였다. 그러나 레드불에서 르노의 새 엔진을 받은 것은 맥스 뿐이었기 때문에 훌켄버그와 리카르도의 리타이어 원인은 서로 다른 것으로 보였다.
리카르도에 의해 섹터3에 옐로우 플래그가 나와있을 때, 당시 블리스터링을 겪고 있던 2위 베텔(페라리)이 피트인해 이번 주말 가장 단단한 소프트 컴파운드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맥스(레드불) 뒤 5위로 나왔다.
메르세데스는 18랩에 보타스, 그리고 19랩에 선두 해밀턴을 피트인 시켰다. 피트를 빠져나온 해밀턴의 바로 뒤에 베텔이 찰싹 달라붙었다. 거기서 거의 선두가 다시 바뀔 뻔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하고 해밀턴은 베텔보다 좋은 엔진 파워와 그립을 무기로 곧바로 새로 갭을 쌓아나갔다.
20랩에 페라리에서 키미 라이코넨이 피트인하면서, 이제 레이스의 선두는 후미에서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출발했던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이 됐다. 그리고 그 바로 뒤에서 2위 해밀턴과 3위 베텔이 줄지어 달렸다.
23랩에 해밀턴은 DRS 구간에서 맥스를 상대로 추월을 시도했으나 그것은 불발로 돌아갔다. 하지만 간격을 계속 유지한 채로 이후에 연속된 코너에서 계속해서 추월을 시도했고, 능숙하게 라인을 바꿔 타더니 결국 추월을 성공시켰다. 이후 해밀턴은 맥스를 이용해 베텔과 간격을 더 벌릴 수 있었다.
25랩에 맥스가 자신의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여기서 새로 교체한 소프트 타이어로 그는 선두 그룹의 다른 드라이버들보다 1초 이상 빠른 페이스를 발휘했다.
레이스가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시상대로 향하는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졌다. 4위 키미(페라리)가 10랩 이상 3위 보타스(메르세데스)를 끈질기게 공격한 끝에 42랩에 DRS에 도움을 받아 턴12에서 추월에 성공했다.
여기서 키미는 2위가 됐다. 레이스 37랩에 선두 그룹에서 가장 젊은 타이어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발휘하던 맥스가 예상 밖의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하고 베텔도 뒤따라 피트스톱을 실시했기 때문이었다.
맥스가 두 번째 피트인을 하기 직전, 페라리는 선두 해밀턴을 추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베텔의 전략을 2스톱으로 전환하는 것을 결정하고 피트인 시기를 고심하고 있었다. 그렇게 베텔은 38랩에 자신의 두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했고, 맥스에 1초 앞 4위로 트랙을 빠져나왔다. 두 드라이버 모두 여기서 소프트에서 슈퍼소프트로 전환했다.
레이스 후반에 슈퍼소프트 타이어에서 베텔의 페이스가 다시 살아났다. 50/56랩에 새 랩 레코드를 기록하며 빠르게 3위 보타스와의 간격을 좁혀나가더니, 51랩 턴1에서 보타스와 멕라렌 백마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고 3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52랩에는 팀 동료 라이코넨을 턴1에서 추월, 첫 출발 순서와 같은 2위가 됐다.
54랩에 보타스(메르세데스)는 맥스(레드불)에게도 추월당해 5위가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페라리처럼 기본 레이스 전략으로 1스톱을 선택했던 메르세데스는 레이스 종료를 2랩 남겨두고 보타스를 피트인 시켰고, 새 타이어로 5위에서 남은 레이스를 이어가도록 했다.
레이스 마지막 랩에 페라리의 더블 포디엄 피니시를 저지하기 위해 맥스는 3위 키미를 향해 맹공을 펼쳤다. DRS 구간에서 시도한 추월은 실패했다. 그러나 앞에서 해밀턴이 자신에게 그런 것처럼 이후에 등장하는 연속된 코너에서 키미보다 타이트하게 라인을 그리며 과감한 추월을 시도했고, 결국 해밀턴, 베텔에 이어 세 번째로 피니시 라인에 들어왔다.
베텔이 두 번째 피트스톱을 마치고 다시 트랙에 나왔을 때, 끝까지 1스톱을 고수한 선두 해밀턴과 25초나 간격이 벌어져있었다. 그는 그것을 절반 이상 단축하고, 최종 우승을 거둔 해밀턴에 10초 뒤에 체크 플래그를 받았다.
루이스 해밀턴에게 이것은 시즌 9번째 우승이다. 그리고 동시에 시즌 8번째 폴-투-윈이다. 해밀턴과 함께 시상대에는 2위를 차지한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과 키미 라이코넨이 올랐다. 비록 피니시 라인을 세 번째로 통과한 건 맥스 페르스타펜이었지만, 드라이버들이 시상대에 오르기 전 스튜어드가 맥스에게 5초 기록 가산 페널티를 부과해 시상대에 오를 수 없었다.
키미를 추월할 때 차의 바퀴 네 개가 완전히 트랙을 벗어났기 때문에 스튜어드는 그 추월이 부당한 이득이라고 판단, 맥스에게 5초 페널티를 선고했다.
맥스 페르스타펜 vs 키미 라이코넨 대결 영상
메르세데스는 이번 경기 결과를 통해 올해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시즌 종료를 세 경기 남겨두고 메르세데스는 4년 연속 포뮬러 원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타이틀을 입수했다.
올해 드라이버 타이틀의 주인공은 바로 다음 주에 열리는 멕시코 GP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곳에서 해밀턴은 5위만 하더라도 F1의 새로운 4회 챔피언이 된다.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이 4위, 메르세데스의 발테리 보타스가 5위, 포스인디아의 에스테반 오콘이 6위, 그리고 카를로스 사인스가 르노와 치른 첫 경기에서 7위를 거뒀다. 8위는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이며 9위는 윌리암스의 펠리페 마사, 10위는 토로 로소의 다닐 크비야트다. 브랜든 하틀리는 자신의 첫 F1 레이스를 13위라는 좋은 결과로 마쳤다.
이번 레이스에서는 오프닝 랩 때 케빈 마그센이 모는 하스 머신과 충돌한 자우바의 파스칼 베어라인과 엔진 이슈를 겪은 르노의 니코 훌켄버그와 다니엘 리카르도, 그리고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 역시 엔진 이슈로 완주에 실패했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