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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랠리 챔피언쉽 WRC 시즌 6차전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세바스찬 오지에(폭스바겐)가 7일 현재, 선두 야리-마티 라트바라(폭스바겐)가 기온이 높았던 랠리 둘째 날 오전에 엔진 과열에 휩싸인 틈에 우승 기회를 염탐하고 있다.
오지에는 폭스바겐 팀 동료로부터 22.4초 뒤에서 랠리 둘째 날 토요일을 출발했다. 앞선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오지에를 따돌리고 우승했던 라트바라는 이날 데이 오프닝 스테이지에서 6초를 더 벌었다. 그러나 스타트부터 피니쉬까지의 거리가 무려 59.13km나 되는 마라톤 스테이지 몬테 레르노(Monte Lerno)에서 엔진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프랑스인 팀 동료와의 간격이 좁아졌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라트바라가 엔진 과열로 리타이어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오지에가 전달 받아 페이스를 늦춘 것이다. 프랑스인 디펜딩 챔피언은 스테이지가 끝날 때서야 실제론 리타이어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온도가 132도까지 솟구쳐 경고가 떴습니다.” 야리-마티 라트바라. “그래서 안티-랙 시스템을 꺼버리고 로드 모드로 돌렸습니다. 리타이어해야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온도가 내려갔고 다시 괜찮아졌습니다.” 토요일 점심까지, 우승을 다투는 라트바라와 오지에의 격차는 17.7초다.
시트로엥의 매즈 오스트버그가 또 다른 폭스바겐 드라이버 안드레아스 미켈슨을 종합 3위 포지션으로부터 9.4초 떼어놓고 있다. 오스트버그와 선두 라트바라의 기록 차는 1분 이상 난다. 미켈슨으로부터 1분 뒤에는 로버트 쿠비카의 포드 피에스타 RS가 있다.
한편, 현대 모터스포츠의 유호 한니넨과 티에리 누빌 두 드라이버가 거친 그라벨로 이루어진 랠리 초반에 1위와 2위를 달려, 멕시코에 이어 또 한 번 괄목할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큰 주목이 모였다. SS3에서 선두에 섰던 한니넨은 바로 다음 스테이지에서 실수를 범해 누빌에게 포지션을 내줬다. 그런데 그것은 이후 들이닥칠 거대한 태풍의 서막에 불가했다.
다섯 번째 스테이지에서 한니넨의 i20 WRC가 큰 전복 사고로 대파돼, 한순간에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이후 누빌이 랠리 선두를 넘겨받았지만, 같은 스테이지에서 머신의 오른쪽 앞 서스펜션에 충격을 입어, 도로가에서 이것을 고치느라 23분을 소비했다. 누빌의 경우엔 리타이어까지 내몰리진 않았지만 선두이던 포지션이 종합 27위까지 떨어졌고, 토요일 점심 시점 종합 19위까지 만회했다.
M-스포트 포드의 미코 히르보넨이 아마 올해 가장 인상적으로 리타이어한 사내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머신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빠르게 화염이 번져 손쓸 틈도 없이 전소해버렸기 때문이다. 시트로엥에서 고전하다 올해 M-스포트와 재회한 히르보넨의 이번 시즌 리타이어는 개막전 몬테 카를로 이후 두 번째다.
photo. Miche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