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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 2017 시즌 15차전 경기 말레이시아 GP에서 레드불이 더블 포디엄을 장식했다. 우승 트로피는 맥스 페르스타펜이 손에 쥐었다. 바로 어제 20번째 생일을 맞이했던 그는 이번에 올해를 끝으로 F1 캘린더에서 사라지는 말레이시아에서 마지막 F1 그랑프리 우승자가 됐다.
현 챔피언십 선두이자 이번 경기 폴 시터였던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맥스 뒤 2위를 했다. 그 위치에는 처음에 페라리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이 있었지만, 엔진 이슈로 인해 그는 아예 레이스를 출발하지 못했다.
키미는 토요일 예선에서 2위를 거뒀었다. 폴 포지션을 획득한 해밀턴과 기록 차가 단 0.045초에 불과했다. 그리고 프랙티스에서 페라리는 메르세데스, 레드불보다 우수한 레이스 페이스를 보였었기 때문에 이번에 37세 핀란드인이 2013년 호주 GP 이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우승을 거둘 가능성이 주목됐었다.
그러나 레이스 시작 전 그리드로 향하던 그의 차에서 엔진 이상이 생겼고, 포메이션 랩을 앞두고 차고로 돌아가서는 레이스가 시작될 때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20위에서 출발했던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은 마지막에 4위로 피니시 라인에 들어왔다. 다섯 번째 새 터보와 MGU-H를 달고 전력 질주를 펼쳐, 발테리 보타스가 모는 메르세데스 머신을 추월하고 최종 4위를 거뒀다.
총 56랩을 달린 레이스의 시작은 메르세데스가 가장 좋았다. 오전에 내린 비로 인해 특히 스타팅 그리드는 절반이 젖어있었고 절반은 말라있었다. 마른쪽 그리드에서 출발했던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가 레드불 드라이버들보다 좋은 출발을 했다.
특히 보타스는 키미 라이코넨이 빠져서 공간이 빈 트랙의 안쪽으로 재빨리 이동해 다니엘 리카르도를 추월했고, 이후 맥스 페르스타펜과 2위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섹터2로 진입하면서 맥스는 2위, 보타스는 3위에 안착했다. 맨 뒤 20위에서 출발했던 베텔(페라리)은 오프닝 랩에서 무려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3랩에 DRS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선두 해밀턴(메르세데스)과 2위 맥스(레드불)의 차이가 0.6초에 불과했다. 해밀턴이 풀 하이브리드 파워를 쓰지 못해 고전하는 것을 맥스는 기회로 살려, 피트 스트레이트와 백 스트레이트 두 곳에 설치된 DRS 구간 중 한 곳인 피트 스트레이트 끝에서 해밀턴의 안쪽 공간을 파고 들어 선두를 빼앗는데 성공했다.
3랩에 보타스(메르세데스)와 리카르도(레드불)의 차이도 0.6초 정도에 불과했고, 리카르도는 9랩에 보타스를 추월하고 한 계단 순위를 부상시켰다.
중위권 팀에서 다수의 드라이버가 피트인한 레이스 15랩에 베텔이 6위까지 올라섰다. 그때 보타스는 단 두 계단 앞에 있었다. 같은 시각 해밀턴은 레드불 드라이버들보다 랩 타임이 느렸고, 아직 레이스가 40랩 이상 남아 있어 메르세데스는 베텔의 존재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21랩, 베텔이 백 스트레이트와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연달아 DRS를 가동하고 턴1 앞에서 페레즈(포스인디아)를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그 뒤 3초 앞에 있던 보타스가 그의 다음 타깃이 됐다.
26랩에 2위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선두 그룹에서 가장 먼저 피트인했다. 그리고 27랩에는 맥스(레드불)가 선두에서 피트인했다. 베텔(페라리)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긴 소프트 타이어로 처음 레이스를 출발했었기 때문에 피트스톱 타이밍이 슈퍼소프트 타이어로 출발했던 라이벌들과 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27랩에 베텔도 피트인했다. 그리고 28랩에는 보타스(메르세데스)가 피트인했는데, 보타스가 트랙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베텔이 지나간 뒤였다.
레이스의 새로운 선두가 됐던 리카르도(레드불)는 29랩에 피트인했다. 그 결과 선두 그룹은 맥스(레드불), 해밀턴(메르세데스), 리카르도(레드불), 그리고 베텔(페라리)과 보타스(메르세데스) 순으로 재편됐다.
36랩에 베텔은 전체 최고 랩 타임을 경신하며 리카르도와의 거리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이후에도 거의 매 랩마다 최고 랩 타임을 경신했고, 그러면서 40/56랩에 전 레드불 듀오의 간격은 6.4초로 줄어들었다.
레이스 종료를 10랩 남겨두고는 1초 아래로 줄어들었고 베텔은 DRS를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계속해서 등장하는 트래픽이 그의 질주를 훼방 놓았고, 49랩 턴1에서 거의 충돌 직전까지 갔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52랩에 둘의 간격은 2초가 됐고, 또 금방 3초가 됐다.
결국 이번 포뮬러 원 2017 시즌 15차전 경기 말레이시아 GP 결선 레이스에서는 맥스 페르스타펜이 우승을 거뒀다. 레드불 시트를 획득하고 치른 첫 경기 2016년 스페인 GP 이후 커리어 두 번째 우승이다. 맥스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12초 뒤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2위로 그곳을 통과했다. 이번에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는 시즌 6번째로 3위를 거뒀다.
싱가포르 GP에서 우승을 거둔 뒤 루이스 해밀턴은 세바스찬 베텔과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를 28점으로 벌렸었다. 이번에 해밀턴이 2위를 거둬 18점을 입수하고 베텔이 4위를 해 12점을 입수함에 따라, 그 차이는 이제 34점이 됐다.
한편, 5위 보타스 뒤 6위는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세르지오 페레즈, 7위는 멕라렌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 8위는 윌리암스 드라이버 랜스 스트롤, 9위는 윌리암스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 10위는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에스테반 오콘이 차지했다.
2017 말레이시아 GP: 결선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7/races/973/malaysia/race-result.html
이번 레이스에서 리타이어한 드라이버는 총 두 명. 키미 라이코넨과, 7위를 달리던 레이스 30랩에 엔진 이슈로 리타이어한 토로 로소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스다.
레이스가 종료된 뒤에도 페라리에게는 악재가 계속됐다. 체크 플래그를 받은 뒤 피트로 돌아오다 랜스 스트롤이 몰던 윌리암스 머신과 난데없이 충돌해, 베텔의 차 왼쪽 뒷바퀴와 후방 서스펜션, 리어 윙이 처참히 망가지고 말았다. 한 개 바퀴를 잃고 세 개 바퀴에만 의지해 어기적어기적 기는 차를 결국 베텔은 트랙 한쪽켠에 멈춰세우고는 메디컬 카 대신 파스칼 베어라인이 모는 자우바 머신에 합승해 피트로 돌아왔다.
고속으로 달리다 충돌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차가 손상된 정도로 미뤄봤을 때 다음 경기 일본 GP에서 베텔이 기어박스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