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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다카르 랠리 5일째, 극심한 더위로 참가자들의 안전이 우려돼 부분적으로 경쟁 구간(스페셜 스테이지)가 단축된 이날은 이 대회 3회 우승자 마르크 코마와 X-레이드 팀의 나니 로마 두 스페인인이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각 부문을 지배했다.
모터사이클 부문은 첫날부터 여기까지 호안 바레다(No.3 혼다)가 리드해왔다. 그러나 투쿠만으로 향한 이번 스테이지에서 No.2 KTM 라이더 마르크 코마가 시작부터 전력질주해, 도중에 트러블로 멈춰선 호안 바레다와 같은 라이벌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2013년에 어깨 부상으로 좌절을 맛봤던 코마는 혼다의 파울로 콘살베스를 덮친 바이크 화재, 그리고 시릴 데스프레(No.1 야마하)를 곤경에 빠트린 엔진 과열과 내비게이션 에러를 모두 피하고 211km 길이의 스페셜 스테이지 첫 섹션에서 라이벌들을 크게 따돌렸다.
코마는 스페셜 스테이지 두 번째 섹션에서 연료 탱크에 구멍이 나 연료가 새는 문제를 능숙하게 고치고 다시 KTM 바이크에 올랐지만, 몇 분 후 스페셜 스테이지 두 번째 섹션 취소가 선언돼 첫 섹터의 결과로 최종 순위가 매겨졌다. 이렇게 되면서 코마는 바레다(혼다), 로페즈(KTM), 빌라돔스(KTM)에 각각 41분, 53분, 59분 앞선 종합 선두가 되었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스페인인이 맹위를 떨쳤다. 지난 일요일 140대의 차량이 제 35회 다카르 랠리의 출발지인 로사리오를 떠났다면, 칠레시토(Chilecito)를 출발해 칠레 국경으로부터 300km 가량 떨어진 투쿠만(Tucuman)으로 향한 다섯 번째 스테이지의 아침에는 99대 차량이 출발선을 떠났다.
가장 먼저 스테이지를 출발한 건 전날 종합 선두 카를로스 사인츠(No.303 SMG). 하지만 오늘은 후륜 구동 버기의 전기계통에 고장이 나 163km 지점에서 질주를 멈춰야했다. 어쨌든 팀 동료의 도움을 받아 마저 완주할 수 있었지만, 엎친데덮친격으로 웨이포인트를 놓쳐 1시간 가산 패널티까지 받아 하루 만에 선두에서 종합 8위로 굴러떨어졌다. 주황색 험머를 모는 미국인 로비 고든도 웨이포인트를 놓쳐 1시간 가산 패널티를 받고 종합 순위가 무려 24위로 추락했는데, 고든은 이 스테이지에서 3위를 했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자동차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나니 로마였다. X-레이드 팀의 No.304 스페인인 드라이버 로마는 지난해 다카르 랠리가 끝나고 난 뒤 참가한 각종 랠리 대회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코 드라이버와의 환상의 궁합을 뽐내, 거의 유일하게 최소한의 데미지를 입은 차량으로 스페셜 스테이지 첫 번째 섹션을 통과했으나 106km로 단축된 두 번째 섹션에서는 브레이크 트러블을 안은 기니엘 드 빌리에르(No.302 도요타)를 마지막에 4분 20초 억제하고 스테이지 우승했다. 피터한셀, 알-아티야를 포함한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푹신한 모래와 사투를 벌여, 스테이지가 종료되었을 때 빌리에르 뒤로는 선두와 최소 20분 이상 차이가 났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귀중한 시간들을 허비한 디펜딩 챔피언 피터한셀(No.300 미니)은 이번 스테이지에서 두 계단 상승한 종합 3위로 부상했으나, 선두와의 시간차는 18분에서 40분으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스테이지5 종료 후 트럭 부문은 No.501 이베코를 모는 제라드 드 루이가 리드한다. 트럭 부문은 일찍이 카마즈의 마디브가 리드했었지만 둘째 날에 발생한 전복 사고로 일찌감치 리타이어했다.
photo. 각팀/GEPA/Getty/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