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A6G 프루아 스파이더의 전통을 이어 받은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작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초연된 '그란카브리오'는 '그란투리스모 S 오토매틱'에 고정식 루프 대신 격납식 캔버스 루프를 얹은 4인승 오픈 카로, 미국에서는 '그란투리스모 컨버터블'로 불린다.
이탈리아 코치빌더 피닌파리나가 드로잉한 '그란카브리오'는 프론트 그릴 중앙에 부착된 거대한 크롬 트라이던트를 통해 우아함을 발산하면서도, 금방이라도 박차고 달려나갈 듯한 육상 선수의 포즈처럼 전방으로 쏠린 S라인 바디를 통해선 역동성을 발산한다.
성인 4명이 앉을 수 있는 진짜 4인승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는 동급 최장 휠 베이스와 더불어 90리터 가까이 트렁크 룸을 희생시켜 이러한 업적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173리터가 제공되는 트렁크 룸은 평상시에는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 동승해 장시간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생기면 어느새 KTX표를 끊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고정식 루프에서 격납식 루프로 전환하며 무게 100kg이 증가된 '그란카브리오'는 루프가 열리고 닫힘에 따라 전후 무게 밸런스가 48:52에서 49:51을 오가는데, 그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컨버터블로 변신하기 전의 원래 무게에 있다.
'그란투리스모 S 오토매틱' 원래의 무게가 1880kg인 덕분에 추가적으로 100kg이 늘어난 '그란카브리오'는 1980kg을 떠안았다. 여기에 운전자까지 탑승해버리면 2톤을 넘겨 버린다.
이 육중한 무게를 커버하기 위해 탑재된 엔진은 '그란투리스모 S 오토매틱'과 동일한 페라리제 4.7 V8. 무게가 늘어났음에도 변함 없는 440ps 출력으로 인해 정지 상태에서 400m 거리를 돌파하는데 0.7초 느려진 13.9초를 기록하고, 최대시속도 12km/h 느려져 283km/h를 기록한다.
4750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토크 역시 50kg-m(490Nm)로 동일하다.
사실 기존 '그란투리스모 S 오토매틱'을 걸고 넘어지지 않는다면 '그란카브리오'의 440마력 V8 엔진 출력과 50kg-m 토크, 가속력은 2톤에 버금가는 육중한 체구로 스릴을 즐기는데 결코 부족하지 않다. 의외의 면에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니, 알고 있다 하더라도 페라리제 V8 자연 흡기 엔진 사운드에 아드레날린 덩어리를 가격 당하면 그런 투덜거림마저 금새 사라진다.
독일에서 13만 2770유로(약 1억 9천 700만원), 국내에서 2억 45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그란카브리오'의 메인 타이틀은 바로 "성인 2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이다.
이렇게 사진으로만 볼 때에는 사실 '성인 4명이 앉을 수 있다'는 점이 "메인 타이틀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동급 라이벌 컨버터블들과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계약서가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여져 있는 상황에 닥치게 되면 의심없는 메인 타이틀이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성인 4명이 앉을 수 있는 럭셔리 GT 컨버터블은 오직 '그란카브리오'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