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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4차전 바레인 GP 레이스 - 베텔이 여유있게 시즌 2승 입수

사진:Red bull/AFP/Reuters

 5.412km 길이의 사키르 서킷을 57바퀴 질주하는 총 길이 308,238km의 시즌 4차전 경기에서 세바스찬 베텔이 우승했다. 레이스 오프닝 랩까지 베텔의 우승 가능성은 긴가민가했지만, 알론소가 DRS와 씨름하고 로스버그가 레이스 초반 크게 후퇴하면서 베텔은 생각보다 일찍부터 큰 차이를 내고 레이스를 선도해나갔다.

 시즌 4차전 경기로 열린 바레인 GP의 일요일 스타팅 그리드는 예선 결과와 약간 차이가 있었다.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 레드불의 마크 웨버, 자우바의 에스테반 구티에레즈가 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아 예선에서 4위를 한 해밀턴이 9번째, 예선에서 5위를 한 마크 웨버가 7번째, 구티에레즈는 그리드 맨 뒤에서 출발했고, 해밀턴과 웨버 두 상위 드라이버가 뒤로 빠지면서 페라리의 펠리페 마사가 두 계단 상승한 4번째로 출발하는 행운을 얻었다. 마사는 상위 드라이버 10명 가운데 유일하게 하드 타이어로 출발했으며, 11번째 그리드에서 로터스의 로맹 그로장도 마사처럼 하드 타이어로 출발했다.

 레이스가 시작된 (한국시간으로) 21일 21시 사키르 서킷은 기온 29도, 트랙 온도 42도를 가리켰다. DRS 존은 홈 스트레이트, 그리고 턴10과 턴11 사이 스트레이트 두 곳에 지정되었고, 갭 측정 포인트는 각각 턴14와 턴9에 마련되었다.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와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프론트-로우에 나란히 한 가운데 시작된 레이스는 로스버그가 공격적으로 라인을 바꿔가며 베텔의 진격을 제지, 레드불의 디펜딩 챔피언을 자신의 뒤에 묶어 선두를 지켰다. 베텔이 주춤대는 사이에 알론소(페라리)가 바깥 라인을 타고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턴7에서 베텔이 다시 2위 포지션을 탈환, 잠시 시선이 빼앗긴 사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마사를 추월하고 4위로 올라섰다.

 오프닝 랩을 끝내고 베텔이 턴4에서 로스버그를 추월하고 선두가 되었지만 이어진 코너에서 오버스피드로 라인을 벗어나 다시 로스버그에게 선두를 넘겨주었다. DRS 해제를 앞두고 베텔은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공격을 계속했고, 유난히 턴4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던 베텔이 3랩 턴4에서 끝내 로스버그를 추월하고 바레인 GP의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로스버그의 순위는 이후 차근차근 떨어졌다. 알론소에게 추월당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 로터스를 긴장시키는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던 포스인디아의 디 레스타가 로스버그를 추월하고 톱3에 이름을 올렸다.

 8랩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2위로 잘 달리던 알론소의 머신 DRS가 고장나 리어 윙이 열린 채로 고정된 것. 하는 수 없이 알론소는 피트인했고 메카닉이 윙을 강제로 힘으로 눌러 바로 잡고 타이어도 함께 교체했다. 그러나 DRS가 다시 고장나 알론소는 9랩에 또 다시 피트인했다.

 11/57랩에 레이스는 2위 디 레스타(포스인디아)에 5.8초차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선도했다. 상위 10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유일하게 하드 타이어로 출발했던 마사는 14랩에 프론트 윙이 파손된 채 8위에서 레이스를 했다. 22대 머신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첫 스틴트를 끌고가던 라이코넨(로터스)이 17랩에서 첫 피트스톱을 했다. 이 과정에 프론트-잭 맨이 약간 지체했지만 레이스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실수는 아니었다.

 중국 GP가 레드불 듀오에게 가혹한 레이스였다면 이번 바레인 GP는 페라리에게 가혹했다. 이미 알론소가 DRS 고장으로 순위를 크게 떨어뜨린 상황에서 마사가 우측 뒷타이어에 손상을 입어 18랩에 예정에 없던 피트인을 했다. 차근차근 순위를 올려간 알론소가 12위를 달린 21랩에 마사는 15위를 달렸다. 그와 대조적으로 선두에서는 레드불 듀오 베텔과 웨버가 1-2를 달렸다.

