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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18차전 아부다비 GP 레이스 - 라이코넨 드라마틱 우승! 알론소, 베텔 2, 3위

(최종수정 2012년 11월 5일 20시 41분)

사진:로이터/GEPA/AFP

 세바스찬 베텔의 예선 실격 소식으로 격화된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18차전 레이스에서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이 우승했다. 3년 만에 F1에 복귀한 2007년 월드 챔피언이 복귀 첫 해에 거둔 첫 번째 우승이다.

 현지시간으로 17시가 돼서야 불그스름한 햇빛을 조명삼아 출발해 달빛을 받으며 피니시하는 캘린더 유일무이의 주야 레이스 아부다비 레이스는 5.554km 길이의 야스 마리나 서킷에서 한국시간으로 4일 22시에 시작되었다.

 전날 예선에서는 멕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이 연승 행진 중인 레드불 듀오를 억제하고 압도적인 기록으로 시즌 6번째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마크 웨버(레드불)가 2위,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3위를 했지만 예선 후 샘플 연료 1리터를 남겨두지 않아 예선 결과가 박탈된 챔피언십 리더는 이날 피트레인에서 스타트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치자 레드불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베텔의 머신 기어박스를 변경하고, 추월에 용이하게 기어비와 서스펜션, 에어로 셋업을 레이스 전에 변경해 다가올 대전투를 대비했다.


 레이스가 시작되자 해밀턴(멕라렌)이 크게 앞서서 먼저 턴1을 커버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웨버(레드불)가 스타트에서 지연되자 라이코넨(로터스)과 말도나도(윌리암스)가 그를 추월했다. 세나(윌리암스)와 훌켄버그(포스인디아)가 충돌, 콘크리트 외벽과 레드불 머신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침투한 알론소(페라리)가 턴11에서 웨버를 추월했다. 2랩, 니코 로스버그의 메르세데스 머신 프론트 윙에 접촉해 앞타이어가 펑크난 그로장(로터스)이 피트인했다.

 그 시각, 라이코넨(로터스)이 선두 해밀턴(멕라렌)을 바짝 따라붙어 슬림스트림을 이용해 추월을 시도한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실패. 3랩에 톱10은 해밀턴(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말도나도(윌리암스), 알론소(페라리), 웨버(레드불), 버튼(멕라렌), 마사(페라리), 코바야시(자우바), 페레즈(자우바), 슈마허(메르세데스) 순이 되었다. 예상보다 스타트에서 크게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 베텔(레드불)이 윌리암스의 세나 머신과 발생한 접촉으로 프론트 윙에 큰 데미지를 입었다.

 프론트 윙이 파손돼 밸런스가 깨진 베텔은 코너링에서 고전하면서도 차근차근 순위를 올려 14위로 5랩에 뛰어들었다. 선두권에서는 해밀턴이 2.3초로 갭을 넓힌 가운데 알론소(페라리)가 3위 말도나도(윌리암스)를 0.8초 뒤에서 격렬하게 쫓는다.

 레이스 9/55랩. 니코 로스버그와 나레인 카티케얀이 크게 충돌해 트랙에 크고 작은 파편이 흩뿌려졌다. 이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출동했다. 리플레이 영상을 바탕으로 본다면, 레이싱 라인을 비켜주려 속도를 죽인 HRT 머신에 다음 번 코너에서 추월할 생각이던 메르세데스 머신이 빠른 속도로 추돌, 실버 애로우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에스케이프 존을 가로 지른 뒤 보호벽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춰섰다. 두 사람에게 부상은 없는 모습.

 여전히 세이프티 카가 대열을 이끈 12랩에 베텔이 타이어 예열을 위한 격렬한 동작을 반복하다 갑자기 가까워진 리카르도(토로 로소) 머신을 피하려 트랙을 살짝 벗어나 DRS 표지판에 충돌했다. 이 사고에 큰 데미지는 없었지만, 이후 파손된 프론트 윙을 교체하기로 마음 먹고 14랩에 피트인해 프론트 윙과 함께 노즈 콘을 교체, 타이어를 미디엄에서 소프트로 교체했다. 베텔은 리타이어한 로스버그, 카티케얀, 훌켄버그를 제외한 맨 뒤 21위로 트랙에 귀환했다.

 15랩에 드디어 레이스가 재개되었다. 웨버(레드불)가 알론소(페라리)에게서 순위를 되찾으려하지만 쉽지 않다. 해밀턴이 1.6초로 리드를 넓힌 사이 또 다른 곳에서 격렬한 전투 중인 베텔(레드불)이 3개의 코너에서 아슬아슬하게 샤를 픽(마루시아)과 그로장(로터스)을 추월하고 17위로 올라섰다.

 18랩에 톱10은 해밀턴(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말도나도(윌리암스), 알론소(페라리), 웨버(레드불), 버튼(멕라렌), 마사(페라리), 페레즈(자우바), 코바야시(자우바), 슈마허(메르세데스) 순. 톱10 각각의 간격이 그리 좁지 않다. 올해 아부다비 DRS 존은 턴7 이후 스트레이트와 턴10 이후 두 곳이다. 그러나 5위 웨버는 DRS를 사용하고도 페라리 머신에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3위 말도나도 뒤를 달리는 알론소도 DRS를 사용하고 있었다.

 레이스 선두 해밀턴(멕라렌)이 돌연 머신의 속도를 급감시키더니 트랙에서 이탈해 잔디 위에 멈췄다. 전혀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이었지만,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장면을 볼 수 있었던 만큼 시즌을 돌이켜본다면 그리 낯설지 만도 않은 상황이다. 이것으로 레이스 선두는 돌아온 2007년 월드 챔피언 라이코넨(로터스)이 되었다. 그 시각 턴10 이후 DRS 구간에서 말도나도를 추월한 알론소(페라리)가 2위가 되었다.

