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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2 F1] 15차전 일본 GP 결승 레이스 - 베텔 우승 끝에 챔피언십 바짝 추격

사진:로이터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5차전 일본 GP 결승 레이스가 한국시간으로 7일 15시에 시작되었다.

 5.807km 길이의 8자형 서킷 스즈카는 매년 세이프티 카를 볼 수 있는, 쉽지 않은 챌린지를 요구하는 서킷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50주년 레이스라 특별함이 더한 올해에 드라이버들은 총 53바퀴를 돌게 된다.

 여느 때와 같이 레이스에 앞서 실시된 3차례의 프랙티스와 1차례의 예선에서 페이스를 나타낸 것은 메르세데스식 DRS를 개발했다는 소문을 받고 있는 레드불이었다. 마치 그러한 특별한 술수가 어드밴티지를 발휘한 것 같은 압도적인 기록으로 예선에서 세바스찬 베텔과 마크 웨버가 레드불의 1-2위를 달성했다. 전년도 우승자 젠슨 버튼(멕라렌)이 예선 3위를 했으나 그리드 패널티를 받으며 기어박스를 교체했기 때문에 일요일 스타팅 그리드에서는 8번째 칸에 자리했다. 버튼이 빠진 자리는 모국 레이스를 맞이한 자우바의 카무이 코바야시가 대신했다.

 기온 23도, 노면 온도 32도를 가리키는 가운데 시작된 레이스는 명물의 턴1을 향했다. 스타트 직후 코바야시(자우바)가 웨버(레드불)를 추월해 2위로 부상하고 베텔(레드불)이 성큼 앞서 나가며 혼잡해진 대열이 고속으로 완만하게 곡선을 그리는 모호한 턴1에 이제 막 진입했을 때, 돌연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코스아웃해 큰 모래 바람을 일으켰고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마크 웨버(레드불)도 코스아웃했다. 턴1 외측으로 진입하다 스핀한 알론소, 그리고 로스버그는 리타이어했고, 그로장의 로터스 머신에 가격 당한 웨버는 피트스톱을 한 뒤 맨 뒤에서 레이스를 재개했다.

 챔피언십 결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챔피언십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론소의 벨기에 GP에 이은 4경기 사이 두 번째 리타이어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이다. 얼마 뒤, 웨버의 사고를 조사한 스튜어드가 그로장에게 10초 스톱/고 패널티를 내렸고, 레이스 시작 40분 뒤에는 로스버그의 사고와 관련해 세나(윌리암스)가 드라이브-스루 패널티를 받았다.

 오프닝 랩부터 세이프티 카가 등장한 파란의 레이스는 베텔(레드불), 코바야시(자우바), 버튼(멕라렌), 마사(페라리), 라이코넨(로터스), 페레즈(자우바), 해밀턴(멕라렌), 훌켄버그(포스인디아), 말도나도(윌리암스), 리카르도(토로 로소) 순으로 톱10을 그렸다. 5랩에 진입했을 대 톱4의 갭은 각각 2.7초, 0.7초, 0.6초였다.

 예선에서 고전했던 셋업 문제를 파르크페르메에 머신이 보관된 탓에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레이스에 임한 해밀턴의 주행은 여전히 부자연스러웠고, 3랩에 잠시 트랙을 벗어나며 7위로 포지션을 떨어뜨린 페레즈(자우바)가 7랩 헤어핀에서 해밀턴을 추월하고 6위로 올라섰다.

 베텔이 최속 랩 타임을 갱신해가며 9랩에 코바야시(자우바)와의 간격을 4.7초로 벌렸다. 14랩에 3위 버튼(멕라렌)이 피트인해 스타트 때와 같았던 8위로 복귀했다. 라이코넨(로터스)은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10위로 복귀했고, 코바야시가 2위에서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고 버튼 앞으로  나왔다. 베텔은 피트인을 조금 지연시켰다. 코바야시와 버튼이 아직 피트스톱을 하지 않은 리카르도의 토로 로소 머신을 사이에 끼고 간격이 벌어지는 사이, 베텔이 드디어 첫 번째 피트인을 했고 선두 포지션을 손에서 놓치지 않고 귀환했다. 베텔과 함께 피트인했던 펠리페 마사(페라리)가 뒤따라 2위로 대열에 합류해 알론소의 리타이어로 실의에 빠진 페라리를 다독였다.

