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에서 다니엘 리카르도는 출력이 25% 가량 감소한 엔진으로 승리를 쟁취했다고 레드불은 밝혔다.
지난주 프랙티스 세션은 물론 예선 전 세션을 모두 휩쓸었던 다니엘 리카르도는 폴에서 레이스를 출발해 초반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을 상대로 5초 이상 거리를 벌려세웠었다. 하지만 갑자기 엔진의 출력이 감소해 베텔과 일촉즉발의 테일-투-노우즈 상태가 됐다.
그때는 아직 레이스가 3분의 2 이상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리카르도는 안간힘을 다해 베텔의 추격을 막아내고 레드불의 250번째 그랑프리에서 환상적인 폴-투-윈을 장식했다.
팀 보스 크리스찬 호너에 따르면, 한때 레드불은 직선주로에서 20km/h 가까이 속도가 감소하고 7단과 8단 기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리카르도를 리타이어 시킬지 고민했었다.
“그는 이번 주 모든 세션에서 가장 빨랐습니다. 하지만 레이스 17~ 18랩에 저희는 MGU-K를 잃었고, 그 때문에 랩 마다 2.5초를 손해 봤습니다.” 크리스찬 호너는 ‘스카이 스포츠 F1(Sky Sports F1)’에 이렇게 말했다.
“그 뒤에 브레이크 온도가 통제를 벗어났고, 연료, 타이어 온도가 상승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에 매우 능숙하게 대처했습니다.”
MGU-K가 고장나면 단순히 160마력의 파워 부스트만 잃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브레이크도 타격을 받는다. MGU-K는 후방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을 통해 운동 에너지로 충전을 하는데, 이것이 고장나면 저항이 사라져 브레이크는 더 많은 일을 하게 돼 과열 위험이 생긴다. 또 회생 에너지가 줄어들어 엔진의 파워에 더 많이 의존해 주행할 경우 연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저희는 한 두 바퀴를 더 달리고 차를 리타이어 시키는 방안을 논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봐, 우린 지금 모나코 GP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그냥 간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찬 호너는 말했다.
“운전을 하며 스위치를 이리저리 돌리고, 연료를 절약하고 브레이크를 관리하고 타이어를 보살피면서 맥스의 타이어 상태가 어떤지를 묻고,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을 했습니다. 그는 이번 주말에 믿기지 않는 레이스를 했습니다.”
크리스찬 호너는 리카르도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자, 무전으로 7회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가 5단 기어 하나만 이용해 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한 1994년 스페인 경기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과거 슈마허가 했던 것 못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피트 에러로 우승을 놓쳤던) 2016년의 복수입니다.”
2년 전 모나코에서 다니엘 리카르도는 폴 포지션을 획득하고 선두에서 레이스를 잘 달리다가, 피트스톱이 크게 지연돼 안타깝게 우승을 놓쳤었다. 아직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 리카르도는 엔진 출력이 하락했을 때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출발을 잘 했고 그래서 저는 가장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레이스를 무사히 마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18랩 무렵에 코너를 하나 빠져나가는데 갑자기 파워가 확 사라진 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저는 눈을 감고 울고 싶었습니다. 레이스가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리카르도는 ‘스카이 스포츠 F1(Sky Sports F1)’에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이것저것 많은 것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남은 레이스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그래서 즐겁지 않았습니다. 최악이었습니다. 지금 저는 완전히 지쳤고, 빨리 한잔하고 싶습니다.”
사진=레드불/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