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 레이싱의 250번째 F1 그랑프리 모나코 GP에서 다니엘 리카르도가 세바스찬 베텔의 끈질긴 추격과 테크니컬 이슈를 이겨내고 감격적인 우승을 거뒀다. 2년 전 모나코에서 피트 에러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리카르도는 이로써 멋지게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주 모든 프랙티스 세션과 예선을 휩쓸었던 다니엘 리카르도는 폴에서 레이스를 출발해 초반 선두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그러던 레이스 28랩 무렵, 갑자기 엔진의 출력 저하를 호소했고 그와 동시에 베텔과 3초 이상 났던 거리가 1초 이내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총 78랩을 달린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이슈에 시달리고도 리카르도는 개인 통산 7번째 그랑프리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과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각각 2위와 3위를 해, 리카르도와 함께 시상대를 장식했다. 이번 레이스에서 선두 그룹에서 가장 먼저 첫 번째 피트스톱을 실시한 건 해밀턴이었다. 그는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그레이닝(graining)에 시달리는 등 내내 타이어와 싸우느라 자신이 원하는 경기를 펼치지 못했으며, 그 사이 베텔 혼자서 테크니컬 이슈에 시달리는 리카르도를 상대했다.
베텔은 리카르도의 페이스가 하락하자 곧바로 그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간파했고, 레이스의 절반 이상을 뒤에 바짝 붙어 달리며 그를 압박했다. 베텔 역시 타이어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다. 그래서 바짝 날을 세우고 뒤에서 리카르도의 실수를 기다렸지만,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베텔이 기다리던 순간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리카르도의 페이스 하락은 4위 키미 라이코넨(페라리)과 5위 발테리 보타스(메르세데스)의 싸움도 부추겼다. 특히 첫 피트스톱 때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선택했던 보타스가 울트라소프트 타이어를 신은 라이코넨을 옥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쪽에서도 추월은 일어나지 않았다.
키미 라이코넨이 4위, 발테리 보타스가 5위를 거뒀고,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에스테반 오콘이 6위 성적으로 시즌 6차전 경기를 마쳤다. 1위부터 6위까지 순위는 처음 레이스를 출발했던 순위와 같다.
2018 모나코 GP: 결선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8/races/984/monaco/race-result.html
레이스를 7위에서 출발했던 맥라렌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는 54랩까지는 7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토로 로소 드라이버 피에르 가슬리에게 추격을 받던 도중 갑자기 기어박스 이슈가 발생해, 알론소는 2년 만에 다시 찾은 모나코에서 가장 먼저 리타이어한 드라이버가 되고 말았다.
알론소의 리타이어와 동시에 레드불 드라이버 맥스 페르스타펜이 10위권에 진입했다. FP3에서 일어난 충돌 사고로 기어박스까지 교체하고 맨 뒤 꼴찌로 레이스를 출발했던 그는 비록 오프닝 랩에서는 두 계단 밖에 순위를 만회하지 못했지만, 이후 차근차근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려 마지막에는 두 르노 드라이버 니코 훌켄버그와 카를로스 사인스 사이 9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올해 모나코 GP에 세이프티 카는 나오지 않았다. 모나코에서는 2009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대신 72랩에 버추얼 세이프티 카가 등장했다. 터널을 지나 등장하는 누벨(Nouvelle) 시케인 앞에서 급제동을 한 브렌든 하틀리의 토로 로소 머신 뒤를 자우바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가 추돌한 큰 사고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버추얼 세이프티 카가 발령됐고, 이 타이밍에 맞춰 피트스톱을 했던 맥라렌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이 리카르도와 베텔 사이로 나온 것이 우승을 다투던 두 사람의 거리가 1초대에서 5초 후반으로 벌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다니엘 리카르도는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보타스와 라이코넨을 누르고 3위가 됐다. 이번 레이스에서 베텔이 2위, 해밀턴이 3위를 거두었지만, 챔피언십 선두는 여전히 해밀턴이다. 해밀턴과 베텔의 포인트 차이는 이제 14점이다. 한편 2위 베텔과 리카르도의 포인트 차이는 24점이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