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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3 F1] 2차전 말레이시아 GP 레이스 - 베텔 폴-투-윈 달성, 레드불이 1-2

(최종수정 2013년 3월 24일 21시 03분)

사진:AP/GEPA/Reuters

 한국시간으로 24일 17시,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2차전 경기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졌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내린 비로 흠뻑 젖은 스타팅 그리드에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획득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과 2008년 챔피언십 차점자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다른 나머지 머신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착용하고 프론트-로우에 정렬했다.

 포메이션 랩을 끝으로 시작된 레이스는 턴1에서도 베텔(레드불)이 리드했고 그 뒤로 알론소와 마사 두 페라리 드라이버가 차례로 첫 번째 코너를 돌아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불안정한 그립에 페라리가 흔들렸고, 그 바깥으로 마크 웨버(레드불)가 추월해 단숨에 2위로 부상했다. 알론소는 잠시후 베텔의 머신 후미에 접촉해 프론트 윙을 크게 망가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알론소는 피트인하지 않고 주행을 계속했다. 분명 공력 밸런스가 깨졌을 텐데도 웨버와 대등한 페이스로 포지션을 방어했다. 문제는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터졌다. 저항이 고조되자 이를 견디지 못한 프론트 윙이 장렬이 파손된 것. 이로 인해 제동과 조향이 어려워진 알론소는 그대로 직진해 코스아웃했고, 레이스는 레드불의 1-2가 되었다. 알론소는 기념비적인 자신의 200번째 그랑프리를 리타이어로  매듭지었다.

 노면이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슬릭 타이어로 전환하기에 일러 보였다. 그런데도 3.5초차로 선두를 달리던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가장 먼저 5랩에 피트인해 인터미디에이트를 벗고 미디엄 슬릭 타이어로 교체했다. 뒤따라 마사(페라리)도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 신었다.

 8랩에 루이스 해밀턴도 피트인했는데, 자신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 사실을 잠시 잊었는지 메르세데스가 아닌 멕라렌 피트박스로 들어가는 실수를 저질러 폭소를 터뜨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피트레인이 바빴다. 수틸(포스인디아)이 타이어 교체에 지연한데 이어 토로 로소 피트크루의 부주의로 피트박스로 막 들어오던 케이터햄과 떠나던 토로 로소 머신이 서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패널티가 예상되는 장면이었다.

 베텔의 슬릭 타이어 교체 타이밍이 조금 일렀는지 팀 메이트 웨버는 한 타이밍 걸러 피트인했고, 베텔이 교체했던 미디엄보다 내구성이 좋은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나왔다. 10/56랩, 레이스는 웨버가 리드하며 베텔이 그 뒤를 쫓았다. 3위와 4위는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과 니코 로스버그. 

 지난주 멜버른에서 우승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은 멕라렌의 세르지오 페레즈에게 가로 막혀 10위에서 좀처럼 포지션을 올리지 못했다. 한동안 계속된 라이코넨의 추월 시도는 이번 그랑프리에 백 스트레이트와 함께 마련된 두 곳의 DRS 존 중 하나인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15랩에 결실을 맺었다. 같은 시각 유일하게 생존한 페라리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는 7위를 달리고 있어, 레이스는 사실상 레드불과 메르세데스의 대결 구도가 되었다.

 20랩에 마크 웨버(레드불)가 생각보다 일찍 피트인해 하드에서 미디엄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버튼(멕라렌) 뒤 5위로 트랙에 복귀했다. 21랩에는 마사(페라리)와 그로장(로터스)이 피트인해 각각 하드와 미디엄 타이어로 복귀했다. 포스인디아 피트박스에서 이번엔 디 레스타가 타이어 교체 도중 문제가 발생해 크게 지체되고 말았다. 그 사이 해밀턴(메르세데스), 버튼(멕라렌)이 피트인, 훌켄버그(자우바)와 라이코넨(로터스)이 피트인했다. 23랩에는 선두를 달리던 베텔(레드불), 그리고 2위 로스버그(메르세데스)가 피트인했고 이 둘이 대열에 다시 합류했을 때 톱5는 웨버(레드불), 베텔(레드불), 해밀턴(메르세데스),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버튼(멕라렌) 순이 되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베텔만 하드 타이어였고 톱10에서는 베텔과 마사(페라리) 둘만이 하드 타이어였다.

 디 레스타에게 발생한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서킷을 두 바퀴는 돌 수 있는 시간 동안 피트박스를 떠나지 못한 것이다. 그는 끝내 리타이어했다. 29랩에 가서는 수틸마저 리타이어해 포스인디아는 더블 리타이어로 시즌 2차전 레이스에 조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30/56랩, 톱3는 웨버, 베텔, 해밀턴 순이었다. 하지만 랩 타임에서는 팀 메이트보다 딱딱한 타이어를 신고 있던 베텔이 앞서는 상황. 그러나 강력한 푸쉬는 하지 않았다. 라이코넨(로터스)에겐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턴12에서 코스아웃하는 광경을 두 차례나 보였기 때문.

 31랩에 가장 먼저 해밀턴(메르세데스)이 피트인하고 32랩에 웨버(레드불)와 로스버그(메르세데스)도 피트인했다. 33랩에 베텔(레드불)이 피트인해 또 다른 하드 타이어 세트로 갈아 신었다. 앞서 피트인한 세 사람이 선택한 타이어도 하드였다. 베텔의 새로운 순위는 4위. 깔끔하지 못한 피트스톱으로 베텔은 라이벌 해밀턴에게 앞을 내주고 말았다. 레이스는 아직 두 차례 밖에 피트스톱하지 않은 버튼(멕라렌)이 리드했으나 35랩 턴1에서 웨버에게 내주었다.

