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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8일 '페라리 599 GTO'가 베일을 벗었다.
트랙 전용 '599XX'의 포텐셜을 도로 위로 올려 놓은 페라리는 검은 말이 뛰노는 노란 배지를 단 자신들의 어느 로드 카보다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599 GTO'에 주입했다. 물론 '엔초'도 포함되는 얘기다.
'599 GTO'에 탑재된 V12 엔진은 'XX'로부터 파생 받았음에도 배기량이 5999cc로 기존 'GTB'와 동일하다. 그렇지만 내부 마찰을 12% 감소시킨 것을 비롯, 레이싱 타입 흡기 시스템을 채용해 고회전형 성향이 더욱 짙어짐과 동시에 손실이 줄고 파워가 향상되었다. 이로써 7600rpm에서 분출되던 피크파워가 50마력 이상 강화돼 8250rpm에서 680ps(670hp)로 여과없이 쏟아져 나온다.
50마리의 말이 더 올라탔지만 경량 알루미늄, 경량 유리, 경량 배기 시스템과 언더바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간소화된 트랜스미션을 채용한 덕에 토탈 85kg 이상 감량된 1605kg으로 체중이 줄었다.(공차중량 기준)
기존 '599'에서 볼 수 없었던 스포일러 형상의 트렁크 리드만해도 40%나 가벼워졌다.
경량화를 갈망하는 엔지니어들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인 캐빈도 다이어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카본 파이버로 만든 버켓 시트를 배치해 17kg을 줄인데이어 가죽 트림을 뜯어낸 자리에 카본 파이버와 스웨이드를 짜넣었다. 카페트도 걷어냈다. 이 결과 인테리어에서 33kg이 줄었지만 포르쉐의 'RS'와 달리 안락함을 저해하는 아이템들은 남겨뒀다. 에어컨, 파워 윈도우, 오디오 시스템 모두 그대로 뒀다.
축배를 들어도 나무라지 않을 85kg 다이어트에 성공한 '599 GTO'는 'LP 670-4 SV'보다 미약하게나마 뛰어난 무게 대비 파워로 2.23kg/hp를 띤다. 또한 증가된 다운포스를 허비하지 않고 폭발적인 63.2kg-m(620Nm)/6500rpm 토크와 합심시켜 0.35초 단축된 3.35초 제로백, 335km/h 최대시속을 달성했다. '0.35초 단축' 이것만 보면 진화의 정도가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피오라노 랩 타임으로 비교하면 기존 'GTB'보다 2.5초나 빠르다.
분명 퍼포먼스가 늘어났음에도 기묘하게 환경성까지 좋아져 연비와 CO2 배출량으로 약 5.7km/L, 411g/km를 기록한다. 진짜로 좋아진거다;
15% 좁혀진 조향각은 그 반응이 1/5 민첩해진 것은 물론 브레이크, 타이어, 서스펜션 역시 능력치가 향상돼 그 효과가 배가되었다. 이 중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2세대로 업그레이드돼 한계 속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향상되었고 무게도 이전보다 가벼워졌다.
'GTO'만을 위해 미쉐린과 페라리가 18개월에 걸쳐 개발한 슈퍼 스포츠 타이어는 245/35에서 285/30으로, 후륜은 315/35로 확대돼 언더스티어와 로드 홀딩이 개선되었다.
여기에 더욱 견고해진 스프링, 안티-롤 바, 2세대 SCM2 서스펜션 컨트롤, ESP, F1-Trac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더해져 'HGTE'와 비교하더라도 더욱 튼실해진 그립, 제동, 핸들링으로 기존 'GTB'와는 비교를 불허한다.
F1에서 터득해 '599XX'에서 검증을 마친 에어로다이내믹 요소가 '599 GTO'에 사용되지 않았을리 있을까? 21세기 'GTO'는 전면부에서 발생하는 공기 저항을 유연하게 회피하기 위해 스플리터를 새롭게 장착했고 언더바디와 더블 커브 리어 디퓨저의 융화로 시속 200km/h에서 144kg의 다운포스를 낳는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날카로운 핸들링, 억지스럽지 않은 주행 포지션을 가진 '599 GTO'는 더구나 잔뜩 넓고 낮은 부가티나 파가니, 람보르기니에 비해 비교적 체구가 작아 아우토반보다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에 제격이다.
누가 그랬던가? 모두가 '좋은 것'을 마음껏 가질 수 있게 되면 귀중함이 잊혀지기 때문에 그래선 안된다고. 그래서 '페라리 599 GTO'는 치사하게 599대 밖에 생산되지 않았다. 그래도 '250 GTO' 36대, '288 GTO' 272대와 비교하면 599대는 나름 많은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