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TORSPORT

[2013 F1] 개막전 호주 GP 레이스 - 라이코넨 우승, 지난해 챔피언십 톱3가 연단에

사진:Reuters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개막전 호주 GP 레이스에서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우승했다. 예선에서 7위에 그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2012년 챔피언십 “다크호스” 라이코넨은 자신이 왜 그런 별명을 가졌는지를 레이스 우승을 통해 여실히 증명했다.

 5.303km 길이의 비상설 트랙 앨버트 파크(Albert Park)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경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58바퀴를 질주했다. 그렇게 총 레이스 길이는 307.574km. 날씨 탓에 부득이하게 레이스가 열리는 일요일에 실시된 예선 Q3에서 레드불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과 마크 웨버가 라이벌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을 ‘1-2’를 한 것으로 그리드 맨 선단이 푸르게 물들었다. 그 뒤로 멕라렌이 아닌 메르세데스의 싱글시터에 탑승한 루이스 해밀턴과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턴1을 향해 날렵한 노즈를 겨냥했고, 알론소(페라리)와 로스버그(메르세데세스), 라이코넨(로터스)과 그로장(로터스),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버튼(멕라렌)이 나란히 했다. 

 레이스 시작 전, 자우바가 예선 11위를 한 니코 훌켄버그 머신의 연료 시스템에서 문제를 발견해 안전상의 이유로 해당 머신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그리드에는 22대가 아닌 21대의 머신만이 정렬했다.

 트랙 위를 뒤덮은 수상쩍은 하늘은 비를 뿌리진 않았지만 어둑한 구름이 드리워 쾌청하다 말할 수 없었다. 앨버트 파크의 DRS 존은 스타트/피니쉬 라인이 있는 메인 스트레이트와 턴2 이후 등장하는 스트레이트 총 두 곳으로 검지 구간은 턴14 직전에 설치되었다.

 상위 10대의 머신이 착용한 타이어는 그들이 예선 Q3에서 사용한 슈퍼소프트. 11위 수틸(포스인디아), 14위 리카르도(토로 로소), 15위 페레즈(멕라렌), 17위 말도나도(윌리암스)는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했다.

 신호가 점멸되자, 어김없이 올해에도 마크 웨버가 스타트에서 크게 부진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페라리 듀오와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홈 경기를 맞이한 레드불 드라이버를 성큼 추월했다. 그에 상반되게 폴 시터 세바스찬 베텔은 시원스레 진격했다. 베텔, 마사, 알론소, 해밀턴이 차례로 턴1을 통과했다. 7위 그리드에서 5위로 뛰어오른 라이코넨(로터스)이 끈질기게 해밀턴에게 순위 다툼을 걸다 3랩에 접어들 무렵 결국 턴9에서 해밀턴을 추월하고 페이스를 올렸다. 로터스의 또 다른 드라이버 그로장은 스타트가 좋지 못해 10위권 밖을 달렸다.

 뛰어난 스타트로 크게 앞서 나갔던 베텔(레드불)은 그러나, 랩 타임에서 마사(페라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6랩, 베텔(레드불), 마사(페라리), 알론소(페라리)로 구성된 톱3의 갭이 각각 0.7초와 0.6초에 불과했다.

 7랩에 톱3에서 가장 먼저 베텔이 피트인했다. 디펜딩 챔피언은 먼저 피트인한 버튼, 웨버처럼 슈퍼소프트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한 뒤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뒤 11위로 복귀했다. 다음 랩에 마사가 피트인해 베텔에게 추월당한 말도나도 뒤로 복귀했고, 뒤이어 알론소와 라이코넨이 나란히 피트인한 뒤 모두 미디엄 타이어를 착용하고 마사 뒤로 복귀했다.

 이후 레이스는 해밀턴과 로스버그에 의해 메르세데스의 1-2가 되었다. Q3에 진출하지 않아 가능했던 자유로운 타이어 선택으로 미디엄을 신고 출발한 돌아온 포스인디아맨 에이드리안 수틸이 3위를 달렸다.

 베텔(레드불), 마사(페라리), 알론소(페라리)가 잇따라 페레즈(멕라렌)를 어렵지 않게 추월하고 차곡차곡 순위를 올려갔다. 메르세데스 진영도 피트인을 실시하면서 레이스 리드는 이제 수틸(포스인디아)의 차지가 되었다. 적어도 지금으로썬 가장 화려한 복귀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수틸의 리드가 한참을 계속되던 차, 접지력을 찾는데 고전하던 베텔(레드불)이 피트인하자 때마침 포스인디아에서도 수틸을 피트로 불러들였다. 먼저 피트로 들어간 수틸이 포지션 변동 없이 베텔보다 먼저 트랙에 복귀했으나 그때 턴1을 지나던 알론소(페라리)에게는 간발의 차로 추월당했다. 하지만 베텔이 이내 과감하게 코너 안쪽을 파고들어 수틸의 포지션을 쟁탈했다.

