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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 2017 시즌 15차전 경기 말레이시아 GP에서 페라리가 첫날 페이스-세터를 선점했다.
이번에 세바스찬 베텔이 전체에서 가장 빠른 1분 31초 261을 달렸다. 이것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GP에는 투입되지 않았던 슈퍼소프트 타이어에서 나온 기록으로 이미 지난해 폴 타임을 1.6초 앞질렀다.
오전에 진행된 FP1(1차 프리 프랙티스)은 폭우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 전체 90분 가운데 초반 30분은 아예 달리지를 못했다. 그곳에서는 레드불 드라이버 맥스 페르스타펜과 다니엘 리카르도가 가장 빨랐다. 그리고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세 번째로 빠른 페이스를 나타냈다.
FP2는 현지시간으로 15시에 막이 올랐다. 그때도 하늘에는 짙게 구름이 껴있었지만, 확실히 날씨는 많이 갰다. 결정적으로 곧바로 슬릭 타이어를 쓸 수 있었다.
베텔은 세션 초반 소프트 타이어로 달렸을 때도 전체에서 가장 빨랐다. 루이스 해밀턴과 발테리 보타스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가 모두 트랙-오프 씬을 연출하는 등 접지력 부족으로 사투를 벌이는 동안 레드불이 페라리를 상대했다. 소프트 타이어에서 베텔과 맥스 페르스타펜이 기록한 개인 최고 랩 타임은 0.283초 차이로 매우 근접했다.
세션 후반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전환된 뒤에는 페라리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이 베텔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하지만 둘의 기록 차는 0.6초로 조금 크다. 그리고 레드불에서 다니엘 리카르도가 0.838초, 맥스 페르스타펜이 0.848초 차로 각각 3위와 4위,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5위,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과 발테리 보타스가 각각 1.42초, 1.46초 차로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한때 해밀턴은 5위에 있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0.1초 이상 더 좋은 랩을 달린 알론소에게 나중에 그 순위를 빼았겼다.
FP2는 예정보다 조금 일찍 종료됐다. 고속으로 커브를 타던 로망 그로장의 하스 머신이 갑자기 스핀에 빠져 타이어 방벽에 추돌한 사고가 원인이 됐다.
그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해밀턴과 라이코넨의 차가 지나간 뒤, 고속 커브의 연석 안쪽에 설치된 금속 배수구 덮개가 갑자기 위로 열려버렸고, 그 위로 그로장이 지나가면서 일어난 아찔한 사고였다.
2017 말레이시아 GP: 그로장 사고 영상
https://www.formula1.com/en/video/2017/9/FP2__Grosjean_crashes_out_spectacularly.html
배수구 덮개에 찍혀 오른쪽 뒤 타이어가 마치 폭발하듯이 순식간에 뜯겨져나갔고, 곧장 차는 스핀에 빠졌다. 자갈밭을 통과한 뒤에도 차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타이어 방벽에 충돌한 뒤에야 멈췄섰다.
다행히 그로장은 스스로 차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 피트레인으로 돌아와 웃으며 인터뷰도 가졌다.
세션 종료까지 2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였기 때문에 FIA는 거기서 FP2 종료를 결정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날씨가 어떨 거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 없다. 일단 오늘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오전에는 비가 내리고 오후에 날이 갤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하지만 이곳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말레이시아라는 점을 생각하면, 예선과 레이스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믿기 힘들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