 해밀턴이 돌연 정차한 이후 턴14에 황색기가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말도나도(윌리암스), 웨버(레드불), 버튼(멕라렌)이 3위 포지션을 다투기 시작한다. 기회를 포착한 웨버가 바깥 라인을 공략해 들어갔으나 록-업을 일으킨 윌리암스 머신이 레드불 머신의 옆구리를 가격해 웨버가 스핀, 그나마 신속하게 자세를 고쳐 잡았으나 순위는 어느 틈엔가 7위로 떨어졌다.

 뒤에서 조용히 기회를 노리던 버튼(멕라렌)이 DRS 구간에 이은 턴11에서 말도나도를 추월하고 3위로 부상했다. 한켠에서는 베텔이 드디어 포인트 획득이 가능한 10위권에 진입했다. 곧이어, 웨버와 포지션을 다투던 마사(페라리)가 거친 몸싸움 끝에 장렬하게 스핀한 틈에 베텔이 비교적 손쉽게 8위로 올라섰다.

 스핀 후 마사는 피트인, 알론소가 29랩 첫 번째 피트인에서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7위로 복귀했다. 30랩에 2위 버튼이 피트인해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교체, 말도나도가 소프트에서 미디엄으로 교체하고 각각 6위와 10위로 돌아갔다. 웨버에 이어 레이스 선두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32랩에 피트인해 다시 선두로 돌아갔다. 피트스톱을 하기 위해 머신들이 하나둘씩 피트로 들어갔다 나온 사이, 라이코넨 뒤에 어느새 베텔이 2위로 따라 붙었고 3위 알론소(페라리), 4위 버튼(멕라렌)이 계속되었다.

 이미 먼저 타이어를 한 차례 교체했던 베텔이 앞으로 피트스톱을 한 차례 더 할지 안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38/55랩에 결국 베텔이 다시 피트인해 조금은 긴 3.9초가 걸려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피트박스를 떠나 그로장 앞 4위로 나왔다. 타이어 교체 때 크루의 미스가 있었다.

 페레즈(자우바)와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포지션을 다투다 턴13에서 페레즈, 그로장(로터스), 그리고 웨버(레드불) 사이에 복잡한 충돌이 일어났다. 로터스 머신과 충돌한 웨버는 우측 뒷바퀴가 완전히 꺾여버려 그로장과 함께 그대로 리타이어, 또 다시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었다.

 42랩에 세이프티 카가 철수하고, 이미 완전히 어둠이 내려 인공 조명이 길을 밝힌 레이스는 다시 라이코넨(로터스)의 리드 속에 재개되었다. 같은 시각 스튜어드가 자우바 드라이버 페레즈에게 10초 스톱/고 패널티를 내렸다. 45랩, 라이코넨이 다시금 1.9초를 벌려 세운 가운데 2위 알론소와 3위 버튼, 4위 베텔의 대결이 시작된다.

 이미 7명의 드라이버가 리타이어하고 세이프티 카가 두 차례 투입된 상황이 맨 뒤에서 출발해 톱5까지 진격한 베텔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할 수 있겠지만, 어쨌건 놀라운 건 틀림없다.

 베텔 못지않게 놀라운 것이 라이코넨의 페이스. 47랩에 그는 최속 랩을 새기며 복귀 시즌 첫 우승을 향해 조금씩 가까워져갔다. 레이스 종료를 3랩 남겨두고 2위 알론소(페라리)가 라이코넨 추격에 속도를 높이고 4위 베텔(레드불)은 버튼 추격에 속도를 높였다.

 52/55랩, 베텔이 DRS 구간에 이은 턴11과 턴12에서 멕라렌의 젠슨 버튼을 추월하고 3위에 부상했다. 라이코넨과 알론소의 갭이 2랩을 남겨두고 1초대로 좁혀졌다. 하지만 DRS를 사용할 수 있는 그 아래로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다. 알론소와 베텔의 갭이 3.8초인 채 레이스는 최종 랩에 돌입했다.

 톱3의 순위는 끝내 마지막까지 바뀌지 않았다. 33세 핀란드인 로터스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은 끝까지 강인한 페이스를 잃지 않고 알론소를 성공리에 방어, 2009년 벨기에 GP 이래 처음으로 피니시 라인에 맨 첫 번째 주자로 도착했다.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라이코넨에 0.8초차 2위, 피트레인에서 출발한 베텔이 극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젠슨 버튼(멕라렌), 5위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6위 카무이 코바야시(자우바), 7위 펠리페 마사(페라리), 8위 브루노 세나(윌리암스), 9위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 그리고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가 10위를 차지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 선두는 계속해서 베텔이 지킨다. 2위 알론소와의 차이는 13점에서 이제 10점으로 좁혀졌다.

 시즌 19차전 그랑프리는 2주 뒤 미국에서 열린다. 11월 16일부터 18일에 걸친 텍사스에서의 그랑프리는 브랜드-뉴 오스틴 서킷을 무대로 한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8차전 아부다비 GP 드라이버/팀 챔피언십 포인트
1세바스찬 베텔 255 1 레드불 422
2페르난도 알론소 245 2 페라리 340
3키미 라이코넨 198 3 멕라렌 318
4▲마크 웨버 167 4 로터스 288
5▼루이스 해밀턴 165 5 메르세데스 136
6젠슨 버튼 153 6 자우바 124
7▲펠리페 마사 95 7 포스인디아 95
8▼니코 로스버그 93 8 윌리암스 73
9로맹 그로장 90 9 토로 로소 22
10세르지오 페레즈 6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