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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4 WEC] 3차전 르망 24시간 - 아우디, 1-2위로 5년 연속 우승





 스페셜 게스트 F1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가 프랑스 국기를 흔드는 사인에 맞춰 시작된 제 82회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아우디가 영광스런 1-2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5년 사이 13번째 달성한 유서 깊은 르망에서의 우승이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런 날씨와 LMP1-H 머신들에 다발한 기술적 문제들로 레이스의 결과는 마지막까지 짐작할 수 없었다.


 “다섯 바퀴가 뒤처지면 보통 되돌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모두에게 기술적 문제들이 닥쳤습니다.” 우승한 마르셀 파슬러는 마치 서바이벌 게임과도 같았던 레이스 후 이렇게 말했다.


 통산 10번째 르망 우승을 노리던 톰 크리스텐센이 몰던 No.1 아우디가 레이스 종료 4시간 가량 남은 상황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머신에 이상이 발생했고, 천천히 피트로 들어갔다. 다행히 한 바퀴 차로 앞서 있었던 상황이라 계속 선두를 유지했지만, 이후에 터보차저 교체를 강요받으며 추가로 17분을 지체했을 때는 포르쉐에게 포지션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포르쉐는 우승하지 못했다. 시상대에 조차 오르지 못했다. 일요일 12시 36분(21시간 36분께)에 No.1 아우디의 터보 이슈로 선두가 된 No.20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는 그로부터 20분도 안 돼 파워트레인 이상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피트로는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팀은 파워트레인을 고칠 수 없었고,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르망에 출전했던 마크 웨버를 비롯해 티모 베른하르트와 브렌던 하틀리의 레이스는 그렇게 피트에서 종료되었다.


 그로부터 30분 정도 뒤에는 마르크 리브가 몰던 시스터 카에서 기어박스 결함이 발생해 경쟁에서 벗어났다. 두 시간이나 피트에서 시간을 보내고도 체커기가 나오기 직전에 트랙에 다시 나왔다. 그리고 끝까지 완주를 했다. 그러나 6분 안에 마지막 바퀴를 돌아야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종합 11위 완주 결과가 인정 되지 않았다. 이러한 공식 결과에는 포르쉐가 피트에 있던 시간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중에 알려졌고, 결국 정정이 이루어져 종합 11위 완주 결과가 인정되었다.



 24시간의 마라톤 레이스가 종료된 후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는 No.2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를 몬 앙드레 로테레르, 브누아 트렐루예, 마르셀 파슬러가 올랐다. 이들은 2011년과 2012년에도 르망에서 우승했던 환상의 조다. 그리고 톰 크리스텐센, 루카스 디 그라스, 마르크 제네로 이루어진 No.1 아우디가 2위를 했다. 그러나 반복된 터보 이슈로 두 차례나 선두를 빼앗겨 진땀을 뺐던 아우디에게 있어, 한편으로 달콤함 뒤에 쌉싸름함이 감도는 승리였다.


 포르쉐의 고전은 분명 도요타의 3위 시상대 입상 뿐 아니라 아우디의 1-2 우승에도 도움을 주었다.


 토요일 15시(현지시간)에 시작된 레이스는 폴에서 출발한 No.7 도요타 TS040 하이브리드가 중반까지 선도했다. 앞선 WEC 시즌 두 경기에서 모두 우승하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었던 도요타는 이 무렵 90초 이상 앞서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전기계통의 문제로 돌연 트랙에 정지, 피트로 돌아가지 못해 리타이어했고, 일요일 새벽 5시(14시간께)에 아우디에서 처음으로 No.2 R18 e-트론 콰트로가 선두에 등극했다. 한 차례 터보를 교체하면서 선두에서 3위로 순위가 떨어졌으나, 앙드레 로테레르가 올해 대회 최속 랩 타임 3분 22초 567을 남기는 압도적 페이스로 빠르게 순위를 회복시켜 우승에까지 도달했다.


