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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Car?

458을 긴장시킨 유일한 존재 - 2013 McLaren MP4-12C Spider

사진:멕라렌

 ‘멕라렌 MP4-12C 스파이더’. 짧게는 ‘12C 스파이더’라고 부르는 이 오픈카에는 멕라렌의 이상한 자신감이 담겨있다. 그 자신감이 뭐냐고? 3,000만원 이상 더 비싼데도 기존 쿠페보다 월등히 많은 80%의 고객이 스파이더를 선택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그것은 괜한 자신감이 아니다. 마치 4륜구동 시스템이나 예전의 자동변속기처럼 오픈카에도 대중적으로 편견이 있지만, 괴짜들이 즐비한 슈퍼카 시장에서는 오픈 에어 드라이빙이 낳는 익스트림한 즐거움에 가려지는데다, ‘12C 스파이더’에는 어쩌면 그러한 편견이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12C 스파이더’의 라이벌은 단연 ‘페라리 458 스파이더’다. 페라리의 경우 루프를 잃으면서 섀시 강성도 함께 잃었다. 그러나 알루미늄 섀시를 고집하는 페라리와 달리 카본 파이버 튜브를 사용하는 멕라렌은 루프 제거로 인한 강성 저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것은 중량과도 관련된 문제다. 약해진 강성을 보완하기 위한 보강재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 ‘12C 스파이더’는 쿠페와 비교해 고작 40kg 밖에 체중이 늘지 않았다. 이에 비해 페라리는 50kg 중량이 늘어나고 30% 비틀림 강성이 감소했다.

 외형적으로 스파이더로의 변신은 매우 성공적이다. 시트 헤드레스트 뒤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버트레스(Buttresse)의 주된 임무는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페라리와도 닮은 이것은 쿠페의 룩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론 F1 머신의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버튼을 누르면 상승하는 리어 윈도우가 난기류와 소음을 억제한다. 바람을 다스리는 능력은 페라리쪽이 더 능숙하다. 고속도로를 시속 130km의 속도로 질주할 때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옆사람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만다.

 간단하게 두 조각으로 나뉘는 폴딩 루프가 캐빈 뒤 공간에 수납되는데 17초가 걸린다. 다시 상승한 폴딩 루프가 윈드쉴드 프레임 위에 도착하면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수납공간이 캐빈 뒤에 생겨난다. 그곳에 가방 두 개를 보관할 수 있다.

 도로 위에 올라서면 불어난 40kg의 체중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가속, 주행성, 조향 모두 쿠페와 마찬가지로 출중하다. 근본적으로 섀시 강성과 서스펜션 셋팅이 동일하기 때문. 초기형 쿠페에서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감성’이 업그레이드된 2013년형의 최신 ECU 업그레이드가 ‘12C 스파이더’에도 적용돼, 500rpm 더 높은 지점에서 25마력 늘어난 최고출력 625ps가 분출된다.

 ‘Sport’와 ‘Track’ 모드에서 기어변속이 더 날카로워지고 ‘Auto’ 모드에 돌입하면 온화해진다.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개선된 사운드가 더 크고 야성적으로 고막을 때리지만, 고회전형 자연흡기 V8 엔진이 연주하는 페라리의 사운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칠맛은 없다. ‘12C 스파이더’의 최고속도와 0-100km/h 순간가속력은 각각 329km/h와 3.1초. ‘부가티 베이론’까지 가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손을 뻗는다면 우리의 손에 닿는 가장 빠른 오픈카다.

 80%의 고객이 스파이더를 선택할거란 자신을 멕라렌이 가지기까지 폴딩 루프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바디 패널과 동일한 소재로 제작돼 직물 계열보다 외부로부터의 침투를 잘 차단하고, 이전 오픈카 세대의 엉성한 룩을 허용하지 않는 혁신적인 루프 시스템이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쿠페와 별반 차이가 없는 비주얼을 유지하는데 공헌한다. 결정적으로 쿠페는 가지지 못한 오픈 에어 드라이빙까지도 선사한다.

 비록, 먼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페라리의 육감적인 룩과 사운드, 그리고 패널 이음새 같은 완성도를 포함한 루프 엔지니어링을 능가하지는 못하지만, ‘12C 스파이더’가 이 리그 정상의 슈퍼스포츠 오픈카라는 사실에 이견을 달 사람은 분명 아무도 없다.

장x폭x고: 4,509x2,093x1,203mm
휠베이스: 2,670mm
엔진: 3,799cc V8 트윈터보, 듀얼 VVT
트랜스미션: 7단 트윈클러치
출력: 625ps(616hp)/7,500rpm
토크: 61.2kg-m(600Nm)/3,000~ 7,000rpm
최고속도: 329km/h
0-100km/h: 3.1초
0-200km/h: 9.0초
서스펜션: (F)더블 위시본, (R)더블 위시본
공차중량: 1,376kg
평균연비: 약 8.55km/L(279g/km)
가격: 19만 5,500파운드(약 3억 4,3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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