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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2017 F1] 14차전 싱가포르 GP 결선 레이스 – 페라리 더블 DNF, 해밀턴 파죽의 3연승!


 포뮬러 원 2017 시즌 14차전 경기 싱가포르 GP 결선 레이스에서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이번 우승은 그에게 벨기에, 이탈리아 GP에 계속되는 3연승이며, 동시에 개인 통산 60번째 우승이다.


 이번에 제 10회째로 개막한 싱가포르 GP의 시상대는 해밀턴과 함께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 그리고 또 다른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가 빛냈다.


 

 포뮬러 원 최초로 웨트 컨디션에서 열린 야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는 시상대를 밟지 못했음은 물론, 아예 완주 자체를 못했다. 지금까지 네 차례 싱가포르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는 페라리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은 토요일 예선에서 맹위를 떨친 레드불 듀오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획득한 폴 포지션에서 레이스를 출발했었다.


 베텔은 이전까지 싱가포르에서 세 차례 획득한 폴을 모두 우승으로 연결시켰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승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그러나 베텔, 그리고 라이코넨까지 두 페라리 드라이버의 레이스는 허무하게도 오프닝 랩에서 막이 내렸다.






 마리나 베이의 트랙 구조는 턴1이 왼쪽으로 꺾이지만, 폴 시터는 트랙션이 더 좋은 트랙의 오른편에서 출발한다. 이번 경기 폴 시터였던 베텔은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안쪽에서 출발한 2위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지 못하도록 곧바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압박했고, 그런 베텔을 피해 맥스도 서서히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그때 그의 왼편에서는 4위에서 좋은 출발을 했던 키미 라이코넨이 쏜살같이 앞으로 돌진해 나오고 있었다. 순간 두 대의 페라리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돼 맥스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고, 눈깜짝할 새에 맥스의 차 앞바퀴와 키미의 차 뒷바퀴가 강하게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7 싱가포르 GP: 결선 레이스 오프닝 랩 사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Pi-qitmfvlI


 맥스의 차 앞바퀴에 뒷바퀴가 걸린 키미의 차는 오른쪽으로 빠르게 선회했고 이윽고 페라리 팀 동료 베텔의 차 좌측면을 강하게 때렸다. 맥스의 차와 충돌할 때 뒷바퀴가 완전히 부러진 키미의 차는 바닥을 긁으며 통제력을 잃고 턴1 런-오프 지대를 향해 미끄러졌다. 그 키미의 차와 맥스의 차가 2차로 또 다시 충돌했다. 그리고 이들의 2차 충돌에 당시 턴1을 3위로 돌아나가던 멕라렌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마저 휘말렸다. 알론소의 차는 바퀴 네 개가 모두 공중에 뜰 정도로 세게 맥스의 차에 옆구리를 가격 당했다.


 베텔은 라이코넨과 충돌한 사고 뒤에도 계속해서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쿨링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 차를 몰고 젖은 노면을 달리던 그는 몇 개 코너를 통과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다 벽을 향해 미끄러졌고, 거기서 차의 프론트 노우즈를 완전히 잃는 큰 손상을 입고 베텔도 팀 동료 라이코넨과 함께 레이스에서 리타이어했다.


 맥스 페르스타펜도 리타이어했다. 페르난도 알론소의 경우 레이스 8랩에 “노 파워”를 외치고는 리타이어했다. 차고로 돌아온 알론소의 차는 내부 엔진 부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바디워크가 크게 파손되어 있었다.





 파란만장했던 턴1 사고와 베텔의 리타이어 뒤에는, 5위에서 레이스를 출발해 트랙의 바깥쪽을 따라서 턴1을 조심히 돌아나왔던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선두가 됐다.


 세이프티 카의 선도를 받는 상황에서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다니엘 리카르도(레드불), 니코 훌켄버그(르노), 세르지오 페레즈(포스인디아), 발테리 보타스(메르세데스), 졸리언 파머(르노), 스토펠 반도른(멕라렌), 에스테반 오콘(포스인디아), 카를로스 사인스(토로 로소), 케빈 마그누센(하스)이 상위 10위를 형성했고, 레이스는 5랩에 재개됐다.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세이프티 카가 나왔다. 레이스 11랩에는 토로 로소 드라이버 다닐 크비야트가 턴7에서 브레이킹 판단 미스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코너를 돌다 반대편 방벽에 충돌했다. 여기서 2위 리카르도를 상대로 5초를 앞서 나가던 해밀턴은 다시 속도를 죽여야했다.


 39랩에 이번 경기 세 번째 세이프티 카가 나왔다. 이번에는 자우바 드라이버 마커스 에릭슨이 앤더슨 브릿지를 통과하다 스핀해 벽에 충돌한 사고가 원인이었다. 이번 세이프티 카 투입으로 선두 해밀턴은 2위 리카르도를 상대로 10초를 벌려놓았던 거리를 다시 반납해야했다.


 세 번째 세이프티 카까지 철수하고 난 뒤, 레이스 43랩에 선두 해밀턴은 다시 리카르도와의 거리를 2.3초로 벌렸다. 45랩에 리카르도가 페이스를 높여 1초대로 차이를 좁히기도 했으나 그 직후에 다시 두 사람의 간격은 3초대로 확대됐다. 이런 식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다, 경기 시간을 두 시간으로 제한한 규정에 따라서 총 61랩으로 예정되었던 레이스는 58랩을 끝으로 종료됐다.


 결국 올해 싱가포르 GP 결선 레이스에서 루이스 해밀턴은 시즌 7승째를 올렸으며,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2위 세바스찬 베텔과의 포인트 차이를 3점에서 28점으로 대폭 확대했다.





2017 싱가포르 GP: 결선 레이스 결과

https://www.formula1.com/en/results.html/2017/races/972/singapore/race-result.html


 아제르바이잔 GP에서 우승을 거뒀던 레드불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가 이번에 올 들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 2위를 거뒀고,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가 3위로 들어와 시즌 10번째 포디엄 피니시를 달성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는 사실 이번 주말에 생각지 못했던 더블 포디엄 피니시를 달성함으로써 페라리와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를 102점으로 벌려세웠다.


 이번에 전체 20명 드라이버 가운데 무려 8명이 리타이어했다. 오프닝 랩 사고에 연루되었던 키미 라이코넨, 세바스찬 베텔, 맥스 페르스타펜, 페르난도 알론소를 비롯해 세이프티 카를 호출했던 다닐 크비야트와 마커스 에릭슨, 그리고 기계 고장으로 하스 드라이버 케빈 마그누센과 르노 드라이버 니코 훌켄버그가 리타이어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르노 이적이 확정된 토로 로소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스가 4위, 내년 포스인디아 잔류가 이번 주 확정된 세르지오 페레즈가 5위, 르노의 졸리언 파머가 드디어 올해 첫 챔피언십 포인트에 성공하는 6위, 멕라렌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이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인 7위, 윌리암스 드라이버 랜스 스트롤이 8위, 하스 드라이버 로망 그로장이 9위, 포스인디아 드라이버 에스테반 오콘이 10위를 했다.


사진=Formula1.com

글=offer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