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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브레이킹’ 테스트 결과 대부분이 무용지물




 2018년부터 유럽에서 제조, 판매되는 모든 차는 이른 바 ‘eCall’이라고 하는 기술을 필수적으로 달아야한다. 일종의 자동 구조 요청 시스템인 ‘eCall’은 GPS 트래킹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심각한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으로 구조 서비스를 요청하는 기술이다.


 그 전에 당장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하나 생긴 것 같다. 흔히 ‘시티 브레이킹’이라 불리는 “자동 긴급 제동 장치(AEB)”의 실제 기능성을 시험한 영상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권위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터 운트 슈포르트(Auto Motor und Sport)가 실시한 이 테스트에는 총 여섯 대의 차량이 이용되었다. 미니 쿠퍼, 폭스바겐 업!, 볼보 V60, 스바루 아웃백, 닛산 캐시카이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바로 그들이다.


 도로를 횡단하는 마네킹 앞에서 운전자가 제동 신호를 주지 않아도 스스로 충돌 직전에 멈춰서는지를 테스트한 결과, 놀랍게도 유일하게 스바루만 마네킹에 부딪히기 직전에 안정감 있게 멈춰섰다. 볼보 V60 또한 크게 속도를 줄이며 분명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원래 이 장치가 고안된 목적인 ‘충돌 회피’에는 실패했다.


 미니 쿠퍼, 폭스바겐 업!, 닛산 캐시카이도 반응은 보였다. 그러나 훨씬 굼떴고, 별 소용없었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이 분야의 선구자격으로 알려져온 메르세데스-벤츠다. 물론 그 아성을 같이하는 볼보 역시 결과가 실망스러웠지만, 마네킹 앞에서 크게 감속했던 V60과 달리 C-클래스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특히 벤츠 C-클래스와 BMW-미니 쿠퍼가 거의 유사한 리액션을 보여, 해당 시스템의 공급 업체(Bosch 같은)가 같을 가능성이 의심된다.


 이번 테스트와 관련해 더욱 정확한 정보는 독일 매체의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유일하게 제 기능을 한 스바루는 앞서 ‘아이사이트(EyeSight)’ 장치에 몇 가지 버그를 수정했던 사실이 있는데, 아마 그게 효과를 나타낸 것 같다.


 이 테스트 결과를 보고 난처함을 느끼는 건 분명 자동차 제조사 만이 아니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인 유로NCAP은 AEB 시스템 장착 여부 만으로 평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면, 단순히 달고 안 달고가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아무래도 그들의 채점 방식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