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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4 F1] 13차전 이탈리아 GP 결승 레이스 - 해밀턴, 극적으로 회심의 우승





 시즌 13차전 이탈리아 GP 결승 레이스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앞으로 남은 타이틀 경쟁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우승을 했다. 2위를 한 니코 로스버그는 스타트에서 선두에 등극했었으나,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러 스스로 해밀턴에게 선두 포지션을 반납했다. 그리고 이번 레이스에서 펠리페 마사가 보란 듯이 이탈리아 팬들 앞에서 시상대에 올라 샴페인을 터뜨렸다.


 가장 단단한 미디엄과 하드 컴파운드 타이어가 투입된 이번 레이스는 한 차례의 피트스톱만으로 완주할 수 있는 1스톱 레이스로, 피렐리에 따르면 첫 피트스톱 타이밍은 23랩이 가장 최적이었다. 레이스 시작에 앞서 스타팅 그리드에는 토요일 3차 프랙티스(FP3)에서 황색기를 무시해 피트레인 스타트 처벌을 받은 케이터햄의 마커스 에릭슨을 제외한 21대의 머신이 정렬했다. 21대 머신 가운데 키바트(토로 로소), 훌켄버그(포스인디아), 수틸(자우바), 구티에레즈(자우바), 그로장(로터스), 에릭슨(케이터햄)의 경우 하드 타이어로 출발했다.


 5.793km 길이의 서킷을 53바퀴 도는 시즌 13차전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7일) 21시에 시작되었다. 폴 시터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은 스타트에서 아주 느렸다. 마크 웨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 기회를 틈타 두 번째로 출발한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곧바로 선두에 등극했고, 마그누센(멕라렌)이 2위, 마사(윌리암스)가 3위로 올라서고, 해밀턴은 4위로 내려앉았다.


 (해밀턴의 스타트는 ‘레이스 스타트 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중에 메르세데스에 의해 밝혀졌다.) 해밀턴은 이후 한동안 마그누센과 마사 두 메르세데스 엔진 머신 뒤에서 레이스를 계속했다. 5랩에 추월 기회를 잡은 해밀턴은 턴7 부근에서 마사에게 별다른 저항 없이 추월당한 마그누센(멕라렌)을 곧바로 뒤따라 추월했고, 그렇게 3위로 순위를 올렸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상황이 첫 시케인에서 벌어졌다. 때는 9랩. 혼자서 달리던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속도를 충분히 줄이는데 실패해, 시케인에서 그대로 직진해 폴리스티렌 소재로 만들어진 블록 사이로 슬라럼을 해 다시 트랙으로 돌아왔다. 트랙 경계를 따라 칠해진 흰선을 왼쪽 바퀴로 밟았던 게 원인이었다. 이것은 패널티로 연결되지 않았다. 어떤 이득을 본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로스버그는 이 실수에도 선두를 계속 지킬 수 있었지만, 해밀턴의 압박은 점차 거세지기 시작했다. 로스버그의 사고가 있고 바로 다음 바퀴에 해밀턴이 DRS와 슬립스트림을 이용해 마사와 사이드-바이-사이드 상태를 만들어 첫 시케인에 진입, 바깥쪽에 자리를 잡아 시계방향으로 시작되는 S자 시케인을 탈출할 때 레이싱 라인을 차지해 2위로 올라섰고, 로스버그를 직접 겨냥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이탈리아 GP DRS 존은 턴7 210미터 앞에서 하나, 두 번째는 스타트/피니쉬 라인에서 115미터 앞 지점에 지정되었으며, 갭 측정 지점은 각각 턴7 진입 95미터 전과 파라볼리카 턴11 진입 20미터 전에 설치되었다.)


 14/53랩에 해밀턴이 1분 29초 128로 최속 랩 타임을 다시 세우고 선두 로스버그와의 차이를 1.9초로 좁혔다. 바로 다음 바퀴에는 1분 28초 948로 다시 한 번 랩을 단축했고, 갭도 1.5초로 줄였다.


 25랩에 로스버그가 먼저 피트인하고 해밀턴도 피트인했다. 로스버그가 피트로 들어간 사이 대신 선두에 섰던 해밀턴도 나중에 피트인하면서 다시 선두는 로스버그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2초 안팎이던 둘의 갭은 허무하게도 로스버그가 앞서 저지른 것과 동일한 실수로 완전히 뒤집혔다. 이번에도 로스버그는 첫 시케인을 그대로 직진했고, 이번에는 해밀턴에게 순위를 빼앗겼다.


