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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7 F1] 11차전 헝가리 GP 결선 레이스 – 베텔 폴-투-윈, 페라리 1-2

 



 포뮬러 원 2017 시즌 11차전 경기 헝가리 GP에서 예선에 이어 결선 레이스에서도 페라리가 1-2를 달성했다. 


 토요일 예선에서 페라리는 헝가리에서는 2005년 미하엘 슈마허 이후 처음으로 폴 포지션을 획득했었다. 세바스찬 베텔이 예선 1위, 그리고 키미 라이코넨이 2위를 해 올 들어 세 번째로 스타팅 그리드 1열을 독점했었는데, 일요일 총 70랩을 달린 레이스에서는 헝가리에서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2피니시를 달성했다.


 세바스찬 베텔이 이번에 시즌 네 번째 우승을 손에 넣었다. 이곳 헝가로링에서는 최근 9경기에서 폴 스타터가 우승을 거둔 사례가 단 두 차례 뿐이었지만, 최근 10번의 폴 포지션을 9차례나 우승으로 연결시켰던 베텔은 이번에 헝가로링의 폴-투-윈 사례를 하나 더 늘렸다.





 페라리 드라이버들은 좋은 출발을 했다. 그리고 평소보다 평화롭게 초반 섹터를 통과했다. 하지만 뒤쪽은 그렇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출발이 나빴던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을 두 명의 레드불 드라이버가 안쪽과 바깥쪽에서 추월을 시도했고 맥스가 턴1 바깥에서 기회를 포착, 해밀턴 추월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어진 턴2에서 그만 록-업에 빠져, 공교롭게도 팀 동료 다니엘 리카르도와 맥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금요일 FP1과 FP2에서 무척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리카르도는 그 사고로 사이드포드와 라디에이터가 심하게 망가져 리타이어했으며 맥스는 10초 패널티를 받았다.


 이때 투입됐던 세이프티 카가 6랩 앞에서 철수했다. 당시 5위였던 해밀턴은 세이프티 카가 사라지자 곧바로 피트스트레이트에서 맥스를 상대로 추월을 시도했으나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턴2에서 다시 추월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선두 베텔은 레이스 초반 페이스를 높여 18랩에 2위 팀 동료 라이코넨에 3초, 3위 메르세데스의 발테리 보타스에 9초, 4위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에 11초, 5위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에 13초 앞을 달렸다.


 그러나 레이스 중반을 향해가던 시점에 베텔의 스티어링 휠이 왼쪽으로 치우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동시에 페이스도 하락했다. 이때 라이코넨의 페이스가 더 빨랐고 그도 그 점을 계속해서 무전으로 어필했지만, 피트월은 그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다.





 레이스 31랩에 선두권에서 보타스(메르세데스)가 가장 먼저 피트인했고 해밀턴이 그 뒤를 따라서 피트로 들어갔다. 그 다음으로 페라리에서 베텔과 라이코넨이 차례로 피트스톱을 실시했으며, 이 첫 피트스톱 후 페라리와 메르세데스의 거리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스티어링 이슈가 심화되지 않도록 연석을 피해 달려야했던 베텔이 여전히 속도를 내는데 고전하는 상황에서 46랩 무렵에 메르세데스가 팀 오더를 냈다. 턴1에서 크게 속도를 줄이고 레이싱 라인에서 물러나 보타스가 타이틀 레이스 중인 해밀턴에게 3위 자리를 양보했다.


 그 뒤 해밀턴은 금세 라이코넨의 사이드 미러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라이코넨도 피트스트레이트, 그리고 턴1과 턴2 사이 두 곳에서 사용 가능한 DRS를 이용해 선두 베텔 추월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연이어 닥친 트래픽 행렬에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가 다시 트랙이 한산해진 59랩에 해밀턴이 DRS를 이용해 라이코넨을 공격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턴5에서 해밀턴이 트랙을 살짝 벗어나는 실수를 하면서 둘의 간격은 다시 1초 이상 벌어졌다.





 그것이 해밀턴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장시간을 스티어링 이슈를 안고 불안하게 달렸지만, 추월이 거의 불가능한 헝가로링의 특성과 팀 동료의 헌신으로 세바스찬 베텔은 우승을 손에 넣었으며 키미 라이코넨이 2위로 들어와 페라리는 헝가리에서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2피니시를 달성했다.


 레이스 중반 무렵 메르세데스는 보타스에게 팀 오더를 내면서 만약 해밀턴이 페라리를 따라잡는데 실패한다면 다시 해밀턴 앞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 레이스 마지막 순간 의아할 정도로 갑자기 두 대의 페라리에게서 멀찍이 뒤로 떨어졌던 해밀턴은 마지막 코너 출구에서 보타스를 먼저 보내준 뒤 4위로 피니시 라인을 향해 들어왔다.


 메르세데스는 레이스 내내 무전 교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자칫 피니시 라인 바로 앞에서 맥스 페르스타펜에게 추월 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페라리와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이 일제히 피트로 들어간 뒤 한동안 레이스를 선도했던 맥스는 가장 늦은 43랩에 처음이자 마지막 피트스톱을 실시했고, 거기서 10초 패널티를 이행하고 타이어를 교체한 뒤 해밀턴 뒤 5위로 다시 트랙에 돌아왔다. 그리고 라이벌들보다 거의 10랩 가까이 늦게 피트스톱을 실시해 가장 상태가 좋았던 타이어로 레이스 후반 4위 보타스를 맹렬하게 추격했지만, 결과적으로 추월에 실패했고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번 주말 시즌 최고의 결과를 기대했던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실제로 작년 US GP 이후로 가장 좋은 순위인 6위를 거뒀다. 7위는 토로 로소의 카를로스 사인스, 8위는 포스인디아의 세르지오 페레즈, 9위는 포스인디아의 에스테반 오콘, 10위는 멕라렌의 스토펠 반도른이다. 반도른은 이번에 올해 첫 포인트 피니시에 성공했다. 멕라렌이 더블 포인트를 입수한 것 역시 작년 US GP 이후 처음이다.


 건강 이상으로 이번 경기에 결장한 펠리페 마사를 대신해 연습 주행 없이 곧바로 예선과 레이스로 향해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윌리암스의 2017년식 F1 머신을 몰았던 폴 디 레스타는 맨 뒤에서 달리던 레이스 종반에 다음 경기를 위한 팀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피트인해 리타이어했다.


 세바스찬 베텔은 이번 시즌 네 번째 우승 달성을 통해 루이스 해밀턴과의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를 기존 1점에서 14점으로 넓혔다. 해밀턴과 발테리 보타스의 포인트 차이는 19점이다.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선두 메르세데스와 2위 페라리의 포인트 차이는 55점에서 39점으로 좁혀졌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