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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를 새로운 부흥의 시대로 이끈 ‘고스트’ 뒤에 “시리즈 II”라는 라벨이 붙었다. 지난해 10월 국내에도 출시된 ‘고스트 시리즈 II’는 2009년 상하이 오토쇼에서 처음 세상에 등장한 롤스-로이스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 ‘고스트’를 시장 요구에 맞춰 한층 보강하며 외관을 최신 트렌드를 따라 변형한 모델이다.
하지만 외관은 그닥 바뀌지 않았다. 헤드라이트 정도 바뀌었을라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호화 상품 구매층은 스타일이 자주 바뀌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롤스-로이스의 고객들은 불필요한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롤스-로이스 중동시장 관계자는 실제로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시간을 거스르는 아름다움과, 맞춤 서비스를 통한 개인취향의 디자인 구현 가능성에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는 테두리가 주간주행등으로 되어, 낮에도 새하얀 빛을 낸다. 그 밖에, 130mm 높아진 그릴 꼭대기에 우뚝 선 ‘환희의 여신상’ 뒤로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구름 ‘비행운’을 모사한 ‘웨이크 채널’이 새롭게 뻗어있고, 프론트 범퍼의 흡기구 입구에는 크롬 장식이 추가되었다.
‘시리즈 II’의 주된 변화는 실내에 있다. 맞춤 목재 패널, 10.25인치 스크린과 터치패드 ‘환희의 여신’ 로터리 컨트롤러, 성능이 향상된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GPS 기반의 트랜스미션 시스템이 새롭게 들어왔다.
롤스-로이스 스스로 “지금껏 우리가 만든 최고의 시트”라고 자평하는 앞좌석 시트는 전동조절되는 허벅지 지지대와 깊이조절 기능이 추가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것이다. 뒷좌석 시트의 쾌적함도 향상되었다.
‘시리즈 II’에 탑재되는 ZF 8단 자동변속기에는 GPS를 활용한 위치 정보와 개인 드라이빙 스타일 분석을 통한 최적화된 변속을 돕는 ‘레이스’에 처음 채용된 첨단 시스템이 달려있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BMW 엔지니어링의 6.6리터 트윈터보 V12 엔진이 570ps(563ps) 출력, 79.5kg-m(780Nm) 토크를 낸다. 2.5톤의 체중을 이끌고 4.9초 만에 제로백을 주파하는 직진가속력도 그대로다. 그러나 승차감은 새 리어 액슬 유압 베어링 채용으로 향상되었고, ‘다이내믹 드라이빙 팩’에서 새로운 전후 스트러트와 스티어링 기어, 조절가능한 댐퍼, 두꺼운 스티어링 휠이 추가돼, 달라진 주행성을 체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스트는 ‘시리즈 II’로 하여금 더욱 최신형의 패키징을 갖췄지만, 궁극적인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다.
풀 모델 체인지된 지 1년지 조금 지났을 뿐인 ‘S-클래스’가 훨씬 최첨단인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서 더 편안하고,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AMG 트림이 적용된 ‘S 600 L’은 영국에서 약 2억 4,000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 ‘고스트’는 약 4억 원, 23만 1,730파운드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NVH 레벨이 크게 향상된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출현이 앞으로 고스트의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photo. Rolls-Royce