 30랩, 멕라렌 듀오 사이에 치열한 사이드-바이-사이드 전투가 펼쳐졌다. 멕시코인 멕라렌 드라이버가 영국인 팀 메이트의 5위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공격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엿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턴4에서 지나치게 접근한 페레즈가 버튼의 머신 뒷타이어에 접촉해 프론트 윙에 데미지를 입었다. 버튼의 머신 타이어가 펑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의심됐지만 다행히 그런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37랩에 마사(페라리)의 머신 우측 뒷타이어가 또 다시 파열되었고, 마사는 자신의 4번째 피트스톱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 신었다. 레이스가 40/57랩을 지났을 무렵, 두 차례 피트스톱을 한 베텔(레드불), 그로장(로터스), 라이코넨(멕라렌),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상위 4위권을 달렸다.

 42/57랩에 25초 이상 레이스를 선도하던 베텔(레드불)이 피트인해 약간 지체된 3.6초만에 피트박스를 떠났다. 베텔은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다시 선두로 트랙으로 돌아왔다. 곧이어 피트인해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한 그로장은 5위로 레이스를 계속했다. 레이스가 종반에 접어들자 10위권에 진입한 알론소(페라리)가 여전히 DRS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페레즈를 압박했지만, 뒤에서는 버튼에게 압박을 받았다. DRS가 고장나 이미 4차례나 피트인했고 두 곳이나 있는 DRS 존에서 추월 어드밴티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론소의 순위는 놀라운 것이었다.

 알론소는 곧, 버튼과 페레즈가 모는 두 멕라렌 머신을 뒤로 빼고 7위를 달렸다. 레이스 종료까지 9바퀴가 남았을 때, 세 차례 피트스톱한 베텔(레드불), 두 차례 피트스톱한 라이코넨(로터스)과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톱3를 달렸다. 디 레스타는 F1 커리어 첫 포디엄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뒤에서 그로장(로터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52/57랩, 아쉽게도 디 레스타는 DRS 존이 설치된 홈 스트레이트에서 그로장에게 추월당해 눈앞까지 다가왔던 첫 포디엄 입상의 기회를 놓쳤다. 55랩 턴4에서 페레즈(멕라렌)가 알론소(페라리)를 트랙 외곽으로 압박하며 7위로 부상했다. 마크 웨버(레드불)는 매 코너마다 시도되는 해밀턴의 저돌적인 추월 시도를 힘겹게 막아내며 마지막 랩으로 향했고, 최종 랩 턴1에서 끝내 해밀턴이 웨버를 추월하고 5위 포지션을 입수했다.

 바레인 GP 레이스는 그렇게 세바스찬 베텔의 또 한 번의 압도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키미 라이코넨과 로맹 그로장 두 로터스 드라이버가 나란히 2위와 3위를 했다. 놀랍게도 이 결과는 작년 바레인 GP 레이스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흥미롭게도 세 드라이버가 몬 머신은 모두 르노 엔진을 사용하는 머신들이었다.

 포스인디아의 폴 디 레스타가 아쉽게 포디엄을 놓치긴 했지만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세르지오 페레즈(멕라렌) 두 톱 팀 드라이버를 누르고 F1에서 자신이 거둔 최우수 성적 4위를 했고, 마크 웨버(레드불)가 마지막에 페레즈에게 추월당해 7위,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DRS에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8위, 예선 1위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9위, 경쟁력을 어느 정도 되찾은 젠슨 버튼(멕라렌)이 10위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했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쉽 5차전 경기는 3주 뒤 스페인에서 열린다. 5월 10일부터 12일까지의 시즌 다섯 번째 그랑프리 주말은 한국시간으로 5월 12일 21시에 결선 레이스를 치른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4차전 바레인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77 1 레드불 109
2 키미 라이코넨 67 2 ▲로터스 93
3 ▲루이스 해밀턴 50 3 ▼페라리 77
4 ▼페르난도 알론소 47 4 메르세데스 64
5 ▲마크 웨버 32 5 ▲포스인디아 26
6 ▼펠리페 마사 30 6 ▼멕라렌 23
7 ▲로맹 그로장 26 7 토로 로소 7
8 ▲폴 디 레스타 20 8 자우바 5
9 ▼니코 로스버그 14 9 윌리암스 0
10 ▼젠슨 버튼 13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