 생각보다 선전하던 버튼도 35랩에 피트인했다.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피트박스를 막 떠난 버튼은 그러나, 돌연 피트레인 중간에 멈춰섰다. 지난해에도 잦은 피트크루들의 실수로 골치를 썩였던 멕라렌은 이번엔 휠 너트를 완전히 잠그지 못한 상황에서 머신을 발차시켜버려 레이스를 망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트랙에 나온 버튼은 이미 리듬을 끊긴 상태에서 14위를 달렸다.

 38/56랩에 톱10은 웨버(레드불), 해밀턴(메르세데스), 베텔(레드불),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마사(페라리), 그로장(로터스), 페레즈(멕라렌), 훌켄버그(자우바), 라이코넨(로터스), 보타스(윌리암스) 순.

 해밀턴이 무전으로 “웨버를 따라 잡을 수 없어!”라고 외치더니 곧바로 연료 절약 주행에 접어들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는지, 곧바로 베텔(레드불)이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해밀턴으로부터 2위 포지션을 쟁탈했다. 해밀턴(메르세데스)이 42랩에 마지막 4번째 피트인을 하자 43랩에 베텔과 로스버그(메르세데스)도 피트인했다. 이어 선두를 달리던 웨버가 피트인했고, 그는 이번에도 팀 메이트와 반대되는 하드 타이어를 착용하고 베텔에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트랙에 나왔다. 상대적으로 새 타이어에 안정된 상태였던 베텔이 웨버를 바짝 쬐면서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곧 추월이 일어날 듯한 배틀이 계속되지만 실제로 추월이 일어나진 않았다.


 레이스 종료까지 10랩을 남겨두고 웨버와 베텔, 해밀턴과 로스버그 팀 메이트끼리의 경쟁이 뜨거워졌다. 메인 스트레이트.. DRS를 타고 베텔이 턴1 안쪽으로 깊숙이 침투해 웨버와 다시 사이드-바이-사이드를 만들고, 다시 반대방향으로 틀어지는 코너에서 웨버가 포지션을 탈환하지만 마지막엔 결국 베텔이 선두를 쟁탈한다. 메르세데스 듀오의 대결에선 해밀턴이 앞섰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레드불의 그것과 또 달랐다.

 대열 바로 뒤에선 페레즈(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마사(페라리)가 서로 가까워지더니 결국 라이코넨이 페레즈를 추월, 마사가 페레즈를 추월했다. 이어진 백 스트라이트 DRS 존에서 마사가 라이코넨을 추월,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라이코넨이 6위 포지션을 탈환하려 했지만 프론트 윙이 망가진 로터스 드라이버에게 그것은 불가능했다.

 레이스 종료를 3랩 정도 남겨두었을까, 선두 베텔의 오른쪽 앞타이어 상태가 악화됐다. 그러나 반전을 기대하기엔 이미 갭이 많이 벌어진 상황. 그렇게 그대로 레이스는 종료되었다. 베텔이 팀 메이트 웨버보다 4.2초 앞서 체커기를 받았다.



 폴-투-윈을 한 세바스찬 베텔에 계속해 마크 웨버가 2위를 한 것으로 레드불이 1-2를 차지,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자신의 이적이 틀린 선택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3위 포디엄을 획득했다. 4위부터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펠리페 마사(페라리), 로맹 그로장(로터스), 키미 라이코넨(로터스), 니코 훌켄버그(자우바), 세르지오 페레즈(멕라렌), 장-에릭 베르뉴(토로 로소)까지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했다. 12위를 달리고 있던 젠슨 버튼(멕라렌)은 마지막에 리타이어했다.

 타이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1-2를 달성한 레드불의 레이스도 대단했지만, 트로피를 손에 넣은 메르세데스에게도 매우 괄목적인 레이스였다. 하지만 레이스 종료 후 대기실에 모인 레드불 디자이너 에이드리안 뉴이와 베텔, 그리고 마크 웨버 사이에 흐른 싸늘한 기류는 개막전에서 페라리를 둘러싸고 제기되었던 “팀 오더설”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레이스 후 시상대에서 이루어진 웨버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팀의 무전을 듣고 웨버는 페이스를 늦춰 안정되게 1-2 피니시를 하려했는데 베텔이 위험하게 추월해 화가 난 모양이다. 두 사람을 중재시키기 위해 또 다시 쿨사드가 나서야할 것 같다.

 이제 포뮬러원 그랑프리는 중국으로 향해 3차전 경기를 치른다. 경기 일정은 3주 뒤 4월 12일부터 14일까지다.


2013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2차전 말레이시아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 ▲세바스찬 베텔 40 1 ▲레드불 66
2▼키미 라이코넨 31 2 로터스 40
3▲마크 웨버 26 3 페라리 40
4▲루이스 해밀턴 25 4 메르세데스 37
5 ▼펠리페 마사 22 5 포스인디아 10
6 ▼페르난도 알론소 18 6 ▲자우바 4
7 ▲니코 로스버그 12 7 ▼멕라렌 4
8 ▲로맹 그로장 9 8 ▼토로 로소 1
9 ▼에이드리안 수틸 6 9 윌리암스 0
10 ▼폴 디 레스타 4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