 머신에 데미지 없이 곧바로 해밀턴 뒤로 따라 붙을 수 있었지만, 이미 순위는 2위로 내려간 뒤였다. 해밀턴에겐 뜻밖의 행운이었다. 이 뜻밖의 행운을 해밀턴은 놓치지 않고, 7월 영국 GP 이후 첫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전체 레이스 결과


 해밀턴, 로스버그와 함께 시상대에 오른 건 펠리페 마사(윌리암스)다. 마사는 메르세데스와의 큰 격차로 인해 외로운 레이스를 했다. 반면 그의 핀란드인 팀 동료 발테리 보타스의 레이스는 박진감이 넘쳤다.

 

 스타트에서 일곱 계단이나 추락했던 보타스(윌리암스)는 전력투구하며 레이스 초반 라이코넨(페라리), 페레즈(포스인디아)를 잇따라 추월하고 8위로 올라섰다. 이제 알론소를 레이더에 넣었던 보타스는 16랩 피트 스트레이트 끝에서 DRS의 도움을 받아 생각보다 수월하게 추월에 성공하고 7위로 올라섰다. 레이스 중반에 피트스톱한 뒤에는 마그누센(멕라렌)과 맞닥뜨렸는데, 두 사람의 대결은 결국 한 차례의 큰 몸싸움으로 번졌고, FIA는 보타스에게 충분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고 판단해 마그누센(멕라렌)에게 5초 스톱 앤 고 패널티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보타스는 세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곧바로 10위로 추락했다, 베테랑 팀 동료 마사에 이은 4위로 레이스를 완주했다. 레이스를 앞두고 2015년 드라이버 라인업을 발표했던 팀을 만족시킨 결과임에 틀림이 없었다.


 5위와 6위는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와 세바스찬 베텔이 차지했다. 특히 리카르도의 레이스가 볼만했다. 이번 레이스에서 가장 뜨겁게 경쟁한 젠슨 버튼(멕라렌)과 세르지오 페레즈(포스인디아)의 접전을 뒤에서 지켜보던 리카르도는 버튼이 살짝 방심한 틈에 피트 스트레이트 끝에서 안쪽 라인을 잡고 추월에 성공, 스로틀을 풀지 않고 곧바로 두 번째 시케인에서 페레즈까지 따돌렸다. 


 라이벌들보다 늦게 피트인했던 리카르도는 이후 크게 록-업을 일으키며 첫 시케인에 다이빙해 마그누센(멕라렌)을 추월, 선두 해밀턴과 로스버그 사이에 4초의 갭이 형성된 47/53랩에는 챔피언 팀 동료 옆 빈 공간을 파고들어 첫 시케인에서 추월을 시도했다. 베텔은 능숙하게 방어해냈지만, 두 번째 시케인을 향하는 길에 이번엔 안쪽으로 라인을 바꿔 다이빙, 멋지게 5위로 부상했다. 챔피언과 겨뤄도 손색없는 드라이빙 실력을 인정받는 장면이었다.


 내심 활약이 기대되었던 페르난도 알론소의 모터홈 레이스는 리타이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 알론소는 혼자서 그랜드스탠드 앞을 지나 첫 시케인으로 진입하려던 찰나 갑자기 트랙 밖 잔디로 머신을 빼고 콕핏에서 내렸다. 머신의 ERS 시스템에 고장이 생긴 것이었다. 이로 인해 티포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론소는 2013년 말레이시아 GP 이후 처음으로 리타이어했다. 라이코넨은 10위로 레이스를 완주해, 홈 팬들은 틀림없이 낙담했다.(마그누센이 5초 스톱 앤 고 패널티를 레이스 중에 이행하지 않아 레이스 결과에 5초가 가산되면서, 라이코넨의 경기 결과는 9위가 되고 마그누센이 10위가 되었다.)


 페라리에서 방출돼 윌리암스로 이적한 첫 해 펠리페 마사는 시상대에 오르고, 알론소는 리타이어하고 라이코넨은 10위를 한 결과는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주에 페라리 회장 루카 디 몬테제몰로의 사임설이 나돌았던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2014 F1 13차전 이탈리아 GP 챔피언쉽 포인트
1 니코 로스버그2381메르세데스454
2 루이스 해밀턴2162레드불272
3 다니엘 리카르도1663▲윌리암스177
4 ▲발테리 보타스1224▼페라리162
5 ▼페르난도 알론소1215멕라렌110
6 세바스찬 베텔1066포스인디아109
7 ▲젠슨 버튼727토로 로소19
8 ▼니코 훌켄버그708로터스8
9 ▲펠리페 마사559마루시아2
10 ▲키미 라이코넨4110자우바0

 로스버그와 해밀턴의 챔피언쉽 포인트 차이는 이제 29점에서 22점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이번 경기 결과로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쉽에서는 페라리와 윌리암스의 순위가 교체되었다.


 더욱더 고조되어가는 시즌의 열기는 2주 뒤 싱가포르의 나이트 레이스로 이어진다. 결승 레이스는 21일 한국시간으로 20시에 열린다.


photo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