 올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아우디가 출전시킨 머신은 총 세 대다.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한 대의 아우디 No.3 머신은 세이프티 카의 선도를 받으며 폭우 속을 달리던 레이스 초반, 유노디에르(Hunaudieres) 직선주로에서 페라리 GT 카가 고속으로 머신의 뒷부분에 추돌해와 파워트레인을 손상 받고 리타이어했다. 레이스가 시작되고 고작 90분이 지났을 때의 일이었다.



 이 사고에 No.8 도요타 TS040 하이브리드도 희생양이 되었다. 슬릭 타이어를 착용한 상황에서 맞닥뜨린 다중 충돌 사고에 No.8 도요타는 큰 데미지를 입었고 이것을 수리하느라 8바퀴나 뒤쳐졌으며, 이 사고는 나중에 공력 밸런스가 깨지는 여파로 연결돼 추가로 바디워크 수리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앤소니 데이비슨, 세바스찬 부에미, 니콜라스 라피에르 세 드라이버가 나타낸 일관된 페이스는 차츰 순위를 4위까지 회복시켜 놓았고, 결정적으로 포르쉐가 마지막에 뒤로 빠지며 시상대 마지막 단상에 올랐다. 이 결과로 레이스 시작 두 시간이 흘렀을 때만 하더라도 불가능하게 느껴지던 WEC 드라이버 챔피언쉽 선두 수위를 해냈다.


 리벨리온 레이싱 R-One이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첫 도전해 완주에 성공했다. 리벨리온 레이싱과 오레카(Oreca)가 뭉쳐 만든 이 팀에서는 니콜라스 프로스트, 닉 하이드펠드, 마티아스 베슈가 오레카가 설계하고 제작한 LMP1-L 머신을 몰고 종합 4위로 골인했다.



 마지막까지 접전이 계속된 LMP2 클래스에서는 올해 신차 Ligier JS P2가 기대를 웃도는 성능을 과시, OAK 레이싱의 No.35 머신이 레이스 초반부터 쭉 쾌주를 펼치다 19시간께 엔진 관련 이슈와 후방 브레이크 교체로 10분 가까이 트랙이 아닌 차고에서 시간을 소비해, 결과적으로 No.38 JOTA 스포트의 자이텍 Z11SN이 한 바퀴 차이로 LMP2 클래스 우승했다.


 자이텍 스포트에서는 원래 마르크 제네가 휠을 쥘 예정이었으나, 그가 리저브 드라이버로 있는 아우디 스포츠에서 프랙티스 사고로 로익 듀발이 레이스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제네를 호출했고, 그렇게 되자 올리버 터베이를 뒤늦게 드라이버 라인업에 합류시켜 레이스에 임했다.


 한편 LMP2 클래스에서는 닛산 엔진 고객팀 다섯 곳이 상위 5위를 휩쓸었다.

 

 GTE 챔피언이자 이 대회에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클래스 우승한 적이 있는 지안마리아 브루니(Gianmaria Bruni), 그리고 그의 팀 동료 토니 빌란데르(Toni Vilander), 전 F1 드라이버 지안카를로 피시첼라가 GTE Pro 클래스 우승했다. 그들이 몬 No.51 페라리 458 이탈리아는 2위를 한 No.73 쉐보레 코베트 C7, 3위를 한 No.92 포르쉐 911 RSR과 레이스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지난 3년 새 두 번째 클래스 우승을 페라리에 선물했다. GTE-Am 클래스에서는 No.95 애스턴 마틴 밴티지가 우승했다.


 전기 에너지만 이용해 13.6km의 사르트 서킷에서 최고속도 300km/h를 찍어 큰 주목을 받았던 닛산 ZEOD RC는 안타깝게도 레이스 시작 24분 만에 기어박스 이슈로 허무하게 리타이어했다.


 아우디가 르망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으로 13번째다. TDI 디젤 엔진으로는 8번째이며, 하이브리드로는 세 번째 우승이다.


photo. 각팀/Michelin/Rolex/W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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