 27랩, 니코 로스버그의 메르세데스 머신이 갑자기 서행하더니 트랙 밖에 멈췄다. 이유는 불명. 하지만 로스버그가 토요일 아침에 기어박스 트러블을 겪었다는 사실에서 대충 추측이 가능했다.

 레이스 시작 전에 예보되었던 비가 결국 29랩에 페라리 온보드 카메라 렌즈에서 발견되었다. 그러자 토요일에 많은 비를 경험한 관중들은 미리 준비해온 우산을 주섬주섬 꺼내들고 우비를 챙겨입기 시작했다. 하지만 빗방울의 굵기는 매우 가늘어 한창 열기가 달아오른 머신들을 멈춰 세우진 않았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의 공세를 잘 방어하던 해밀턴(메르세데스)이 결정적으로 크게 록-업을 일으켜 리듬을 빼앗겼고, 결국 추월을 허용하고 난 뒤 곧바로 피트로 들어갔다. 35랩 톱 10은 알론소(페라리), 베텔(레드불), 수틸(포스인디아), 마사(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 해밀턴(메르세데스), 웨버(레드불),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버튼(멕라렌), 그로장(로터스) 순이 되었다. 이 중 수틸을 제외하고 모두 2스톱을 마친 상황이었다.

 레이스 종료 20랩 정도를 남겨두고 마사가 가장 먼저 세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했다. 이어 베텔, 버튼, 그로장 등이 차례로 피트인하고, 레이스 선두는 1스톱 밖에 하지 않은 수틸이 되었다. 이때 수틸은 2위 라이코넨으로부터 3.7초를 앞섰다.

 2위 라이코넨(로터스)과 3위 알론소(페라리)의 갭은 7.1초로 레이스가 42/58랩을 지나면서 알론소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뒤에서는 마크 웨버(레드불)가 디 레스타(포스인디아)를 추월하고 8위로 순위를 올렸다. 선두권에서는 알론소의 추격을 감지했는지 라이코넨이 수틸을 추월하고 1위로 올라서며 페이스를 올렸다. 46랩 턴3를 향하는 스트레이트에서 알론소가 수틸을 추월, 이제 라이코넨을 타겟팅했다.

 레이스 종료까지 10랩 가량을 남겨두고 수틸이 두 번째이자 마지막 피트스톱을 하고 5위로 트랙에 복귀했다. 레이스 중반을 넘어서며 베텔이 머신과 고전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였다. 베텔의 순위는 3위였지만 더 이상의 포지션 상승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49/58랩, 라이코넨과 알론소의 갭은 7.9초가 되었다. 여전히 빗방울은 매우 가벼워 드라이버들은 오직 레이스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수틸(포스인디아)이 미디엄 타이어를 신은 해밀턴(메르세데스)에게 추격을 받다 51랩에 결국 추월당하고 5위 포지션을 빼앗겼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번째 피트스톱에서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갈아 신었던 수틸이 타이어와 분투하다 해밀턴에 이어 마크 웨버에게도 연달아 포지션을 내주고 7위로 내려갔다.

 레이스는 5랩만을 남겨둔 상황. 라이코넨이 좀처럼 알론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며 7초대 갭을 굳건히 유지했고, 그렇게 라이코넨이 개막전 우승을 쟁취했다. 톱5 가운데 유일하게 2스톱 전략을 추구한 것이 주효했다. 전 페라리 드라이버에 이어 현 페라리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가 12초차 2위로 피니쉬,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폴 시터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아쉬운 3위를 했다.

 시상대 권외로는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4위로 들어와 페라리의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리드에 기여했고,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호주 현지 영웅 마크 웨버(레드불)보다 한 계단 앞선 5위, 에이드리안 수틸과 폴 디 레스타 두 포스인디아 드라이버가 7위와 8위, 젠슨 버튼(멕라렌)이 9위, 로맹 그로장이 로터스의 더블 포인트를 성사시켰다.

 이제 포뮬러원 그랑프리는 바로 다음 주 22일~ 24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다. 시즌 2차전 레이스는 한국시간으로 24일 17부터 시작된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차전 호주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 키미 라이코넨 25 1 페라리 30
2페르난도 알론소 18 2 로터스 26
3세바스찬 베텔 15 3 레드불 23
4펠리페 마사 12 4 메르세데스 10
5 루이스 해밀턴 10 5 포스인디아 10
6 마크 웨버 8 6 멕라렌 2
7 에이드리안 수틸 6 7 토로 로소 0
8 폴 디 레스타 4 8 자우바 0
9 젠슨 버튼 2 9 윌리암스 0
10 로맹 그로장 1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