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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7 F1] 5차전 스페인 GP 결선 레이스 – 혈투 끝에 해밀턴 우승! 베텔 2위, 리카르도 3위

(마지막 수정 2017년 5월 15일 1시 23분)


 2006년부터 매년 다른 드라이버가 승리한 스페인 GP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3년 만에 이곳을 다시 정복했다.



 포뮬러 원 2017 시즌 5차전 경기 스페인 GP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레이스 우승을 거두고, 시즌 두 번째 폴-투-윈을 장식했다.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드라이버 챔피언쉽에서 해밀턴에 13점을 앞선 상황에서 이번 유럽 라운드의 첫 경기 스페인 GP가 막이 올랐다. 0.051초라는 간발의 차이로 폴 포지션의 주인공이 결정된 예선에서는 루이스 해밀턴이 웃었다. 하지만 우리시간으로 21시에 시작된 총 66랩을 달리는 레이스에서 그는 금방 선두를 베텔에게 빼앗겼다.


 이번 주, 메르세데스의 클러치 패들 디자인을 모방한 새 솔루션을 처음으로 실전 사용한 페라리 드라이버들은 그 덕인지 좋은 출발을 했다. 세바스찬 베텔은 턴1에 도착하기도 전에 해밀턴을 추월하고 1위로 올라섰다. 라이코넨도 보타스를 거의 추월했다. 하지만 베텔처럼 완전하고 깔끔한 추월은 아니었다. 두 핀란드인은 서로 충돌했고, 그 사고로 인해 라이코넨의 레이스는 거기서 종료됐다. 지난해 스페인 GP 우승자인 레드불의 맥스 페르스타펜도 이 사고에 휘말려, 예정보다 훨씬 일찍 레이스를 마쳤다.





 라이코넨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턴1에서 보타스 바깥쪽으로 돌아나갔다. 거기서 두 사람의 차가 서로 맞물리면서 바퀴끼리 충돌이 발생했고, 그 충격에 바깥쪽으로 튕겨나간 페라리 머신에 맥스의 차까지 충돌하고 말았다. 결정적으로 라이코넨의 차는 맥스의 차와 충돌하면서 서스펜션이 부러졌다. 스튜어드는 이 사고의 책임을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



 레이스 3랩에 베텔(페라리)은 2위 해밀턴(메르세데스)에 2.5초 이상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10랩에도 둘의 간격은 변함이 없었고, 첫 피트스톱 타이밍이 서서히 다가오자 1초 후반으로 더 가까워졌다. 여기서 선두 베텔(페라리)이 먼저 피트인을 강행했다. 15랩이었다. 예상을 깨고 미디엄이 아닌 소프트 컴파운드로 타이어로 갈아 신었으며,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 뒤로 트랙에 나오게 돼 상황이 조금 난처하게 됐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추월에 성공하고 보타스(메르세데스) 뒤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진짜 난처한 상황은 리카르도가 아니라 보타스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해밀턴이 22랩에 피트인해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 신고 트랙에 나온 상황에서 여전히 베텔은 보타스 뒤에 있었다.


 추월은 쉽지 않았다. 보타스가 견고하게 앞에서 막아서고 있는 동안, 해밀턴이 베텔 뒤로 조금씩 다가섰다. 여기서 더 시간을 지체하면 우승이 힘들어진다고 판단한 베텔은 25랩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잔디 위로 오른쪽 두 바퀴가 넘어갈 정도로 대담한 무빙 끝에 추월에 성공, 다시 선두가 됐다.





 35/66랩, 멕라렌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이 턴1에서 펠리페 마사가 모는 윌리암스 머신과 충돌하면서 서스펜션이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여기서 버추얼 세이프티 카가 나왔다. 메르세데스는 37랩에 해밀턴을 피트인 시키는 것을 결정했다. 페라리는 거기에 반응하지 않았다. 버추얼 세이프티 카 상황이 종료된 38랩에 베텔을 피트인시켰다.


 페라리의 선택은 옳았을까? 비록 보타스 뒤에서 3초 이상 지체되긴 했지만 여전히 레이스를 6초 가량 앞에서 이끌고 있었던 베텔은 피트 스트레이트를 전속력으로 내려온 해밀턴과 턴1에서 휠-투-휠로 만났다. 서둘러 피트레인을 빠져나와 안쪽 공간을 선점한 베텔이 약간의 몸싸움 끝에 선두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안도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마지막 피트스톱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던 베텔은 이번 주 그보다 무려 2초가 빠르다고 알려진 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해밀턴에게 피트 스트레이트에서 번번이 공격을 받았다. 한동안은 트래픽에 도움을 얻어 DRS를 써서 달아날 수 있었지만 44랩에는 그렇지 못했고, 해밀턴은 여기서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선두 포지션을 되찾았다.





 레이스 종료를 4랩 남겨두고 해밀턴과 베텔 간에 간격은 3초 후반이었다. 베텔은 없는 힘을 짜내 마지막 추격에 나섰지만, 지난 러시아 GP에 이어 이번에도 펠리페 마사 뒤에서 주춤하면서 다시 차이가 벌어졌고, 결국 루이스 해밀턴이 가장 먼저 시즌 5차전 경기의 체커기를 받고 3.5초 뒤에 베텔이 들어왔다.


 해밀턴이 올해 우승을 거둔 건 중국 GP 이후 두 번째다. 이번 우승으로 세바스찬 베텔과의 챔피언쉽 포인트 차이를 기존 13점에서 6점으로 줄였다. 하지만 선두는 여전히 베텔이다. 컨스트럭터 챔피언쉽에서는 이미 페라리에 1점이 앞서 있었던 메르세데스가 이번에 그것을 8점으로 넓혔다.


 메르세데스에서 보타스, 페라리에서 라이코넨이 리타이어한 가운데,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가 올해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개인 통산 19번째다.


 이번 레이스에서 포스인디아가 4위와 5위를 거뒀다. 세르지오 페레즈가 4위, 에스테반 오콘이 5위다. 이번 주말 좋은 결과가 기대됐던 르노에서는 니코 훌켄버그가 6위를 차지했고, 자우바의 파스칼 베어라인이 7위로 선전, 토로 로소의 카를로스 사인스와 다닐 크비야트가 8위와 9위, 그리고 하스의 로망 그로장이 10위를 거뒀다.





 예선에서 7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던 멕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는 오프닝 랩에서 윌리암스의 펠리페 마사와 충돌하면서 10위권 밖으로 떨어졌었는데, 결과적으로는 12위로 홈 경기를 마쳤다. 사실상 첫 완주다. 오프닝 랩 사고 여파로 꼴찌가 됐던 마사는 알론소 뒤 13위를 했다.


 이번에 레이스를 완주하는데 실패한 드라이버는 라이코넨, 페르스타펜, 반도른, 그리고 보타스까지 네 명이다.


 이번 주 발테리 보타스는 메르세데스의 최신 업데이트 엔진에서 누수가 발견돼 시즌 첫 네 경기에서 사용한 엔진으로 되돌렸었다. 원래 레이스 투입이 예정에 없었던 이 엔진은 해밀턴의 우승에 큰 도움을 주고 40랩 무렵 차량 후미에 화염을 일으키며 전사했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