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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포뮬러 원 시즌 12차전 벨기에 GP 결선 레이스에서 놀랍게도 레드불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우승했다. 여름휴가 전 열린 헝가리 GP에서도 우승했었는데, 이번에 2연승을 올린 것이다.
레이스가 시작돼 두 바퀴째에 접어들 때만해도 흐름은 메르세데스를 향해 있었다. 그러나, 첫 코너 라 소스(La Source) 헤어핀에서 루이스 해밀턴과 세바스찬 베텔에게 속수무책으로 추월 당한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다시 베텔을 추월한 뒤 해밀턴과 순위 다툼을 벌이다 타이어와 프론트 윙 간 발생한 접촉 사고 이후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7km 길이의 서킷에서 이제 막 두 번째 섹터에 돌입한 시점에 해밀턴의 머신 타이어는 로스버그 머신의 프론트 윙에 손상돼 펑크가 났고, 한참 떨어진 피트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지체하고 겨우 트랙에 돌아왔지만, 미디엄 타이어를 신은 그의 순위 회복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머신의 플로어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되었던 해밀턴은 지난날의 압도적 페이스를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총 44바퀴를 도는 레이스를 다섯 바퀴 남겨두고 리타이어했을 때 그의 순위는 고작 16위였다
해밀턴과의 사고에서 니코 로스버그는 머신의 프론트 윙을 손상 입고 다소 이른 9랩에 피트인해 노즈를 통째로 교체 받았다. 타이어는 소프트에서 미디엄 컴파운드로 교체, 해밀턴처럼 로스버그에 대해서도 팀은 타이어 전략을 변경했다.
로스버그의 피트인 이후 레이스는 레드불의 두 드라이버가 선도했다. 피트인 후 10위권 밖에서 질주하던 로스버그는 의문의 물체에 시야를 방해받기까지 했다. 해밀턴이나 마루시아 머신의 타이어 파편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머신의 콕핏 앞에 걸려 헬멧 앞에서 흩날렸고, 로스버그가 이것을 손으로 떼어내려했지만 불가능했다.
12랩에 선두를 달리던 리카르도(레드불)가 피트인해, 라이코넨, 베텔, 로스버그로 이어지는 대열 앞 4위로 복귀했다. 이때 레이스 선두를 넘겨 받은 건 윌리암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였다. 그리고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2위,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3위를 달렸다. 포메이션 랩에서 스타트에 실패해 5초 스톱 앤 고 패널티를 받았던 알론소는 12랩에 피트인해 패널티를 이행하고나서 10위로 트랙으로 돌아왔다.
14랩에 상위 5위는 리카르도(레드불), 라이코넨(페라리), 베텔(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 그리고 보타스(윌리암스) 순. 이 무렵 로스버그는 좀처럼 베텔을 추월하지 못했는데, 이번 레이스에서 우승하려면 가능한 빨리 베텔을 추월해야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다. 마지막 시케인 앞에서 매우 큰 록-업을 일으키는 극적 장면에도 베텔 추월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월에 고전하던 로스버그는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오히려 보타스에게 손쉽게 추월 당했다.
레이스 중반을 지난 시점, 보타스는 베텔을 상대로 DRS 구간인 케멜 스트레이트 끝에서 한발 앞서서 코너에 진입, 추월에 성공했다. 같은 시각 윌리암스의 또 다른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는 그때 12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팀에 따르면 마사는 파편으로 인해 초반 레이스 페이스를 교란 받았다.
레이스가 10랩 남았을 때, 첫 코너에 진입하던 리카르도(레드불) 머신 저만치 뒤로 로스버그의 은색 메르세데스 머신이 이제 막 피트스트레이트에 진입했다. 로스버그는 베텔과 함께 35랩에 한 차례 더 피트인해 라이코넨과 보타스 사이로 피트아웃,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보타스에 의해 또 다시 추월의 쓴맛을 경험했다. 그러나 로스버그는 이번엔 곧바로 2위 포지션을 되찾았다.
