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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19차전 U.S. GP 레이스 - 해밀턴 우승! 레드불 컨스트럭터즈 3연승

사진:멕라렌/GEPA/COTA

 한국시간으로 19일 월요일 04시에 시작된 2012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 19차전 U.S. GP에서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이 우승했다. 스타트 직후부터 계속해서 선두를 달린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에 팽팽하게 맞서 지속적으로 어택을 시도한 해밀턴은 42/56랩에 극적으로 1위로 올라서 U.S. GP 우승자가 되었다.

 5.513km 길이의 올-뉴 서킷을 56바퀴 질주하는 총 레이스 길이 308.896km의 여정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렸다. F1 역사에 있어 2007년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아메리카에서의 그랑프리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그동안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완성차 메이커 팀들로부터 항상 갈구되어온 개최국이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의 뜻깊은 첫 폴 포지션은 에너지 드링크 업체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획득했다. 압도적인 페이스로 주말 간 모든 세션을 점령했던 챔피언십 리더 베텔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긴장시킨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과 나란히 스타팅 그리드 프론트-로우에 서 오르막 턴1을 함께 바라다보았다. 스타팅 그리드 2열에는 마크 웨버(레드불)와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나란히 했다. 원래 웨버 옆에는 그로장(로터스)이 있어야했지만 토요일 3차 프랙티스 후 기어박스를 교체했기 때문에 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아 이날은 9번째에서 스타트하게 되었다.

 그러나 페라리에서 의도적으로 그리드 강등 패널티를 받기 위해 예선 6위 펠리페 마사의 기어박스를 교체하는 바람에 그로장의 스타팅 그리드가 9번째에서 다시 8번째로 바뀌었다. 페라리의 그러한 결단에는 그립이 현저하게 낮은 피트월쪽 그리드에서 타이틀 경쟁자 페르난도 알론소를 레이싱 라인쪽 그리드로 빼려는 전략적인 의도가 감춰져있었다.



 트랙 온도 31도, 기온 24도 속에 시작된 레이스는 상대적으로 그립이 높은 홀수 그리드에서 출발한 베텔과 웨버 레드불 듀오에 의해 리드되었다. 짝수 그리드에서 스타트한 해밀턴(멕라렌)은 비록 한 계단 하락했지만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은 3위로 따라붙었으며, 알론소(페라리)가 7위에서 출발해 턴1에서 슈마허의 메르세데스 머신 바깥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4위로 부상해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을 브라질로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포지션에 올라섰다.

 블라인드 턴1에서 큰 사고가 발생할거란 우려는 완전히 빗나갔다. 턴1에서 적어도 눈에 띄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라이코넨(로터스)이 헤어핀에서 슈마허(메르세데스)를 추월하고 6위로 부상했다. 곧바로 슈마허가 반격해 라이코넨을 다시 추월했지만 그 틈에 기회를 포착한 그로장(로터스)에 의해 결국에는 포지션이 하락했다. 그로장은 팀 메이트를 포함해 한 번에 두 명을 잡고 6위로 부상했다.

 선두권에서는 1위 베텔(레드불)로부터 1.4초 떨어져있던 웨버(레드불)가 해밀턴(멕라렌)에게 두 차례의 추월 시도를 받은 끝에 2위 포지션을 내줬다. 해밀턴은 웨버를 추월한 뒤에도 계속해서 페이스를 높여 최속 랩 타임을 기록, 베텔과의 갭을 좁히려했으나 곧 베텔이 최속 랩 타임을 경신하며 응수했다.

 7랩, 그로장(로터스)이 턴19에서 다운시프트를 하다 리어 엔드를 놓쳐 크게 스핀했다. 곧 세나(윌리암스)가 백스트레이트 DRS 존에서 추월하고 젠슨 버튼(멕라렌)이 턴1 내측으로 추월하자 그로장이 페이스를 되찾기 위해 피트인을 감행했다. 하지만 로터스 드라이버는 이미 20위권 밖으로 추락한 뒤였다.

 예선 Q3 때처럼 레이스에 와서도 섹터1과 섹터2에서 특히 빠른 2위 해밀턴이 최속 랩 타임을 연발하며 11랩에 선두 베텔과의 갭을 1.5초로 줄였다. 15랩, 베텔이 1초 이내로 접근해온 해밀턴으로부터 DRS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턴12 제동구간에 도달할 때까지 두 사람의 간격은 일정 범위 이상 좁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전개가 수바퀴에 걸쳐 계속되었다.

 두 사람에게 한눈 팔린 사이 마크 웨버(레드불)가 이번 경기에서 또 다시 KERS 트러블에 빠졌다. 이번에는 상황이 좀 심각했다. 트랙 외곽에 곧바로 머신을 정차시킨 웨버는 그대로 콕핏에서 내렸고, 리타이어했다. 이것으로 알론소(페라리)가 3위로 부상했다.

 베텔과의 갭이 3.2초로 벌어지자 2위 해밀턴(멕라렌)이 21랩에 먼저 피트인을 감행했다. 3위 알론소(페라리)도 피트인했다. 그런데 알론소의 머신 오른쪽 뒷바퀴를 교체하던 도중 그만 지연이 발생해 두 사람의 갭이 11초대에서 더 벌어지고 말았다. 선두 베텔은 22랩에 2.7초의 깔끔한 피트스톱을 마치고 다시 레이스 선두로 트랙에 복귀했다.

