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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차를 잘 만져줬기 때문이 아니라 드라이버로서 뛰어난 스킬로 루이스 해밀턴은 말레이시아 GP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획득했다. 메르세데세스 팀 회장 니키 라우다가 이렇게 주장했다.
메르세데스와 루이스 해밀턴은 이번 예선에서 가장 유력한 1위 후보가 아니었다. 해밀턴과 그의 팀 동료 발테리 보타스가 모두 총 세 차례 진행된 프랙티스 세션 내내 차의 불균형과 셋업 문제로 심한 고생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3차 프랙티스에서 메르세데스는 해밀턴과 보타스의 셋업을 서로 다르게 했다. 보타스의 차에는 이번 주 세팡 서킷의 특성에 맞춰서 개발한 최신 에어로 패키지를 장착하고, 해밀턴의 차에서는 그것을 떼어내고 구사양 에어로 패키지를 장착해 프랙티스 뿐 아니라 예선도 달리게 했다.
그렇게 시작된 예선에서, 이번에 폴 포지션 획득이 가장 유력했던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이 Q1에서 엔진 이슈로 인해 꼴찌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한 가운데 루이스 해밀턴이 개인 통산 70번째 폴 달성에 성공했다.
FP3 페이스-세터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이 마지막 예선 세션 Q3에서 해밀턴을 크게 위협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0.045초라는 간발의 차이로 해밀턴이 4년 연속으로 말레이시아 GP에서 예선 1위를 기록했다. 또 해밀턴의 이번 폴 타임은 팀 동료 발테리 보타스의 예선 5위 기록보다 무려 0.7초나 빨랐다.
‘스카이 스포츠 F1(Sky Sports F1)’은 이번 주말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던 새 에어로 패키지가 해밀턴이 사용한 구사양만큼 잘 작동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던 이유를 메르세데스 팀 회장 니키 라우다에게 물었다.
“저희도 그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의 차에는 이것을, 또 다른 차에는 이것을 달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루이스의 전매특허가 나왔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명하기 힘듭니다. 솔직히 저는 이번 폴은 차보다 드라이버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 메르세데스의 페이스는 FP2, 그리고 FP3에서 페라리는 물론 레드불에게까지 뒤졌었다. 그런데 예선에 들어와서 특히 해밀턴의 페이스가 급격히 상승했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니키 라우다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것을 해냈습니다. 키미와 매우 접전이었습니다. 베텔, 가엾은 청년은 안타깝게도 예선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환상적인 결과입니다. 루이스에게 있어선 그것이 일을 쉽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레이스에서 우승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그러니 더 지켜보죠.”
한편, 예선이 종료된 뒤 루이스 해밀턴은 자신도 자신의 폴 랩에 “놀랐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는 저희에게 무척 힘든 하루였습니다.”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조차 아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잠을 푹 못 잤습니다. 제 모든 엔지니어들처럼 말입니다. 문제를 제때 고쳐낼 수 있을지 몰랐거든요.”
“오늘 차는 훨씬 좋았습니다. 아직 페라리가 조금 더 앞서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말입니다. (Q3에서는) 랩이 아주 잘 됐고, 아주 좋은 랩을 해냈습니다. 그것이 어디서 나왔는지 저도 정말이지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도 놀랐습니다.”
사진=메르세데스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