이후 그는 집중력을 발휘해 선두 리카르도보다 2초 이상 빠른 랩 타임으로 스파 서킷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약 5바퀴 정도 레이스가 남은 상황. 이런 페이스라면 추월도 불가능해보이지 않았다. 레이스 종료까지 네 바퀴가 남았을 때 리카르도와 로스버그의 거리는 10초였다.
그러나 로스버그(메르세데스)의 페이스는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의 우승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로스버그가 리카르도보다 한 차례 더 많은 3회 피트스톱을 한 반면, 리카르도는 이번 레이스에서 가장 이상적인 피트스톱 전략이었던 소프트-소프트-미디엄 2스톱 전략을 충실히 따랐다. 그렇게 리카르도는 로스버그보다 3.3초 앞서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리카르도의 이번 우승은 헝가리에 이어 두 경기 연속이다. 기회가 들어오면 놓칠 줄 모르는 리카르도는 올해에 레드불에 데뷔했을 뿐이지만, 메르세데스의 지배를 물리치고 여기까지 세 차례 우승했다. 그리고 라이코넨과 엎치락뒤치락하던 발테리 보타스(윌리암스)가 3위를 해 시즌 네 번째 포디엄 피니쉬를 달성했다.
마지막 바퀴 벌어진 혼전은 이번 레이스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약간의 코스아웃을 범한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제치고 베텔(레드불)이 일순간 4위로 올라섰다. 베텔은 라 소스 헤어핀을 지나 마그누센(멕라렌)까지 추월하고 3위로 부상했다. 이때 베텔의 머신에 접촉해 프론트 윙을 부러뜨린 알론소는 젠슨 버튼(멕라렌)과 오 루즈 커브에서 접전을 벌이다 또 다시 트랙을 벗어나는 아찔한 실수를 범했다. 결국 베텔이 5위, 마그누센 6위, 젠슨 버튼이 7위, 그리고 알론소가 8위로 체커기에 도착했다.
2014 F1 12차전 벨기에 GP 챔피언쉽 포인트 | |||||||
1 | 니코 로스버그 | 220 | 1 | 메르세데스 | 4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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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루이스 해밀턴 | 191 | 2 | 레드불 | 254 | ||
3 | 다니엘 리카르도 | 156 | 3 | 페라리 | 158 | ||
4 | 페르난도 알론소 | 119 | 4 | 윌리암스 | 150 | ||
5 | 발테리 보타스 | 110 | 5 | ▲멕라렌 | 111 | ||
6 | 세바스찬 베텔 | 98 | 6 | ▼포스인디아 | 100 | ||
7 | 니코 훌켄버그 | 69 | 7 | 토로 로소 | 18 | ||
8 | 젠슨 버튼 | 66 | 8 | 로터스 | 8 | ||
9 | ▲케빈 마그누센 | 45 | 9 | 마루시아 | 2 | ||
10 | ▼펠리페 마사 | 40 | 10 | 자우바 | 0 |
리카르도, 로스버그, 보타스 뒤로 4위는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이 차지했다. 그리고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5위, 9위는 세르지오 페레즈(포스인디아)가, 10위는 토로 로소의 대닐 키바트가 차지했다.
이번에 루이스 해밀턴이 노포인트로 서킷을 떠나면서 다니엘 리카르도가 앞으로 36점만 더 입수하면 드라이버 챔피언쉽 2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챔피언쉽 선두는 여전히 니코 로스버그. 11점 차가 나던 로스버그와 해밀턴의 챔피언쉽 포인트 차이는 이번에 29점으로 벌어졌지만, 시상대에 오를 때 로스버그를 향해 쏟아진 관중들의 큰 야유에서 그가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지 주시된다.
다음 경기는 2주 뒤 몬자에서 열린다.
photo. Reuters/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