 알론소가 새 하드 타이어에 열을 올리느라 고전하는 사이, 그것을 기회라고 느낀 젠슨 버튼(멕라렌)이 백 스트레이트에서 손쉽게 페라리를 추월하고 5위로 올라섰다. 25랩에 3위에서 피트인한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피트스톱에서 6.4초를 허비해 실망감을 가득 안고 알론소 뒤 5위로 대열에 합류했다. 첫 번째 피트스톱을 늦춰가며 3위에서 호투를 펼치던 마사(페라리)가 27랩에 피트인해 알론소 뒤, 리카르도와 라이코넨 앞으로 아웃 랩을 달렸다. 아직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하지 않았던  리카르도(토로 로소)는 DRS 존에서 마사를 추월하고 5위로 부상했다. 새 타이어와 씨름하던 마사는 곧이어 턴1에서 라이코넨(로터스)에게 추월 당했다.

 30랩/56랩에 톱10은 베텔(레드불), 해밀턴(멕라렌), 버튼(멕라렌), 알론소(페라리), 리카르도(토로 로소), 라이코넨(로터스), 마사(페라리), 로스버그(메르세데스), 그로장(로터스), 훌켄버그(포스인디아) 순. 이때 베텔과 해밀턴의 갭은 2.4초, 해밀턴과 버튼은 23초대였다.

 35랩, 해밀턴이 다시 1초 이내로 가까워진 베텔을 상대로 DRS와 KERS를 작동시키지만 추월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두 드라이버의 간격은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 Q3에 진출하지 못했기 떄문에 타이어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어 하드 타이어로 스타트했던 버튼(멕라렌)이 36랩에 실시한 피트스톱에서 소프트측 미디엄 타이어를 착용했다. 버튼은 아웃 랩 턴1에서 그로장에게 추월당해 순위가 7위로 떨어졌지만, 턴15에서 능숙하게 그로장의 6위 포지션을 빼앗았다.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40랩 턴1에서 라이코넨(로터스)의 안쪽을 파고들어 4위로 올라섰다. 더 이상 마사에게서 슬럼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베텔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던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42랩 DRS 존에서 드디어 추월에 성공하고 U.S. GP의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근소한 차이로 이루어진 추월에서, 베텔이 한 차례 진로를 변경해 해밀턴의 길을 막아섰지만 멕라렌 드라이버가 곧바로 반대로 방향을 틀어 먼저 턴12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뒤에서는 또 다른 멕라렌 드라이버 버튼이 아부다비 우승자 키미 라이코넨(로터스)과 5위를 다퉜다. 턴12에서 버튼이 추월에 성공한 듯 보였지만 라이코넨이 끝까지 스로틀을 완화하지 않으면서 턴12~ 턴13까지 사이드-바이-사이드가 계속되고, 결국엔 버튼에게 5위 포지션이 돌아갔다. 톱5는 이제 해밀턴(멕라렌), 베텔(레드불), 알론소(페라리), 마사(페라리), 버튼(멕라렌) 순이 되었다.

 46랩에 알론소가 최속 랩 타임을 갈아치웠지만 2위 베텔에게 이미 32초나 벌어져있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더라도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은 브라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알론소의 입장에서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어느 덧 남은 레이스는 3랩. 하드측 타이어가 내구성이 높은 만큼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1스톱만을 한 상태였다. 해밀턴(멕라렌)과 베텔(레드불)의 갭은 고작 1초 중반. 둘의 팽팽한 갭은 최종 랩 최종 코너를 돌아나가자마자 회심의 스퍼트를 낸 베텔에 의해 0.6초까지 좁혀졌으나 끝까지 순위는 바뀌지 않았고,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이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아메리카에서 마지막 F1 경기가 열린 2007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도 우승했던 해밀턴은 이로써 개인 통산 21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달성했다.

 비록 마크 웨버가 기술적인 문제로 리타이어하긴 했지만 세바스찬 베텔이 2위를 해, 그의 팀 레드불 레이싱이 2012년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가 사실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록 3위를 차지해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을 브라질로 연장시켰다. 베텔과 알론소의 챔피언십 포인트는 이제 13점차. 그 뒤로는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4위, 예선에서 스로틀 이슈로 Q2 탈락했던 젠슨 버튼(멕라렌)이 5위로 선전, 키미 라이코넨과 로맹 그로장 로터스 듀오가 각각 6위와 7위,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패스터 말도나도와 브루노 세나 윌리암스 듀오와의 경쟁에서 8위 포지션을 끝까지 수위해냈다.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단 1경기만이 남았다. 2012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최종전은 브라질에서 이번 주 23일부터 시작된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9차전 U.S.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세바스찬 베텔 273 1 레드불 440
2페르난도 알론소 260 2 페라리 367
3키미 라이코넨 206 3 멕라렌 353
4▲루이스 해밀턴 190 4 로터스 302
5▼마크 웨버 167 5 메르세데스 136
6젠슨 버튼 163 6 자우바 124
7펠리페 마사 107 7 포스인디아 99
8▲로맹 그로장 96 8 윌리암스 76
9▼니코 로스버그 93 9 토로 로소 22
10세르지오 페레즈 6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