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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쉽 시즌 16번째 경기로 열린 러시아 GP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예선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13차전 이탈리아 GP와 14차전 싱가포르 GP에서 연달아 폴을 획득했지만 지난주 일본에서는 로스버그에게 폴을 빼앗겼었는데, 이번에 해밀턴은 간신히 되찾은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 자리를 10점 차로 위협하는 로스버그를 0.2초 차로 따돌리고 시즌 7번째 폴을 획득했다.
예선에 앞서 실시되었던 3차 프랙티스(이하 FP3)에서도 루이스 해밀턴이 가장 빨랐다. 그리고 니코 로스버그가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를 나타냈다. 금요일에 꽤 강력한 경쟁력을 나타냈던 멕라렌은 토요일 FP3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엎친데덮친 격으로 케빈 마그누센의 경우 기어박스 교체로 5그리드 강등 패널티까지 받고 말았다. 마그누센 외에도 이번 주말에는 맥스 칠튼(마루시아)이 FP3 후 기어박스 교체로 5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그리고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와 패스터 말도나도(로터스)가 5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안고 예선에 들어갔다.
지난주 일본 GP 결승 레이스 도중에 큰 부상을 입은 줄스 비앙키의 머신을 리저브 드라이버를 통해 출격시키지 않은 마루시아의 결정으로 예선에서는 총 21대의 머신이 “브랜드 뉴” 소치 서킷을 채웠다.
FP3에서 메르세데스와 윌리암스 머신(보타스) 간의 페이스 차가 0.4초 이내로, 평소보다 크지 않아서 자연스레 예선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윌리암스의 브라질인 베테랑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는 첫 번째 예선 세션 Q1부터 크게 고전했다. 보타스가 해밀턴과 로스버그를 바로 뒤 3위에서 쫓고 있던 Q1 종료 시점 마사는 자신의 마지막 플라잉 랩을 16위보다 좋은 순위로 마치는데 실패하고 그만 Q2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마사의 참담한 예선 결과는 케이터햄 드라이버 마커스 에릭슨의 기록보다 한 계단 나빴다.
그리고 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보유하고 있는 로터스 드라이버 패스터 말도나도는 19위를 해, 일본 GP에 이어 또 다시 백마커 팀들과 함께 레이스를 출발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마지막 프랙티스에서 발생했던 ERS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듯 보였다.
아마도 마사는 엔진쪽에 문제가 있는 모양. 결승 레이스 전에 엔진 교체 가능성도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워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연료 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머신이 무척 빨랐기 때문에, 몹시 실망스럽습니다.” 마사.
한편 Q1에서는 해밀턴이 톱, 로스버그가 2위, 보타스가 3위 기록을 냈고, 그 뒤를 멕라렌이 밟았다. 페라리와 레드불이 그 뒤였다. FP3에서부터 페이스가 저조했던 레드불은 Q3 진출 가능성도 의심되었다. 특히 베텔이 그랬다.
Q2 중반, 페라리에서 페르난도 알론소가 7위, 키미 라이코넨이 8위로 각각 랩 타임 단축에 성공한 시각, 레드불은 다니엘 리카르도가 6위에 있었고 세바스찬 베텔은 15위에 있었다. Q2에서는 11위 드라이버부터 탈락하기 때문에 4회 챔피언에게는 분명히 위기였다. 라이코넨의 기록이 곧 10위로 밀려나 그 역시 위기에 처했다. 그의 운명의 열쇠를 쥔 건 베텔(레드불). 독일인 레드불 드라이버는 비록 기록 단축에는 성공했으나, 11위로 올라서는데 그쳐 Q3 진출에 실패했다.
베텔은 리카르도의 기록에 0.4초나 차이 났는데, 그에 반해 레드불의 시스터 팀 토로 로소에서는 대닐 키바트와 장-에릭 베르뉴 두 드라이버 모두 Q3에 올라갔다.
Q2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1분 38초대 페이스를 나타냈던 윌리암스의 25세 핀란드인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는 Q3 첫 클린 랩을 로스버그와 해밀턴 사이 2위로 마쳤다. 해밀턴의 첫 랩은 로스버그의 1위 기록과 1초 이상 차이 났다. 곧 버튼, 리카르도, 알론소, 그리고 키바트에게도 밀린 이 결과를 해밀턴은 실수 없이 만회할 수 있을까? 해밀턴은 Q3 종료 3분 30초가 남은 시점에 로스버그의 기록을 0.3초 단축하고 톱에 등극하는데 성공, 곧 로스버그가 두 번째 클린 랩을 마쳤지만 다시 선두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자신의 마지막 랩에서 다시 한 번 랩 타임을 단축하고 1위를 굳혔다. 로스버그가 스타트/피니쉬 라인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피트로 핸들을 틀어, 해밀턴이 러시아 최초의 F1 그랑프리에서 폴을 획득하는데 남은 건 보타스의 결과 뿐이었다.
보타스는 자신의 마지막 랩에서 첫 번째 섹터와 두 번째 섹터를 가장 빠르게 통과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째 코너를 빠져나오다 그만 머신의 뒷부분을 크게 미끄러트려 클린 랩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결과 루이스 해밀턴이 영광의 폴을 획득했다.
토로 로소 드라이버 대닐 키바트가 마지막에, 2015년이면 팀 동료가 될 리카르도(레드불)보다 한 계단 좋은 순위 5위를 거둬 홈 팬들을 흥분시켰다. 그의 F1 커리어 베스트 예선 결과이기도 하다.
내일 결승 레이스에서는 다시 한 번 메르세데스 듀오가 스타팅 그리드 맨 첫 번째 열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와 젠슨 버튼(멕라렌)이 두 번째 열에서 출발, 그 뒤로 키바트(토로 로소)와 리카르도(레드불), 알론소(페라리)와 라이코넨(페라리), 베르뉴(토로 로소)와 베텔(레드불)이 짝을 이뤄 출발하게 된다. 예선 6위를 한 마그누센은 5그리드 강등 패널티로 인해 베텔 뒤 11위로 출발한다.
시즌 16차전 러시아 GP 결승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12일 20시에 시작된다.
photo.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