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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의 미래, 모터스포츠의 과거를 만나다.





 다니엘 리카르도가 알파 로메오 히스토릭 레이싱 카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오랜 역사가 깃든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 코스를 달렸다.


 자신의 아버지 ‘조’의 고향 시칠리아에서 리카르도는 촌스런 직물 시트에 짐칸이 넉넉한 쥐색 MPV 렌트카가 아닌 알파 로메오 레이싱 카 ‘T33’을 몰았다. 스코틀랜드의 개인 수집가로부터 대여한 이 차는 그의 멘토 헬무트 마르코가 1972년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몰았던 바로 그 레이싱 카다.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쉽의 한 부분으로 개최되었던 타르가에는 포르쉐, 페라리, 알파 로메오가 F1 드라이버들을 태우고 출전했었다.


 지금에 비하면 안전에 관한 인식이 전무했던 1970년대에 조차 타르가 플로리오는 위험한 레이스였다. 산 주변에 형성된 구불구불한 산악로나 모래 먼지 쌓인 도로, 마을의 좁은 거리를 지나는 70km 코스를 11바퀴 달리면서, 드라이버들은 돌연 나타나는 포트홀이나 벽, 낭떠러지를 피해가며 때에 따라 300km/h까지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공공 도로에서 당나귀를 피하려면 시속 300km 레이싱 카를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배울 수 있을 거에요.”




 F1의 미래 챔피언으로 각광 받는 다니엘 리카르도보다 20살 가까이 나이가 많은 ‘T33’ 역시 드라이버 안전 면에서는 최악이나 다름없다. 운전석 양옆에 60리터짜리 가솔린 탱크가 하나씩 위치해있고, 전면 충격을 흡수하는 건 오로지 알루미늄 알파 로메오 로고와 드라이버의 정강이 뿐이다.


 스티어링 휠은 범퍼카처럼 작고 평평하다. 변속은 이를 악물어야하는 거친 클러치 페달과 H-게이트로 이루어진다. 차의 무게는 700kg이 안 되지만 400bhp가 넘는 힘을 발휘하며, 당시로썬 신식의 섀시를 갖추고 있다.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레이싱 카입니다!”




 리카르도는 모든 마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번씩 멈췄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뜨거운 이탈리아인들이 매번 그를 알아봤고, 단 몇 분 만에 에워쌌다. 그리곤 이런 저런 얘기들을 건넸다.


 “뭐 좀 먹지 않을래요?”

 “언제 페라리를 몰거죠?” 


 리카르도는 언제나처럼 모든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어디 두고 보자고요.” 


photo.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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