 버튼이 불길하게 기어박스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무전을 날린다. 그로부터 얼마 후, 헤어핀에서 멕라렌 머신 외측으로 돌아나가던 페레즈(멕라렌)가 컨트롤을 잃고 스핀해 그라벨에 머신을 고정시켰다. 리타이어였다. 레이스 중반 25/53랩에 베텔(레드불), 마사(페라리), 코바야시(자우바), 버튼(멕라렌), 라이코넨(로터스), 해밀턴(멕라렌), 훌켄버그(포스인디아), 말도나도(윌리암스), 웨버(레드불), 리카르도(토로 로소)가 톱10을 그렸다. 20랩에 마사가 최속 랩 타임을 새겼지만 선두 베텔과의 거리는 10.1초 오히려 벌어져갔다.

 23번째 그리드에서 스타트했던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DRS 존 이후 등장하는 턴1에서 주춤하던 폴 디 레스타(포스인디아)가 내측에 만든 빈 공간으로 침투해 멋스럽게 11위 포지션을 쟁탈했다. 32랩에 코바야시가 3위에서 피트인해 하드 타이어로 갈아 신었다. 함께 피트인 했던 해밀턴(자우바)도 하드 타이어로 교체했는데, 피트레인을 막 벗어난 해밀턴은 라이코넨과 사이드-바이-사이드 상태로 턴1에 진입해 닿을 듯 닿지 않는 아찔한 견제를 계속했고, 결국 해밀턴이 앞서서 턴2를 빠져나갔다.

 피트스톱을 마친 버튼(멕라렌)이 코바야시 뒤 4위로 돌아왔다. 멕라렌의 피트크루들은 이번에도 깔끔하게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다. 곧 37랩에 마사(페라리)도 피트인했지만 그의 2위 포지션에 아무도 손이 닿지 않았다.

 레이스 종료까지 3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코바야시(자우바)와 버튼(멕라렌)의 갭은 1초 중반. 2위 마사(페라리)와 코바야시(자우바)의 갭은 5초대로 베텔과 마사의 순위는 확정적이었으나, 코바야시는 어떻게든 버튼이 스타트/피니시 라인에서 DRS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접근을 허용하지 않아야 했다. 최종 랩, 두 사람의 갭이 10분의 1초대에 진입했다.

 메인 스트레이트에서는 이미 세바스찬 베텔이 두 손을 힘차게 흔들며 감격의 체커기를 받았고, 펠리페 마사는 피트월 너머로 고개를 내민 스텝들의 축하를 받으며 두 번째로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이제 주목은 코바야시와 버튼. 3위 시상대의 주인은 끝까지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본인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두 사람은 307.471km에 이르는 레이스를 겨우 0.5초 차이로 마치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팀 메이트 페레즈에 비교되며 중대한 시기를 맞았던 코바야시는 그렇게 모국 레이스에서 F1 커리어 첫 시상대를 손에 넣었다. 일본인 드라이버가 F1에서 시상대에 선 것은 1990년 스즈키 아구리 이래 처음이다. 마사의 시상대 입상은 2010년 한국 GP 이후 처음. 베텔의 이번 우승은 시즌 3번째 영광으로, 3년 연속 챔피언십 우승을 향해 멀게만 느껴졌던 알론소와의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를 겨우 4점으로 좁히는 기쁨을 함께 느꼈다.

 한편 시상대 밖에서는 젠슨 버튼(멕라렌)이 간발의 차로 4위, 루이스 해밀턴(멕라렌)이 우려보다 선전한 5위,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6위, 니코 훌켄버그(포스인디아) 7위, 패스터 말도나도(윌리암스) 8위, 마크 웨버(레드불) 9위, 다니엘 리카르도(토로 로소)가 챔피언십 포인트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마지막 10위를 했다. 미하엘 슈마허는 12계단 상승한 11위를 했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시즌 16차전 레이스는 한국 영암에서 열린다. 일정의 시작은 바로 다음 주 12일부터다.


2012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15차전 일본 GP 최종 드라이버/팀 포인트

1 페르난도 알론소 194 1 레드불 324
2세바스찬 베텔 190 2 멕라렌 283
3키미 라이코넨 157 3 페라리 263
4루이스 해밀턴 152 4 로터스 239
5 마크 웨버 134 5 메르세데스 136
6 젠슨 버튼 131 6 자우바 116
7 니코 로스버그 93 7 포스인디아 81
8 로맹 그로장 82 8 윌리암스 58
9 ▲펠리페 마사 69 9 토로 로소 15
10 ▼세르지오 페레즈 66 10 마루시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